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고 김환유&윤석우 공동작업
19일까지 ‘갤러리 이음’서 전시

▲ 초대전에서 설명중인 윤석우 교사와 김환유 학생.
 스승과 제자로 만나 각자의 예술 세계를 공유하고 쌓아올린 작품들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전남 곡성의 공립대안 한울고등학교 열여덟 김환유 학생과 쉰셋의 윤석우 교사가 함께 벌인 예술 실험이다.

 ‘스승과 제자의 동행’이라는 부제가 달린 ‘열여덟 그리고 쉰셋’ 전이 지난 11일부터 오는 19일까지 전라남도교육청1층 ‘갤러리 이음’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1년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 갇히지 않고, 예술이라는 견고한 벽을 허무는 여정이 담긴 전시다.

 또한 이들이 인간 대 인간으로 교감하며 각자의 예술 영역을 새롭게 축조해 가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두 작가는 지난 15일 전시장에서 초대의 자리를 갖고 관람객들을 위해 작품 세계로의 안내자를 자처했다.
무제.

 
 ▲“인간 대 인간 만남, 서로에 자극”
 
 한울고등학교 재학생 2학년 김환유 작가는 정식으로 그림을 배우진 않았다. 하지만 자유롭고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강렬한 색채와 형태로 표현한 회화 작품들을 선보였다.

 김 작가는 자신의 작품들 중에서 ‘무제’라는 대형 작품(65x145cm)에 대해 특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검은색과 붉은색의 대비로 신체의 실루엣을 과감하게 표현한 이 작품은 김 작가가 누군가의 신체 접촉에서 느꼈던 불편함을 표현하고자 한 작품이다.

 김 작가는 한울고에서 운영 중인 ‘프로젝트 수업’에 참여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 수업은 자신이 정한 주제를 스스로 탐색하고 문제를 해결해가는 프로그램이다.

 프로젝트 수업을 제안한 한울고 미술교사 윤석우 작가는 “자연스럽게 그림에 다가온 환유에게 작업을 제안했고, 환유의 자유롭고 솔직한 작업활동을 지켜보며 새로운 자극을 받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윤 작가는 교사이면서 200여 회의 단체전과 여섯 번의 개인전을 치른 조소 작가다.

 그에게 이번 전시는 “두 가지 만남”을 가능하게 한 특별한 계기였다.
 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과의 만남과 ‘제자’와의 만남이 가능했다”면서 “학교라는 공간에서 예술적 행위를 계속해나가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환유와의 만남을 통해 조금씩 작아지던 예술혼을 깨우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버리지 못한 희망.

 
 ▲예술로, 제자로 ‘두 가지 만남’
 
 윤 작가는 자신의 작품들 가운데, 어린 시절 보살핌을 받았던 할머니를 기억하며 남긴 ‘버리지 못한 희망’을 환유와 공유하고 싶은 작품으로 꼽았다.

 “어렵게 사시면서도 삶의 끈을 놓지 않으셨던 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내 삶의 일부를 이루고, 다음 세대인 환유와의 연결고리로 이어지기를 희망하는 마음”에 다름 아니다.

 김환유 작가는 이날 초대전을 마무리 하며 “지난 일 년 동안 그려온 그림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이야기하는 게 부끄러웠지만 재밌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림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나의 이야기를 했는데, 들키고 싶지 않은 부분까지 들켜버린 기분이 들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말하고 싶었던 걸 솔직하게 말했다는 후련함도 있다”는 것.

 그리고 “그동안 내 그림을 봐 주시고 이야기를 들어주신 친구들과 선생님들, 또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 주신 윤석우 선생님께 감사드린다”는 말도 보탰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