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가 저출산 문제를 풀기 위해 꿈같은 정책을 내 놓았다. 신혼부부가 아이를 한 명 낳으면 월세가 반값이고, 두 명 낳으면 무상으로 살 수 있는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을 건축하기로 했다. 이 정책이 전국으로 확산되길 기대하며 충남형 행복주택을 소개한다.
 
▶충남형 행복주택이 뜬다

 충청남도는 2022년에 아산시 배방면 월천지구 600세대 등에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이하 행복주택) 1000세대를 마련한다. 건설형 임대주택이 900호, 나머지 100호는 미분양 아파트나 단독주택을 매입해 공급한다. 사업비는 국고 보조금 389억, 주택도시기금 504억, 임대보증금 369억, 도비 1068억 등 2330억 원이다. 충남은 5년간 충남형 행복주택을 5000세대까지 건설할 계획이다.

 충남형 행복주택의 입주 대상은 예비 신혼부부와 결혼 7년이 안된 신혼부부, 청년, 저소득층 등이다. 이는 국가가 추진하는 행복주택의 입주대상과 같다.

 충남형 행복주택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기존 행복주택보다 집은 크고 임대료(월세)는 낮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입주자가 자녀를 출산하면 자녀수에 따라 임대료를 깎아주는데 한명이면 반값이고 두 명이면 무상이다. 지금까지 저출산 대책은 자녀를 낳으면 장려금을 주는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정부가 가족이 살 집을 사실상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것은 매우 파격적이다.
 
▶더 넓은 집에서 싸게 살 수 있다

 충남형 행복주택의 월 임대료는 주택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즉 36㎡형은 월 9만 원, 44㎡형은 월 11만 원, 59㎡형은 월 15만 원이다. 이는 정부가 토지주택공사를 통해 제공하는 표준 임대료 36㎡형 20만 원, 44㎡형 24만 원, 59㎡형 32만 원의 절반도 안된다. 보증금은 3000만 원~5000만 원 선으로 표준임대보증과 동일한 수준이다.

 정진호 더행복한주택팀장은 “전국 시·도에서 행복주택을 짓고 있지만 이처럼 임대료가 싸고 면적이 넓은 곳은 없다”고 말했다. 방 3개와 거실 등을 갖춘 59㎡형 행복주택은 자녀가 있는 가족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충남형 행복주택은 충남도 출자 공기업인 충남개발공사가 건설한다. 이 공사는 친환경 자재 사용, 바닥 충격음 차단 시공 등을 하고, 단지 안에 물놀이 시설, 모래 놀이터, 실내 놀이방, 작은 도서관 등 각종 육아시설을 설치하며, 부부·출산·육아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다. 이는 행복주택을 신혼부부가 자녀를 낳고 키우기에 적합한 집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뜻이다.
 
▶자녀 한 명은 월세 반값, 두 명은 무료

 충남형 행복주택이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는 이유는 큰 집에 싼 임대료와 함께 아이를 낳았을 때 제공되는 파격적인 혜택이다. 첫째를 낳으면 임대료는 절반, 둘째를 낳으면 무상이다. 자녀를 두 명 낳아 키우면 당초에 낸 보증금 3000만~5000만원만 두고 10년까지 무상으로 살 수 있다.

 기존 행복주택은 주거공간이 너무 좁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에 충남형 행복주택은 36㎡형에서 59㎡까지로 기존 행복주택(16∼36㎡형)보다 넓다. 집은 기존 주택보다 커졌는데 월 임대료는 9만~15만원으로 표준임대료의 절반 수준이기에 입주자의 만족도는 더욱 클 것이다.

 신혼부부는 살면서 자녀를 낳을 확률이 높은데, 자녀를 한명 출산하면 월 임대료는 50%로 낮아지고, 두 명을 낳으면 무상으로 살 수 있다. 행복주택의 거주 기간은 기본 6년에서 자녀 출산 여부에 따라 최대 10년까지다. 자녀를 낳으면 자녀양육비가 들기에 정부가 임대료를 깎아주는 것은 양육비를 지원해주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충남형 행복주택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양승조 도지사는 “2018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사상 최저인 0.98명까지 떨어지는 등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며 “저출산 문제에 국가의 존망이 달린 만큼 특단의 대책을 세우고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시·도로 확산시켜야 한다

 충남형 행복주택은 주거비 부담 때문에 청년들이 결혼을 꺼리고 결혼을 하더라도 출산을 미룬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행복주택은 보증금 3000만 원이나 5000만 원으로 입주할 수 있고, 월 임대료도 9만~15만 원으로 시중의 원룸이나 투룸의 1/3이라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이다.

 따라서 다른 시·도에서도 충남형 행복주택의 사례를 적극 도입함직하다. 젊은 부부는 맞벌이가 많고 승용차를 갖지 못한 경우도 있기에 행복주택을 도심에서 가까운 지역에 짓고, 대중교통수단으로 접근하기 쉬운 역세권에 중소규모로 건설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기존 행복주택의 모델을 수정하자

 기존 행복주택은 원룸형으로 공간이 협소해 육아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 충남형 행복주택 사업을 추진하는 배경이라는 점에서 기존 모델을 대폭 수정해야 할 것이다.

 이전 정부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한 행복주택은 청년, 대학생 등도 살 수 있도록 원룸형을 많이 지었는데, 청년이 나이가 들면 결혼하고, 자녀를 낳을 확률이 높기에 주택 단지에 육아를 위한 실내·실외 놀이시설을 늘리고, 입주자들이 소통할 수 있는 카페와 공유부엌 등 공동체공간을 늘려야 한다.

 또한 공적 임대주택의 유형을 재분류하고 입주조건을 표준화시키면 좋겠다. 공적 임대주택은 행복주택, 영구임대주택, 매입임대주택, 국민임대주택, 공공임대주택 등 종류가 다양하고 입주조건이 복잡한데 이를 표준화시켜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 각 공적 임대주택마다 무주택 요건, 소득기준, 재산기준 등이 다양한데 이를 단순화 시키고 희망자들이 쉽게 신청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시켜야 한다.

 입주를 원하는 사람은 토지주택공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전국에 있는 공적 임대주택을 한 번에 검색하고, 상시 입주신청을 할 수 있도록 바꾸어야 한다. 현재는 공적 임대주택마다 선정 기준이 달라서 희망자는 가구 소득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 혹은 도시근로자 가구당 평균소득에 비추어 어떤 수준인지를 알기 어렵다. 기준을 하나로 표준화시키고 그것의 50%, 70%, 100%, 120%, 150%와 같이 등급화시켜 쉽게 신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공적 임대주택의 일부를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한부모가족, 고령자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에게 우선 배정하고, 나머지 주택은 신혼부부, 다자녀가족에게 가산점을 주어야 한다. 특히 행복주택은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평균소득’ 이하의 사람과 같은 소득기준을 완화시켜 평균소득의 100% 이하를 1순위, 120% 이하를 2순위, 150% 이하를 3순위와 같이 하여 더 많은 사람이 입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주택 마련은 현재 소득수준 보다는 소득과 재산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 특히 청년이나 신혼부부는 비록 소득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더라도 재산을 모을 시간이 짧기에 적절한 주거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이왕 신혼부부 등에게 공적 임대주택을 싼값에 주겠다는 정책을 기획했다면 좀 더 많은 신혼부부가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충남형 행복주택의 모형이 다른 시·도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새도 둥지가 있어야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는데, 신혼부부도 안정된 집에서 경제적으로 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자녀를 한 명 낳으면 임대료 반값이고 두 명 낳으면 무상인 충남형 행복주택을 환영하고, 전국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참고=충청남도 http://www.chungnam.go.kr

이용교 <광주대학교 교수, 복지평론가>
ewelfa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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