광주환경연합 측정기 대여 결과
시민측정 결과 기준치 20배 검출
생활방사능 종합관리계획 필요

광주환경운동연합이 시민들에게 측정기를 대여해 주거공간의 라돈 농도를 측정한 결과, 기준치의 20배 라돈이 검출되는 등 다수 제품에서 라돈 위험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환경연합은 더 많은 시민들의 생활공간에서 라돈 위험이 있을 것으로 보고, 관계기관들에게 라돈 대응정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17일 광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28일까지 시민들에게 라돈측정기를 대여하고, 취합된 175건의 결과를 발표했다.

▲기준 초과 다수…최대 20배까지 초과

시민들은 라돈측정기를 빌려 매트리스, 라텍스, 흙침대, 돌침대, 온수매트 등 침구류와 음이온제품, 대리석, 건강기구 등 기능성제품 및 주거 공간의 라돈 농도를 측정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라돈농도 실내 기준치는 100 베크렐이다. 우리나라 기준은 다중이용시설 기준 148베크렐, 공동주택은 200베크렐이다.

베크렐은 방사성물질 국제표준 단위로, 1초에 방사선 1개가 핵에서 한번 방출되는 것, 즉 1초 동안 하나의 방사성 붕괴가 일어나는 양을 나타낸다.

시민들의 측정 결과를 분석해보니, 취합된 175건중 33개(18%)가 우리나라 라돈 실내농도 기준치 148㏃를 초과했다. 세계보건기구 기준을 적용하면 65건(37%)이 기준치를 상회했다.

심각한 경우는 라텍스제품에서 3660베크렐이 측정된 사례도 있었다. 기준치의 20배에 달하는 수치다.

기준치 이상 측정된 제품 중 라텍스와 침대 메트리스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대리석, 안마의자 등에서도 일부 기준치 이상이 측정됐다. 특이한 경우로, 흙으로 만들어진 화분도 기준치를 초과한 사례도 있었다.

제품 구입경로는 국내, 해외를 가리지 않았다. 해외의 경우 중국, 동남아 제품이 많았고, 라텍스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종합 관리체계 시급

라돈 기준치를 초과한 제품을 어떻게 처리할지 문제에 대해선, ‘자가 폐기’가 대부분이었다. 교환이 가능했던 경우도 있었지만 소수에 그쳤다.

참여한 시민들을 개별적으로 면담한 결과, 정부에서 발표한 안전기준 초과 제품 품목을 미리 알고 있는 경우는 소수였다. 방사선 의심제품을 현장조사, 분석하는 ‘생활방사선 콜센터 및 인터넷 신고창구’에 대해선 인식하고 있지 못했다.

광주시 및 각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라돈측정기 대여사업에선 알고 있는 경우가 있었으나, 측정기기 부족으로 장시간 기다려야 돼 실효성은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이번 ‘1차 라돈측정기 시민대여 활동’으로 시민들이 생활공간의 라돈 농도상태를 확인하고 개선하는 계기를 제공했지만, 시민들의 라돈 관련 정보와 대응 요령 인식이 부족한 것이 확인됐다고 보고 있다.

환경연합은 “라돈의 위험성을 인지하는 시민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라돈 측정 기구를 확대 보급하여 대기시간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라돈 측정기를 보급하는데 그치지 않고 측정결과를 수집, 분석하여 안전기준치가 초과한 제품은 시급히 시정 조치될 수 있도록 정부기관에 건의하는 적극적인 행정행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불어 광주시와 광주시교육청은 학교와 다중이용시설의 관리를 법에 정해진 최소한의 측정횟수와 개선권고에만 머무르지 않고, 라돈 등 생활방사능 관련 종합적인 관리계획과 체계를 마련하여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2차 라돈측정기 시민대여사업’을 현재 진행하고 있다. 향후 2차 사업 결과도 취합·분석해 발표할 예정이다.

라돈측정기 대여 접수나 자세한 문의는 광주환경운동연합(062-514-2470)으로 하면 된다.

대여기간은 1박2일이며, 미리 전화접수 후 라돈측정기를 빌리면 된다.

대여는 무료지만, 보증금 10,000원을 납부해야 한다. 보증금은 기기를 반납하면 돌려준다. 광주환경운동연합 회원은 보증금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한편 라돈(Rn)은 자연 속 우라늄이 붕괴하며 생성되는 무색, 무취, 무미의 기체 형태 방사성물질로, 세계 보건기구(WHO)와 미국환경청(EPA)은 이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흡연에 이어 폐암 발병 요인 2위로 지목했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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