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등학생의회 개방형 선출 논란
“주체적 민주적 후보 선택할 수 없어”
“운영, 자율권 없이 교육청 주도 문제”

▲ 광주광역시고등학교학생의회 회의 장면. 광주시교육청 제공
 광주광역시고등학교학생의회(이하 ‘학생의회’) 개방형 의원을 ‘무작위 추첨’으로 선출하고 있어 논란이다. 후보의 자질과 상관없이 운에 좌우된다는 비판으로, “학생 직접 선발”로 전환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광주시교육청은 학생들이 교육청의 정책 및 학교의 교육과정 운영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통로로 학생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의회는 ‘광주광역시 학생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에 기반하고 있으며, 특수학교를 포함해 광주지역 72개 학교의 학생들로 구성돼 있다.

 의원은 각 학교회장으로 이뤄진 당연직 의원 72명과 함께 개방형 의원 14명을 별도 선발해 총 86명으로 구성된다. 개방형 의원은 당연직 의원 정수의 20% 이내에서 공개 모집하고 있다.
 
▲“장난식으로 지원했던 학생이 선출되면…”
 
 광주시교육청은 관내 학교에 공문을 발송해 고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개방형 의원 모집을 공고한다. 출마 의향이 있는 학생은 자기 소개와 활동 계획을 적은 신청서를 작성, 접수해야 한다.

 이렇게 접수된 학생 중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3월, ‘무작위 추첨’을 통해 14명의 개방형 의원을 선발했다. 추첨은 학생의회를 담당하는 교육청 실무자 3~4명으로 이뤄진 위원회가 추첨함에 후보자들 이름이 적힌 용지를 넣고 무작위로 뽑는 방식으로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 이와 같은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학생의회 의원이라는 위상이 세워질 수 없고, 교육 정책에 주체적이고 민주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인물을 평가·선택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고등학교학생의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의원은 “장난식으로 지원했던 사람이 운 좋게 선발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교육청 민주인권교육과 담당자는 “학생의회에서도 ‘어떤 방법이 제일 민주적인가’를 놓고 여러 차례 논의했다”고 전제한 뒤 “현재까진 무작위 추첨보다 더 객관적이고 민주적인 선발 방안이 제시되지 않아 이렇게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교육청 “나은 방안 있다면 논의해볼 것”
 
 이렇게 무작위로 추첨할 거라면 신청서에 자기소개와 활동계획은 왜 쓰게 했나?라는 의문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기본적인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학생의회 의원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런 준비 없이 지원하는 것도 많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방형 의원 선발에 있어 객관적이고 좋은 방안이 있다면, 의원들이 학생의회 안건으로 제출해주길 바란다”면서 “함께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박고형준 활동가는 “학생의회가 학생들 의견과 참여를 바탕으로 활동해야 하는데, 교육청이 주도하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로 보여진다”면서 “학생의회의 선발 방식을 학생들이 주도하고,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옳은 방향”이라고 제시했다.
이수영 청소년기자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