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교육청 2년만에
다시 통폐합 추진 논란

▲ 지난 7일 상무중 학부모·학생 40여 명이 시교육청 앞에서 ‘학교 통폐합 반대’ 집회를 가졌다.
 광주 상무중이 치평중으로 흡수 통합될 것이란 소식이 알려지자 학부모들의 반대가 거세다. 광주시교육청은 진로체험센터 신축 등 SOC시설 복합화사업 계획에 따라 상무중에 내부 의견수렴을 제안한 상황. 2년 전에도 교육청의 일방적인 통폐합 추진으로 논란을 빚었던 터라 상무중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이에 지난 7일 상무중 학부모·학생 40여 명은 시교육청 앞에서 ‘학교 통폐합 반대’ 집회를 진행하고, 답답한 심정을 표출했다.

 상무중 통폐합 반대 대책위원장 김분현 학부모는 “2017년 적지 않았던 규모의 혼란이 있었을 당시 1학년이었던 학생들은 3학년이 되었고 그들이 상무중을 채 졸업도 하기도 전인 지금 또 다시 역대급의 황당함과 울분 속에 아까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상무중 통폐합이라는 거대한 프로젝트가 밀실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비밀스러운 프로젝트의 존재와 진행 상황에 대해 학교 측은 그간 어떤 논의나 정보제공을 하지 않았고, 학부모회의 강력한 항의에 못 이겨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시점인 5월30일에서야 학생들편에 안내문 한 장을 달랑 보내왔다”고 밝혔다.
 
▲“정해진 것 없다는 교육청, 불안감”

 또 “자녀가 학교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려 안내문을 받아든 엄마들은 내용의 부실함과 무성의함에 다시 한 번 분노했다”며 “소중한 내 자녀가 즐겁게 다니는 배움터인 상무중을 헐어내고 지으려고 하는 센터에 관한 홍보물인지 무엇을 안내하려는 문서인지 의도조차 알 수 없는 산만하기 그지없는 종이조각 그 자체였다”고 비판했다.

 “학부모와 눈높이를 맞추어 소통해주기를 원했던 우리 학부모들이 지난 한 달간 대면했던 것은 무엇을 질문하든 앵무새처럼 같은 말만 되풀이 하는 교장 교감 선생님뿐이었다.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학생과 학부모가 반대한다면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는 말 뿐”이었다는 것.

 그는 마지막으로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상무중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어 달라. 제발 우리아이들에게서 상무중을 빼앗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면서 “교육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를 외면하고 정당한 절차를 무시한 채 졸속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무중 통폐합 논의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상무중 학부모회 회장 임미주 학부모는 “시교육청 홈페이지에 접속해보면 행복한 광주교육이라는 첫 화면이 뜨지만 이 화면을 대하는 우리 상무중 학부모들은 전혀 행복하지 않다”고 운을 떼고, “그 이유는 단 하나 내가 사랑하는 아들 딸 들이 다니고 있는 상무중이 언제 통폐합 될지 모른 다는 불안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더 더욱 불안한 것은 지금까지 어떠한 과정과 절차를 거쳐 진행되어 왔고,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에 관해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다는 사실”이라며 “시교육청 담당자들 또한 학교 관계자들처럼 입을 맞춘 듯 한결같이 말한다.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지금 상무중에 다니고 있는 우리 자녀들은 대한민국이 교육권을 보장해주고 있는 의무교육 대상자들”이라면서 “모교에서 아이들을 내쫓고 문화센터 수준의 센터건립이 왠 말이며 진로체험센터가 웬말이고 또 공영주차장 설립이 무슨 경우”냐며 통폐합 계획 전면 취소 결정을 촉구했다.

 현재 상무중 태권도부 특기자로 재학 중인 2학년생 학부모 A씨는 “상무중 태권도부는 서구에서 유일한 곳이며 그간 수많은 대회수상 실적과 전통 또한 지니고 있어 자녀들의 진로를 태권도로 결정한 학생들과 부모님들이 다니기를 희망하는 학교”라고 소개했다.
 
▲‘30주년 태권도부’ 무산 위기

 상무중은 1989년 교내 태권도부를 창단했다.

 이어 “상무중 태권도부에 소속되어 학교에 다니기 위해 매일 1시간 30분이상 버스를 타고 다른 동네에서 등하교하고 있는 학생이 많고, 최근에는 많은 금액을 들여 태권도실을 리모델링을 하였으며 학생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더욱 열심히 연습에 매진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데 이런 위치에 있는 상무중이 통폐합 되어 없어진다면 훌륭한 선수로서 또한 태권도 지도자로써의 꿈을 한창 키워가고 있는 우리 아이들은 이제 어느 곳에서 그들의 꿈을 키운단 말이냐”고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여기에 2017년 집회 때와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나왔다”면서 “단순히 상무중에 대한 통폐합을 반대하는 목표를 넘어 앞으로 다시는 어떤 미명하에서라도 상무중이 교육청 관계자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일을 다시없게 하려는 비장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며 통폐합 논의 중단을 요구했다.

 한편 광주시교육청은 상무중 통폐합 건과 관련해 “해당 사업 일정과 부지가 확정되지 않아 학교를 특정해서 언급하긴 어렵다”면서도 “학교가 통폐합 될 경우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한하기 위해 충분한 논의를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청은 오는 12일 상무중 학부모 대표 등과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면담을 추진한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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