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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고대 ‘취업학과’ 설립? 상아탑 무너진다”
교육부 취업조건형 반도체학과 설립 추진
학벌없는사회 “대학 독립성 훼손” 우려
김우리 uri@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9-05-21 15:16:22

교육부가 소위 명문대로 불리는 연세대와 고려대에 취업조건형 학과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대학 본분 망각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다.

학벌없는사회를위한시민모임(이하 학벌없는사회)은 20일 보도자료를 내고“학벌주의 직업교육이 대학의 본분인가?”라고 묻고, “이는 대학 체질을 개선하기는커녕 대학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기업 종속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우려했다.

학벌없는사회에 따르면, 연세대는 지난 4월 졸업과 동시에 삼성전자 입사가 보장되는 반도체 계약학과를 2021학년도부터 운영한다을 계획을 밝혔다.

고려대도 SK하이닉스 입사를 보장하는 계약학과 설치를 추진 중이다.
이 같은 계획은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열세인 한국반도체 기업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부 대책의 일환이다.

이와 관련해 학벌없는사회는 “반도체 관련 전문인력 양성을 명분으로 종합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를 확대하는 것은 대학이 기업에 종속되는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며, 대학의 본질적 기능을 훼손하는 정책이 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취업조건형 계약학과란 특정기업과 대학이 취업을 조건으로 학과과정을 운영하거나, 기업 소속 직원의 재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교육과정을 말한다. 이번에 발표된 고려대와 연세대의 사례는 반도체 산업이 필요로 하는 고급인력을 확충하겠다는 목표에서 추진되고 있다.

학벌없는사회는 “대학은 배움이 가장 새롭게, 또한 왕성하게 일어나야 할 곳이며, 다양한 학문을 자유롭게 연구하고, 삶의 진리를 탐구하며, 이러한 힘을 바탕으로 타락하기 쉬운 사회를 멈추어 세우고, 바람직한 사회를 위한 담론을 설정하는 곳이다. 미래 산업을 이끌어가는 힘도 여기에서 나와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수많은 젊은이가 취업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대학의 목적이 취업으로 변질되면서 ‘취업률이 얼마나 높은지’가 학과 선택의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취업실패=인생실패 △대학생활=취업준비 △인문학과=취업 경쟁력 없는 학과=폐지 △ 취업률 낮은 학과=통폐합 등 지극히 세속적 기준 아래 대학이 본질적 기능을 포기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단체는 지적했다.

이에 “대기업에 비판적인 인사의 학내 강연마저 불허되는 등 대학이 사회 기득권의 눈치를 보는 폐단이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학벌없는사회는 “대학이 대기업의 연수기관이나 인력 양성소로 타락하는 상황에서 눈앞의 이익만 좇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간 학벌주의 사회에서 기득권을 누려온 소위 입시 명문대학에 아예 계약학과를 설치하는 일을 기업과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으로 사고하는 발상은위험하고 천박하기까지 하다”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시스템 반도체 관련 한국기업의 부진은 이미 90년대 말부터 지적되어 왔다.

학벌없는사회는 “기술 분야 전문교육기관인 폴리텍대학이나 과학기술원은 제쳐 두고 소위 명문대에 이와 같은 학과를 설치하겠다는 발상은 참으로 서글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며 “ 반도체 인력간 학문 경쟁이 아니라, 취업이 보장되는 인력이 되기 위한 입시 경쟁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기술 혁신의 방향과도 거리가 멀다”고 덧붙였다.

이에 학벌없는사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소위 명문대학에 특혜를 주는 반도체 계약학과 설립 계획을 취소할 것”과 “반도체학과와 산업기술에 특화된 기존 교육기관을 중심으로 공정한 인재 육성 계획을 수립,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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