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광주시장 직접 브랜드화 밝혀
1번은 주먹밥…기자회견서 모델 제시
맛의 고장 특정음식만 대표성, 맞나?

▲ 이용섭 광주시장이 광주 대표음식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20일 시청에서 열고, 기자들에게 나눠준 주먹밥 예시. 나물과 소고기 등 재료별로 구성해 세 개씩 포장됐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광주 대표음식을 발표하면서 올해의 음식을 ‘주먹밥’으로 선정했다.

관이 다른 음식을 배제하고 하나의 음식을 선정하는 방식이 타당한지 비판(본보 5월15일자 ‘광주 대표음식 선정 뒷맛 씁쓸’)에도 불구하고 주먹밥을 광주 대표음식으로 밀겠다는 입장을 공식화 한 셈이다.

이에 그동안 광주 대표음식을 뽑기 위해 시가 추진한 절차가 퇴색되는 게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과연 이전의 음식 선정 사업과 달리 시민적 공감대를 얻고 브랜드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 잇따른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20일 “광주대표음식선정위원회가 권고한 7개 음식을 광주의 대표음식 가운데 ‘2019년 올해의 음식’으로 광주민주화운동 제39주년을 기념해 ‘광주주먹밥’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매년 ‘올해의 광주대표음식’이 선정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이어 “광주주먹밥이 갖는 광주공동체 정신의 숭고한 가치를 공유해 국민 누구나 즐겨 먹을 수 있는 상품으로 개발하고, 집중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광주시민 100인으로 구성된 광주대표음식선정위원회는 광주대표음식으로 한식, 오리탕, 주먹밥, 상추튀김, 육전, 무등산보리밥, 송정떡갈비 등 7개 음식을 선정했다.

이날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장 자리에서 시는 참석한 기자들에게 예시로 주먹밥 도시락 한 팩씩을 나눠줬다.

한 입 크기보다 약간 크게 만든 주먹밥은 나물과 소고기 등 재료별로 구성해 세 개씩 포장됐다. 일반 주먹밥과 달리 색다른 요리법으로 만들어진 주먹밥을 소개하려는 의도로 읽혔다.

이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크기를 소중대 세 가지로하고 나물과 소고기, 참치 등을 첨가한 여러 주먹밥이 개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중 주먹밥은 상징성, 상추튀김은 차별성, 무등산보리밥은 대중성 분야에서 각기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아 상품화를 권고받았다고 이 시장은 설명했다.

이 시장은 이 가운데 상징성에서 1번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광주주먹밥을 상품화, 브랜드화 하기 위해 지원사업을 벌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시장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레시피 공모전을 통해 광주만의 고유함을 담은 다양한 레시피를 발굴하고, 트렌드를 반영한 퓨전음식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광주의 관문인 송정역사에 광주주먹밥 업소의 입점을 지원하고 마케팅을 지원키로 했다.

광주시는 이미 주먹밥을 브랜드화하기 위해 지난 3월 상표등록을 출원했다고도 밝혔다.

주먹밥을 광주 대표음식으로 육성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앞서 이용섭 광주시장이 시청 간부회의나 sns를 통해 지속적으로 주먹밥 육성 의지를 밝혀온 것에 비춰볼 때 결국 예상된 시나리오대로 ‘주먹밥 브랜드화’ 목적 달성에 성공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일각에선 “아직 인프라와 시민적 공감대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경연대회처럼 음식 페스티벌을 열고 여러 음식들 가운데 하나인 주먹밥을 대표음식으로 뽑는 게 타당한가”라는 지적이 있어왔다.

그럼에도 최근 진행된 광주음식 페스티벌 등 대표음식 선정을 위한 일련의 절차가 주먹밥이 유력한 요소가 다수 포함돼 있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 시장은 “음식 하나를 선정 홍보하고 부각시키면 효과가 크겠지만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음식 선정을 위해 취임 이후부터 고민과 여러 단계를 거쳐왔다”고 답했다.

광주시는 지난해 11월과 올 1월 시민들과 국민들을 대상으로 인식도조사와 음식공모전을 실시, 광주대표음식을 선정하기 위한 기초조사를 벌였고, 시민 100인 토론회를 열어 시민들이 대표음식 선정에 참여토록했다.

하지만 100인 토론회에 참여했던 일부 시민들 조차 “광주의 대표음식 하면, 한 두 개로 축약하기 어렵다”면서 “과연 외지인에게 주먹밥을 대표음식으로 소개하며 함께 먹을 수 있을까”라며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다.

또한 광주시가 광주음식을 선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시는 2003년 김치, 한정식, 오리탕, 떡갈비, 보리밥을 지역의 대표음식 ‘5미’로 뽑아 홍보해 왔지만 인지도 부족 등이 아쉬움으로 제기된다.

이에 이 시장은 “기자회견문에도 진하게 표시돼 있듯이 ‘대표음식으로 선정되지 못한 다른 음식들의 육성과 동반성장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음식별 스토리텔링으로 이미지 홍보 마케팅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광주만의 경쟁력을 가진 대표 브랜드 음식이 될 수 있도록 5대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5대 사업은 △광주주먹밥 상품화·브랜드화 육성을 포함해 △광주만의 독특한 레시피 표준화 및 다양화 △광주대표맛집 선정 육성·지원 △스토리텔링을 통한 홍보 마케팅 △광주대표음식 지원체계 구축 등이다.

이중 광주대표맛집 선정 육성 및 지원을 위해 시설개선자금을 우선 융자지원하고, 광주 맛지도 등 홍보책자에 수록하는 등 ‘관광객 맞춤형 서비스 환경’을 조성한다. 지원체계 구축을 위해선 ‘음식산업발전전담기구’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용섭 시장은 “‘음식=광주’라는 등식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맛의 고장’ 식도락 관광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대표음식을 브랜드화, 산업화하기 위한 정책들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