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주관 ‘광주청소년촛불문화제’
보이는라디오 ‘현장실습’ 등 논의

▲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두고 13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광주청소년촛불문화제.
 “세월호 참사 이후에 학교에서 안전에 관한 교육이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관련 유인물도 많이 배부하고요. 하지만 실제로 청소년의 안전이 보장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광주지역 청소년들이 주관한 추모제에서 ‘안전’은 또 하나의 키워드였다.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지난 5년 간 얼마나 청소년들의 삶이 안전해졌는지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13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광주청소년촛불문화제는 광주광역시교육청이 주최하고 문화행동 S#ARP과 광주청소년촛불모임이 주관, 4·16재단이 후원해 추진됐다.

 특히 이날 추모제는 세월호 참사에 관한 이야기뿐 아니라 세월호 이후 청소년들의 삶과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진단이 한 꼭지를 차지했다.

 약 한 시간 정도 현장에서 진행된 ‘보이는 라디오’에선 1부~3부로 나눠 고등학생, 교사 등이 출현해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줬다.
 
▲학교 현장 여전한 안전 불감증

 “학교에서 야자하고 있을 때 종종 화재경보기가 울릴 때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화재 경보음은 장난으로 치부되는 경우도 많고 실제로도 잘못 울린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제가 안전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점은 화재경보기 자체 관리의 문제가 아닌 선생님들이 보여주시는 모습입니다.”

 실제 고등학생인 A학생이 경험한 ‘안전불감증’의 현주소다.

 “화재 경보기가 울릴 때 선생님들께서는 대부분이 잘못 울린 경우이고, 이 경우에는 야자를 그대로 진행하는게 학생들에게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러한 선택이 우리를 방심하게 만드는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한 고등학교에서 지진 났을 때 야자 시간엔 나가지 말라는 경우도 있었어요.”

추모제의 일환으로 진행된 ‘보이는 라디오’.

 세월호 참사 이후에 안전에 대한 중요성은 커졌지만, 매뉴얼에 따라 안전을 최우선한 대책이 실현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는 것.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음에도 온전한 안전불감증 해소와 청소년 주변의 안전환경에 대한 민감성이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이렇듯 아직 청소년을 둘러싼 안전환경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네요.”

 전남공고 교사 문경호 씨 역시 세월호 이후 청소년의 안전에 큰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이 고3 때 현장실습 가고 일하는 것이 당연한 분위기입니다. 그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일할 때 쓰이는 것들을 오히려 고3 때 배우죠. 저는 학교에 남아서 여러 가지를 배우는 것이 학생들의 학습권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실은 침몰 않는다’ 플래시몹 등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현장실습 명목으로 산업체에 출근하고 학생 신분도 노동자 신분도 아닌 채 안전사고 등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 기업가가 되는 법만 배우지, 노동자로서 어떻게 근무하고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교육은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사회적으로는 노동자들의 근무환경, 생활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죠.”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에 맞춰 플래시몹 중인 청소년들.

 이번 청소년 촛불문화제에는 16개 학교·단체와 청소년기획단이 총 21개의 부스(프로그램)를 운영해 ‘세월호를 넘어 우리가 바라는 세상’을 이야기했다.

 또 ‘학교로 간 세월호’ 라는 세월호 기억공간을 운영하는 프로그램과 주말마다 충장로에서 세월호 기억 청소년 버스킹을 선보였다.

 ‘세월호가 일어난 후 72시간’, 아이들 대상으로 세월호 참사를 소개하는 전시, 청소년의 안전과 참정권에 대한 전시 등 3가지 주제로 전시도 진행됐다.

 한편 광주청소년촛불모임과 문화행동 S#ARP,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이 운영하는 ‘광주시민 분향소’가 5·18민주광장에서 16일까지 운영된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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