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5주기 5·18민주광장에 시민분향소
“제대로 수사, 진실규명 더 간절해졌다”
올해로 4년째 추모행사를 열고 있는 광주청소년 촛불모임은 지난 13일 5·18민주광장에서 추모 문화제를 열었다. 행사에 앞서 이날 광장 한 켠에 설치된 분향소엔 청소년들이 다녀간 흔적들이 남았고, 빵과 음료도 그 중 하나였다.
세월호 참사에서 안타깝게 희생된 언니, 오빠, 형, 누나들을 추모하는 자리. 자신들만 먹을 수 없다는 마음으로 간식을 함께 나눈 것이다. 덕분에 헛헛하던 제단의 빈자리가 따뜻한 마음으로 채워졌다.
광주청소년촛불모임과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이 운영을 맡은 ‘광주시민분향소’는 지난 13일 설치된 이후 16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추모객들에게 열려있다. 세월호 참사 5주기 당일인 16일엔 추모문화제 일정에 맞춰 오후 9시까지 운영된다.
▲13일 1500명 방문…16일까지 운영
광주청소년촛불모임에 따르면, 4·16 주간의 첫 주말인 지난 13일엔 추모제에 참석한 청소년 등 1500여 명이 분향소를 찾았다.
추모객들은 분향소에 설치된 현수막 ‘잊지 않았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는 문구와 마주한 뒤 희생자들의 넋을 추모하며 국화꽃을 헌화했다.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설치 촉구 서명을 하는 추모객, 제단에 마련된 세월호 추모 엽서와 노란 리본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추모객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분향소에 마련된 방명록에 ‘기억하겠다’는 다짐을 새긴 뒤 발걸음을 돌렸다.
추모객들은 ‘여전히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분노한다’며 ‘공소시효가 2년 뒤 끝나는 세월호 수사를 촉구한다’는 메시지에 힘을 실었다.
한 추모객은 “자유한국당이 세월호 수사를 제대로 못하게 하고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며 “수사 기소를 않으면 책임자들이 완전한 면죄부를 받게 될까 두렵다”고 세월호 5주기를 맞이한 심정을 밝혔다.
또 다른 시민은 “5년 전 세월호 참사 당시의 충격은 잊을 수 없는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면서 “제대로 기억하고 추모하는 방법은 함께 진상규명을 외치고 세월호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똑똑히 지켜보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오후 4시16분 추모문화제
지역 청소년 수련시설에 세월호 기억 공간을 조성하는 활동도 진행되고 있다.
5·18민주광장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위치한 광주YMCA 건물에는 노란리본이 세워진 추모공간과 함께 현장실습에서 사망한 청소년들을 추모하는 공간도 마련됐다.
사회 전반에 퍼진 탐욕·불법·비리·안전 불감증·인권 경시로 비롯된 세월호 참사가 주는 교훈을 기억하자는 취지다.
한편 참사 5주기인 오는 16일 오후 4시16분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추모 문화제가 열린다.
‘세월 5년, 우리의 오늘’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문화제에는 리본 나눔, 팽목 사진전, 세월호 특별수사단 서명 운동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마련될 예정이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김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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