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주민토론회서 찬반 팽팽 여전
주민대표, 전문가 등 참여 상시논의

장록습지의 국가습지보호지역 지정을 놓고, 2차 주민토론회가 열렸다. 보호지역 지정을 놓고 팽팽한 토론이 이어진 가운데, 광산구는 주민대표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실무TF팀을 구성해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광주 광산구는 3일 구청 대회의실에서 지역주민과 전문가, 시민단체 회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황룡강 장록습지 2차 주민토론회’를 진행했다.

지난 1월 진행된 1차 토론회는 찬반 양측의 문제인식과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였다면, 이날 2차 토론회에선 주민들이 가지는 오해를 전문가들이 설명하고, 습지를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해보자는 고민 등이 주로 다뤄졌다.

광주시 송용수 환경정책과장은 발제에 나서 국가습지보호지역 지정의 의미와 비전, 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오해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국가습지보호지역 지정은 하천 밖이 아니고 하천 안을 의미한다”며 “하천 내 채취행위나 경작, 포획 등의 제한은 지금도 못하게 하고 있고, 자연경관협의는 많은 사람이 자연경관을 누리도록 논의하는 절차”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민들이 우려하는 개발 규제나 지역주민 규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습지를 보전하면서 나무가 우거지면 홍수 위험이 커질 것이라는 일부 주민들의 우려에 대해선 “행정기관은 지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가 최우선”이라며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설명했다.

강광민 문화관광콘텐츠포럼 대표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문화관광콘텐츠를 발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극락강을 ‘천국마을’로, 황룡강과 운수동을 ‘용오름쇼’로 스토리텔링해 용이 구름으로 올라가는 레이저쇼를 하자는 제안이다. 이와 함께 육상·항공·수상레저단지를 조성해 관광객을 유치하자고 했다.

강 대표는 “스토리텔링으로 기업을 유치하면 국가예산 지원 없이 우리 돈으로 생물도 살 수 있고 관광도 가능하다”며 “친환경적으로 개발한다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강현 광산구의원도 “황룡강의 상태는 다른 시군구의 습지 상황과 아주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지역은 사람들이 살지 않기 때문에 불편함이 없지만, 장록습지는 주민들이 활용하려고 하다 보니 개발이 잘못되면 어떻게 되나 걱정들이 많다”며 국가습지보호지역 지정에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관광자원이나 학습의 장으로 유치하자고 하는데,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며 “(원주민과 환경이) 같이 공존할 수 있는, 지역 특성을 잘 반영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습지 인근 지역의 개발에 영향을 줄 거라는 지역 주민들의 우려는 여전했다. 하천에 주차장이나 체육시설을 만들자는 의견도 나왔다. 한 주민은 김삼호 광산구청장에게 “광산구민들이 자주 나가서 체육시설 즐기고 운동도 할 수 있도록 습지보다는 사람들이 많이 모일 수 있는 황룡강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최종원 영산강유역환경청장은 “하천둔치는 두가지 목적으로 관리한다. 하천에 장애가 되는 시설은 들어오면 안된다는 것과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완충지역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특히 황룡강 둔치는 완충 역할을 하는 식생이 잘 조성돼있기 때문에 환경부와 환경청 입장에선 (시설 설치에 대해) 굉장히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산강청 정관주 자연환경과장은 “하천 둔치 개발은 모든 지역에서 체육시설로 활용하려고 하고 있다. 실제 최근까지 개발이 이뤄졌다”며 “하지만 4대강사업 이후 그런 부분에 대해 굉장히 제한적이다. 주민 열망은 높지만 실질적으로 주차장이 들어서는건 어렵다”고 밝혔다.

이날 광산구는 2~3달 후 3차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과 민관, 주민대표 등이 참여하는 실무TF팀을 구성해 운영하기로 합의됐다.

김삼호 광산구청장은 “오늘 토론이 끝이 아니다”며 “분명하게 확인된 사항들을 토대로 실무TF팀을 상시적으로 가동하고, 특히 마을 대표자들이 많이 참여해 함께 지혜를 짜보자”고 말했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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