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장 씨 “제가 쓴 보고서 40건
중요 사실 다 포함”
정치권 “정부가 요청해야”
‘공개촉구’ 518인 선언 추진

▲ 지난 14일 광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증언회에 참석해 80년 5월 광주의 진실을 증언하고 있는 김용장 전 미육군 501정보단 요원.
 5·18민중항쟁으로부터 39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감춰져 있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미국 측 5·18 관련 기밀자료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용장 전 미육군 501정보단 요원은 지난 14일 광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증언회를 통해 “5·18 당시 제가 40건의 보고서를 썼다”며 “제가 쓴 보고서 40건 가운데 미 백악관으로 5건이 들어갔고, 당시 카터 대통령이 3건을 직접 읽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 40건 가운데는 전두환이 광주에 헬기를 타고 내려온 것, 도청 앞 헬기사격, 편의대 공작, 가맹장 시신 재발굴 후 화장처리, 공수부대에 의한 성추행 당한 사건 등 중요한 사실이 다 포함돼 있다”며 “미 정부에 제가 써 보낸 보고서들을 원형 그대로 한국 정부로 보내줄 것을 요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 요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해당 보고서 원본을 요청할 것을 부탁하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정치권·5·18연구자 등도 5·18과 관련한 미국 측 기밀자료의 전면 공개를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5·18기념재단 최용주 연구위원은 지난 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주평화연구원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칠레, 엘살바도로, 과테말라, 브라질 등의 과거사 청산작업도 상당 부분 미국 측이 제공한 기밀문서에 의존했다”며 “우리 정부도 완전한 형태의 기밀 해제 및 우리 측이 요구하는 신규 문서의 추가적 기밀 해제를 미국 정부에 공식적으로 요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발포 지휘계통 확인 등 중요 자료”

 바른미래당 김동철 의원도 “5·18 관련 미국 측 기밀자료는 당시 학살을 지시하고 명령했던 지휘계통의 확인, 발포책임자 규명, 헬기사격 진실 등을 규명하기 위한 소중한 자료다”며 “미국 측 기밀자료를 확보한다면 전두환의 주장을 뒤집고 5·18 학살의 진실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미국 언론인 팀 셔록 기자는 미국 국무부와 주한미국대사관이 주고 받은 비밀전문 ‘체로키 파일’을 공개하면서 미국 정부가 전두환 정권의 12·12 군사반란을 묵인·방조했고, 5·18 당시 광주로의 군 이동을 승인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의원은 “미국은 비밀공개법에 따라 3급비밀 5년, 2급 비밀 15년, 1급비밀 30년이 지나면 기록을 공개하고 미국 국립기록관리청(NARA)에서 열람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미국 정부에 5·18 관련 자료를 포괄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고, 그동안 한미 정상회담, 외교장관 회담 등에서도 5·18 관련 미국 측 자료 공개 요청이 공식 의제에 포함된 적은 없었다.

 민주평화당 천정배 국회의원은 지난 17일 광주MBC 라디오 ‘황동현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다음달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며 “그때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 5·18기밀자료를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 의원은 “정부를 상대로 5·18기밀자료를 미국에 정식 요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정부는 ‘적극적으로 검토해 미국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5·18광주민중항쟁 당시 미국 정부와 신군부 사이의 비밀 통신기록 ‘체로키 파일’을 폭로한 미국 언론인 팀 셔록이 지난 2017년 5월24일 지난 4월부터 광주에 머물면서 연구, 분석한 5·18 관련 미국정부 기밀문서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광주드림 자료사진>|||||

 5·18 관련 미국의 기밀자료 공개와 관련해서는 광주시민사회도 공개를 촉구하는 대응을 준비 중이다.

 이른바 ‘미국의 5·18 비밀자료 공개 촉구 광주시민 518인 선언’을 준비, 시민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
 
▲광주시민사회 공개 촉구 서명 운동

 △이미 공개된 국무성-한국대사관 간에 오고간 전문(telegraphs)과 FOIA에 의해서 CIA가 공개한 기밀문서 중에서 삭제되어 볼 수 없는 기밀사항 전부 △백악관 정책결정회의(Policy Review Committee), NSC(National Security Council), 백악관 상황실(Situation Room)에서 1979~80년 사이에 작성된 한국 군사안보, 외교, 광주관련 memorandum, analytic reports, 회의록 등 기밀문서 △국방부 DIA 문서 중 1979~1980년 사이에 작성된 한국 군사안보, 광주사태 관련 기밀문서 △용산 주둔 한미연합사 및 미8군과 미국 국방부에 간에 오고 간 전문 및 Daily log(1979.12.12~1980.5.30) △한미연합사 주요 회의록(1979.12.12.~1980.5.30) 중에서 미국의 요구로 기밀 처리된 문서 △한국 주둔 미국 공군과 미국 태평양 사령부 간 오고간 전문(1980. 5월 분) △광주 주둔 미군기지와 용산 주둔 미군사령부 간에 오고간 전문과 상황일지(1980년 5월) △한국 주재 미국대사관 내부 회의록(1980. 5월분) △미국 501정보여단 광주파견대(송정리 미군기지 소재)에서 담당자 김용장 등이 작성해서 상부(DIA)로 올린 보고서 일체(1980년 5월 분) △미국 국무부에서 작성한 내부 기안문, 메모랜덤, 분석 보고서 중 1980년 한국정세, 광주관련 부분 등이 공개를 요구한 자료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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