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습지 우포늪서 배운다]<3>장록습지의 가능성
“국가습지 지정 물·생태·사람 살아난다”

▲ 광주습지생물다양성세미나는 19일 우포늪 답사를 진행했다.
 19일 경남 창녕군 우포늪. 광주습지생물다양성 세미나에 참여한 광주시민 20여 명이 답사를 다녀왔다. 일찌감치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돼 관리돼온 우포늪의 사례를 학습해 광주 장록습지 보전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광주 광산구 장록습지는 국립습지센터 정밀조사 결과, 생물다양성 등 자연성이 높고 관리 및 보전이 필요한 곳으로 평가돼 국가습지보호지역 지정 후보지가 됐다.

 하지만 “송정역세권 개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주민들 우려가 분출하면서 ‘공론화’ 절차를 밟고 있는 상태다.
 
▲습지에 모기·파리 많다“ “오해”

 장록습지 국가습지 지정을 주제로한 그간의 주민간담회 등에서 나온 얘기를 종합하면, 습지에 대한 오해가 적지 않았다.

 상류에서 쓰레기 등 각종 오물이 흘러와 악취가 심하고 고여있는 물에서 파리나 모기가 발생해 인근 주민들을 괴롭혀왔는데, 보호지역이 되면 그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것도 그중 하나다.

 이와 관련 우포늪생태관 윤성아 생태해설사는 “맞지 않는 우려”라고 단정했다. “원래 모기에 잘 물리는 체질인데, 늪에선 물려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어 “습지에 웅덩이가 많기 때문에 주민들이 그렇게 인식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물에 모기가 알을 까면, 그 새끼들을 잠자리 유충 등 천적들이 잡아먹기 때문에 습지에 모기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류에서 쓰레기가 떠내려오는 것은 “우포늪에도 있는 현상”이라며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포늪에선 주민들이 정기적으로 정화활동 등을 진행하면서 문제를 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전남녹색연합 박경희 사무처장은 “광산구 주민들은 상류에서 쓰레기 등이 떠내려와 나무에 걸려 미관을 저해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정기적으로 관리가 필요하고,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면 그런 부분들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태관광 마을주민들에게 혜택

 이날 답사팀이 방문한 우포늪 생태관에는 수많은 청소년들이 생태해설사와 함께 늪을 견학하고 있었다. 창녕군은 이같은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해 매년 수십 명의 해설사를 양성해오고 있다. 청소년들이 교육에 많이 참여하는 이유는, 제도적으로 생태교육을 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도교육청은 ‘학교생태환경교육 진흥 조례’를 제정하고, 학생들을 위해 체계적인 환경교육을 실시하도록 했다. 특히 조례는 경남도 특색에 맞는 해양환경교육 및 포스트람사르 이행에 관한 사항으로 습지환경교육 추진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우포늪은 생태관 외에도 따오기 복원센터, 생태체험장, 산토끼 노래동산, 우포잠자리나라, 유스호스텔 등을 갖추고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

 주민들도 마을펜션, 붕어·잉어·고동 등 우포늪 특산물 식당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인식 우포자연학교장은 “이제 우리나라도, 광주도, 창녕도 토목사업만 할 게 아니라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길 내는 것 하나도 반대했던 주민들이 이제는 공모를 통해 생태관도 유치하고, 수익도 내고, 일자리도 갖게 되면서 많이 달라졌다”면서 “광주 장록습지도 잘 보전해 자연과 인간의 공생을 모색한다면 이같은 일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포늪 생태체험관 내 체험장.|||||

▲“장록습지, 접근성·식생 더 월등”

 탐방을 마친 광주시민들은 “우포늪에 감명받았다”면서 “장록습지도 우포 못지 않다.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오히려 장록습지가 더 멋지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광주전남녹색연합 김영선 대표는 “장록습지는 도심 안에 위치해 있으면서 경관이나 생태도 잘 보전된 습지”라며 “생태교육 등을 위한 접근성 면에서는 우포늪보다 장록습지가 월등히 좋은 조건”이라고 했다.

 이어 “하천부지 외 나머지 지역은 시설물이 들어올 수도 있기 때문에 주변 일대 개발과 맞물려 생태센터나 관찰대·전망대 등에 대해선 논의를 통해 지역주민과 생태가 함께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포늪은 공유수면이 많은 반면, 장록습지는 많은 부분이 버드나무 등 식생으로 덮여 있어 경관이 아름답고 생태적 측면에서 오히려 우포늪보다 더 가치있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광주천모래톱지킴이 홍기혁 대표는 “장록습지를 국가습지로 지정하면 물이 살아나고 생태계가 살아나고 그로 인해 시민들에게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이 제공될 것”이라며 “장록습지는 반드시 지켜나가야 할 광주의 대표습지”라고 말했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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