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아동청소년의회
‘어린이 놀이터…’조례 제안
“설계부터 어린이 참여
누구나 놀고 쉴 수 있는”

▲ 올해 조성된 ‘순천시 기적의 놀이터 4호’.<순천시 제공>
 순천시에는 특별한 놀이터가 있다.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기적의 놀이터’ 1~4호다. 그네와 시소 같은 판에 박힌 놀이기구 대신 언덕, 비탈, 계단 등 다양한 형태의 놀이공간은 엉뚱 발랄 상상력을 자극하며 어린이 놀이터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순천 기적의 놀이터처럼 광주에서도 ‘어린이 친화적’ 놀이터를 조성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놀이터 설계부터 어린이와 지역주민이 참여해 모든 아이들이 차별받지 않고 놀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어린이 친화적 놀이터의 목적이다.

 광주광역시아동·청소년의회(이하 아청의회)는 19일 오후 3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광주광역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실에서 ‘개성 있고 다양한 놀이터, 그 시작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초청강연 및 제1차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광주광역시 어린이공원·어린이놀이터 조성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의 필요성을 알리고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례를 대표 제안한 제3대광주아청의회 두드림당 당원 박태현 청소년은 “우리가 사는 동네, 아파트, 공원의 놀이터만 보더라도 판에 박힌 놀이터만 있다”며 “같은 종류의 놀이기구와 한정적인 놀이기구 사용으로 어른이 정해놓은 틀 속에서 어린이의 놀권리는 제한되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저희 두드림당은 어린이의 놀권리를 위해서, 어린이가 능동적이고 자율적인 주체가 될 수 있는 어린이 놀이터 조성을 위해서 조례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순천기적의도서관의 가치 재미·도전”

 해당 조례안에 따르면, 어린이놀이터는 △어린이와 지역주민, 전문가 등이 함께 만들어 갈 것 △장애·비장애 어린이의 구분이 없는 모든 어린이가 함께 놀면서 도전과 모험, 상상을 펼칠 수 있는 놀이공간이 되도록 할 것 △반려동물과 함께 놀 수 있는 전용공간을 고려할 것 △친환경 자재를 사용할 것 △보호자 등이 상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것 등이 반영돼야 한다.

 박태현 당원은 “창의적이고 상상력을 촉진하는 놀이터에서는 어린이의 신체활동이 더 활발하게 일어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면서 “어른의 관점에서 안전만을 강조해 위험이 완전히 제거된 놀이터에 집중하기 보다는 어린이가 충분히 인식할 수 있는 선에서 모험심을 기르고 주체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참여한 정봉남 전 순천기적의도서관장은 어린이 친화적 놀이터의 모델로 ‘순천시 기적의 놀이터’를 제시하며, 광주시 어린이 놀이터 조성에서 고려해야 할 점들을 짚었다. 정 전 관장에 따르면, 순천 기적의 도서관과 기적의 놀이터는 공공건축이 어떻게 어린이들의 삶을 바꾸어낼 수 있는지 고민한 결과다.

 정 전 관장은 “새로운 사회적 어린이 놀이터·공공 어린이 놀이터가 필요했고, 어린이·시민·관과 함께 거버넌스 형태의 놀이터를 조성해보자는 취지로 시작됐다”고 순천 기적의 놀이터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첫째 기적의 놀이터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가치는 ‘재미’와 ‘도전’이었다”며 “도전할 것을 도무지 찾기 힘든 지루한 기존의 놀이터에서 도전할 수 있는 소소한 것들이 있고 그것을 어린이가 변화시킬 수 있는 놀이터를 상상했다”고 밝혔다.

 순천 기적의 놀이터는 2015년 1월 기적의놀이터 조성을 위한 T/F팀을 구성하고 시민참여, 아동참여 전문가 참여를 핵심으로 거버넌스를 꾸렸다.
 
▲“행정·시민·어린이들 오랜 협치의 결실”

 그리고 2016년 문을 연 ‘기적의 놀이터 1호 엉뚱발뚱’은 어린이 200여명이 놀이터 설계 아이디어를 내고 감리를 맡고, 이름까지 직접 지었다. 이곳은 ‘놀이기구 없는 자연놀이터’라는 컨셉으로 다양한 위험요소가 공존하는 놀이공간으로 조성됐다.

 2017년엔 ‘모험놀이터’가 2018년엔 ‘유아~청소년 통합놀이터’ 조성됐고, 올해는 4호인 ‘다이나믹 놀이터’가 조성됐다. 순천시는 2020년까지 10개의 기적의 놀이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어린이가 안심하고 놀 수 있도록 ‘공원놀이터활동가’를 양성하고 실제 현장에 배치하고 있다.

 정 전 관장은 “기적의 놀이터는 행정과 시민, 어린이와 전문가의 오랜 협치의 결실”이라면서 “위험과 만나고 그것을 다루는 것을 배우는 곳이 놀이터라는 생각에 모두가 공감하는 과정을 통해 가능했던 일”이라고 밝혔다.

 기적의 놀이터를 조성한 이들이 가슴에 새긴 말은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놀이터 선언’이다. “아이를 위한 공간을 만든다는 것은 모두를 위한 공간을 만드는 것과 같다”

 이날 토론회에 앞서 어린이놀이터 전문가인 김성원 놀이멋짓 연구소장이 초청강연자로 나서 ‘도시 놀이터 네트워크와 다양성, 그리고 시민참여’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다음으로 본격적인 토론회에선 패널로 광주광역시 김광란 의원, 전 순천 기적의 도서관 정봉남 관장, 광산구청 하정호 교육협력관, 사회복지창작소 터 강한솔 대표, 광주광역시아동청소년의회 청소년도진보한당 박범수 의원 등이 참여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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