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의 62% 수면부족, 근골격계 질환
절단·베임·끼임·찔림 비율도 높아

병원에서 일하는 보건의료 노동자들 대다수가 사고 및 질병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보건의료노조가 조합원 3만 644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9년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응답자의 76.7%가 2018년 업무상 사고/질병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2018년 1년 동안 업무상 경험한 사고나 질병에 대한 응답 중 수면장애(54.7%)의 비율이 가장 높았고, 근·골격계 질환(53.3%), 절단·베임·찔림·끼임(45.4%), 넘어짐·부딪힘(42.6%), 정신적 질환(12.5%) 순으로 높았다. 감염성 질환에 대한 응답 비율도 10.2%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근무형태별 2018년 업무상 경험한 질병을 살펴보면 대체로 통상근무와 2교대에서는 근·골격계 질환, 그리고 3교대와 야간근무전담에서는 수면장애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직종별로 가장 많이 나온 응답은 간호사 응답의 22.9%가 수면장애에 해당했고, 간호조무사 응답의 25.5%, 방사선사의 26.9%, 사무·행정 업무의 23.7%, 임상병리사의 20.7%가 근· 골격계질환에 해당했다.

업무 시 위험을 묻는 문항에서는 수면부족, 환자 등에 의한 폭언·폭행·성폭력, 유해물질 노출, 주변 업무 환경 모두 과반을 넘는 응답자가 위험하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수면부족은 62%, 환자·보호자·대상자에 의한 폭언·폭행·성폭력은 55.8%, 유해물질 노출은 54.7%, 주변 업무 환경은 50.6%가 위험을 느낀다고 답했다.

간호사의 경우 압도적으로 타 직종에 비해 업무 시 위험에 대한 평가가 높았다. 전체의 74.7%가 수면 부족을 위험요인으로 느끼고 있다고 답했으며, 환자·보호자·대상자에 의한 폭언·폭행·성폭력도 64.7%의 응답자가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유해물질에 노출되어 위험하다고 응답한 응답자도 63.2%나 됐다. 또한 59.6%의 응답자가 주변의 업무환경이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간호조무사, 방사선사, 사무행정·원무 직종의 경우 각각 환자·보호자·대상자에 의한 폭언·폭행·성폭력으로 인한 위험이 다른 요인들과 비교해 가장 높았다.

간호조무사는 53.2%, 방사선사의 39.9%, 사무행정·원무의 42.9%가 위 항목이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이와달리 임상병리사는 유해물질 노출로 인해 위험하다고 판단한 응답자가 54.5%로 다른 요소에 비해 높았다.

또한 의료기관 여성노동자의 61.5%가 환자·보호자·대상자에 의한 폭언·폭행·성폭력이 위험하다고 응답했다. 남성의 경우 33.5%가 위험하다고 평가한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보건의료노동자의 다수가 수면부족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응답자의 56.1%가 최근 1년간 평균적으로 6시간미만으로 수면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그 중 5시간 이상 6시간 미만의 응답이 37.5%로 가장 많았다.

직종별로 보면 간호사의 경우 5~6시간 미만이 37.9%로 가장 높았고, 간호조무사의 경우 5~6시간 미만(35.0%), 방사선사의 경우 6~7시간 미만(36.7%), 임상병리사의 경우 5~6시간 미만(38.3%)이 각각 높게 나타났다.

근무형태로 살펴보면 수면부족을 위험요인으로 꼽는 응답은 3교대와 야간근무에서 특히 많았다. 간호사의 경우 통상근무 응답자의 47.9%가 수면부족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고 밝힌 반면, 3교대 근무자의 82.7%, 야간근무전담자의 78.9%가 수면부족에서 안전하지 않다고 답했다.

임상병리사도 비슷했다. 통상근무의 34.1%가 수면부족을 위험요인으로 꼽았지만, 3교대 근무자의 73.1%, 야간근무전담의 66.7%가 수면부족으로 위험하다고 응답했다.

보건의료노동자의 평균적인 수면의 상태도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잠들기가 어렵다는 문항에 대해 77.6%가 1주일에 1회 이상 경험하고 있다고 답했고, 그 중 2~3회 어렵다는 응답이 35.1%로 가장 많았다.

자는 동안 반복적으로 깨어난다고 답한 응답자도 매우 많다. 1주일에 깨는 날이 1회 이상된다는 응답이 전체의 85.2%를 차지하며, 2~3회 이상 깬다고 답한 응답자가 37.6%로 가장 많았다.

자고 일어나도 극도로 피곤함을 느끼면서 깨어난다는 문항에 대한 결과도 심각하다. 1회 이상 극도로 피곤하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89.2%이며 2~3회이상 그렇다는 응답이 32%로 가장 많았다.

보건의료노조는 “안전한 의료기관을 위해서는 △안전시설과 장비개선 △보안인력 확충 △경찰 및 청원경찰 배치 확대가 필요하며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일하는 보건의료노동자들을 위해 인력 배치기준 강화, 적정인력 확충 등이 필수적”라면서 “보건의료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은 국민의 건강권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의료현장의 노동안전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