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 시민·학생 5000여 명 참석
5·18 정신 기려
문 대통령 “올해 꼭 오고 싶었다”
황교안 대표 ‘혼쭐’

▲ 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치러졌다. 취임 후 두 번째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5·18이 대한민국 민주주의 뿌리임을 강조하며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반대로 망언 의원 징계와 사과 없이 기념식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입장부터 퇴장까지 거센 시민들의 항의를 받았다.

비가 내린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진행된 기념식에는 시민, 학생 등 5000여 명이 참석했다.

5·18단체 대표, 5·18유가족을 비롯해 각 정당 대표와 시·도지사 등도 대거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 2017년 취임 첫해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와 함께 두 번째로 기념식에 참석했다.

‘오월광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주제를 내건 기념식은 5·18의 최후항쟁지인 옛 전남도청에서 블랙홀 밴드의 기념공연으로 막을 올렸다.

5·18 당시 고인이 된 고등학생의 일기에 블랙홀 밴드 보컬 주상균 씨가 작곡한 ‘마지막 일기’가 이원 생중계를 통해 옛 전남도청에서부터 국립5·18민주묘지까지 울려퍼졌다.

이후 전남대·조선대 학생대표 4명과 5·18희생자 유족 4명의 애국가 제창, 5·18민주화운동 희생영령 등에 대한 묵념, 정춘식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의 경과보고가 이어졌다.

기념공연은 80년 5월27일 새벽 최후항전에서 총상을 입고 사망한 고 안종필 열사의 어머니 이야기와 5·18 당시 도청 앞 가두방송을 진행한 박영순 열사의 이야기로 꾸며졌다.

몸이 아파 5·18 당시 아들을 붙잡지 못했던 어머니의 가슴 아픈 사연과 고 안종필 열사의 조카 안혜진 씨가 하늘에 있는 삼촌에게 보낸 편지 글은 지켜보던 모든 이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취임 후 두 번째로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중앙 오른쪽)과 김정숙 여사.

기념공연이 끝난 뒤 문 대통령은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사를 통해 “5·18은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의 뿌리가 됐다”며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광주에 너무나 큰 빚을 졌다”고 밝혔다.

특히,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저는 올해 기념식에 꼭 참석하고 싶었다”며 “80년 5월 광주가 피 흘리고 죽어갈 때 광주와 함께하지 못했던 것이 한 사람으로 정말 미안하다”고 전했다.

5·18정신의 헌법전문에 담겠다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에 대해 “송구스럽다”고 하는 한편, 5·18에 대한 역사왜곡, 망언들을 향해 “너무나 부끄럽다”는 일침도 했다.

문 대통령은 오월 광주가 지키고자 했던 가치가 ‘자유’, ‘민주주의’였음을 강조하며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념식은 참석자 모두가 오월의 노래 ‘임(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기념식이 끝난 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5·18묘지를 찾아 고 김완봉·조사천·안종필 씨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시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으며 겨우 겨우 기념식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한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기념식장에 입장하던 중 입구에서부터 시민, 시민사회단체, 5·18유족 등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겨우 입장한 황 대표는 기념식 후 헌화·분향을 위해 대기할 때도 시민들의 격렬한 항의를 받고 결국 헌화·분향을 포기한 채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