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습지 우포늪서 배운다<2> 따오기 복원
300여 마리 번식 올해 50마리 자연방사

▲ 답사에 참여한 임경숙 자연환경해설사가 촬영한 따오기 모습. <임경숙 담양습지 자연환경해설사 제공>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 따옥 따옥 소리 처량한 소리♬

 동요를 통해 누구나 아는 친숙한 따오기. 하지만 따오기는 한때 한반도에서 자취를 감췄다.

 인간 때문이었다. 극도로 민감한 새인 따오기는 농약 사용과 먹이 감소, 건조화되는 습지 등의 환경변화를 견디지 못했다.

 멸종됐던 따오기는 2019년 우포늪에서 다시 날갯짓을 시작했다. 잘 보전된 자연습지에서 노오란 날개를 펼치고 자유롭게 날아오르는 따오기의 모습을 40여 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19일 광주습지생물다양성 세미나에 참여한 광주시민 20여 명은 우포늪 답사를 진행했다.

 답사 하이라이트는 우포늪 ‘따오기 복원센터’ 견학이었다. 일정상 내부까지 답사하지는 못했지만, 센터 앞 방사된 따오기들을 먼발치에서 눈에 담을 수 있었다.

 따오기는 논이나 하천·저수지·호수 등의 물가에서 먹이사냥을 하고, 오염이 되지 않은 자연적 환경을 가진 곳에서 사람과 가까이에서 살아가는 친근한 새다.

 과거에는 월동하는 따오기 무리를 전국 각지에서 흔히 볼 수 있었지만, 그 수가 점점 줄어 1979년 비무장지대(DMZ)에서 마지막으로 발견된 후 한국에선 자취를 감췄다.
 
▲2008년 중국서 기증…복원 작업

 우포따오기사업소에 따르면, 따오기가 한국에서 멸종된 것은 ‘환경오염’과 ‘먹이감소’의 영향이 크다.

 대량의 농약 사용은 DDT를 축적해 무정난이나 연피난을 산출해 번식률 하강으로 이어진다.

 농약과 화학비료의 사용은 수생식물의 수량을 저하시켜 따오기의 먹이자원 부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인류의 포획과 알에 대한 훼손은 따오기 집단을 멸종으로 몰아간 제일 직접적이고 제일 큰 원인 중 하나다. 따오기 채식지와 영소지점은 인간의 거주거리와 너무 가까웠고, 따오기는 인류의 간섭에 대해 매우 민감했다. 결국, 인간이 초래한 환경의 변화가, 따오기를 우리나라에서 멀어지게 만든 것이다.

 우리가 30여 년 간 따오기를 잊고 살아온 2008년. 당시 중국 후진타오 주석의 한국 방문 때 양국의 점진적 우호관계를 갖기 위한 상징적 의미로 따오기 한 쌍을 기증하면서 다시 한반도에 따오기가 발을 딛었다.

 2003년생 따오기 ‘양저우’와 ‘룽팅’은 그렇게 중국 산시성에서 대한민국 경남 창녕군 우포늪으로 이사했다.

 우포늪엔 우포따오기복원센터가 건립됐고, 이후 300마리 이상 번식해 야생적응훈련 등을 거쳐 올해 5월 40마리 따오기가 위치추적장치를 달고 자연방사된 것이다.

 광주 답사팀은 아직 서식처를 옮기지 않고 센터 앞 방사장 인근에 남아있는 따오기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하얀 깃털을 뽐내며 두세마리가 줄줄이 산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우와” 노란빛을 띄는 날개 배면을 보이며 날아오르는 따오기의 모습을 볼 때는 환호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답사에 참여한 한 시민은 “너무나 감동적이다”며 “따오기가 우리나라에 잘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우리의 책무이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날아오르는 따오기의 자태.<문화재청 제공>|||||
 
▲‘사람과 자연 공조’ 상징적인 사업

 따오기 방사 성공은 우포늪 인근의 환경이 잘 보전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표상이기도 하다.

 외부자극에 민감해 청정이미지로 대표되는 따오기는 특성상 천혜 자연요건을 갖춘 지역을 통한 복원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따오기가 창녕 일대에서 정착한다면, 일대의 자연요건이 국내에 절멸된 따오기 복원에 필요한 조건을 충족시킨다는 이야기가 된다.

 창녕군은 따오기 복원 사업을 우리 고유생물종의 다양성 확보를 최종목표로, “사람과 자연이 공생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의 상징적인 사업”으로 평가하고 추진하고 있다.

 이날 답사의 생태해설사로 나선 우포자연학교 이인식 교장은 “따오기가 사는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나온 따오기쌀, 따오기 양파… 한번 맛보고 싶어지지 않나요? 우포 환경과 주민들이 함께 살아가는. 공생하는 길이 여기에 있지않을까요?”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하나의 꿈이 있다고 했다. 바로 따오기를 남북 간 교류의 상징으로 만들자는 구상이다.

 따오기는 겨울 철새로, 자유롭게 날기 위해선 남북 간 경계가 없어야 해 북에서도 따오기 보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우포늪에서 복원된 따오기가 남북정상회담에서 평화의 증표로 건너가고, 북에서도 따오기가 자유롭게 날 수 있었으면 하는 꿈을 꿔본다”고 말했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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