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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뉴세문경의 비밀, 드디어 모두 풀리다! <3>
다뉴세문경 무늬는 천문과 삼각형 구름과 비
김찬곤
기사 게재일 : 2019-06-28 06:05:02
▲  〈사진151〉 용문공심전(龍文空心塼) 탁본. 길이 117cm. 중국 함양 진궁전 유적지에서 나왔다. 가운데 원판, 천문(天門) 안에 작은 동그라미 무늬를 수없이 그렸다. 이는 천문의 강조라 할 수 있다.

‘회남자’에서 찾은 천문 세계관
 
 저번 글을 읽고 한 독자가 메시지를 보내왔다. <사진153>벽돌은 진나라 함양궁 벽돌이니까 기원전 3-2세기 유물이고, 청동거울은 그보다 훨씬 이전 기원전 14세기, 더 멀게는 20세기까지 올라가는데, 어떻게 이 사진 속 원판이 청동거울의 기원이냐고 물었다. 모두 맞는 말씀인데 한 가지는 잘못 보신 것 같다. 나는 이 벽돌이 청동거울의 기원이라고는 말하지 않았다. 저 벽돌 속 원판, 즉 천문(天門)이 청동거울의 기원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 천문은 저 멀리 신석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에 대해서는 앞글 ‘빗살무늬는 과연 암호일까http://omn.kr/1cns0’에서 아주 자세히 밝힌 바가 있다. 나는 이 글에서 중국 한나라 초기 회남려왕 유장의 아들 유안(劉安)이 엮었다고 알려진 ‘회남자(淮南子)’에 신석기 세계관을 알 수 있는 개념이 곳곳에 있고, 특히 <천문훈(天文訓)>, <지형훈(墬形訓)>, <남명훈(覽冥訓)>편은 한중일 신석기 세계관을 그려내는 데 아주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했다.
 ‘회남자’ <천문훈>과 <지형훈>편에는 아홉 겹 하늘과 아홉 구멍 구중(九重 아홉구·겹칠중)·구규(九竅 아홉구·구멍규), 여덟 방위와 아홉 들판 팔방구주(八方九州), 여덟 방위에 나 있는 하늘 통로 팔문(八門)이 나온다. 나는 여기서 구규(九竅)와 팔문(八門)을 ‘천문(天門)’ 세계관으로 정리했다. 이 천문 세계관은 서울 암사동과 러시아 아무르강 수추 섬, 중국 서북 마가요문화, 황하 중류 앙소문화에서 핵심 세계관이고, 그 뒤 이 세계관은 한국과 중국 미술에서 가장 중요한 세계관으로 자리 잡는다.

 용이 수막새에 있는 까닭

〈사진154〉 중국 당나라 용 수막새. 지름 14.1cm. 국립중앙박물관 설명글에는 이 수막새 이름을 `짐승얼굴수막새’라 해 놓았다. 하지만 이는 짐승이 아니라 용이 머리를 디밀고 천문에서 나오는 구상을 표현한 것이다. 〈사진155〉 중국 한나라 청룡 수막새.
 
 <사진154-5>수막새는 <사진153>용문공심전 벽돌 그림을 수막새에 표현한 것이다. 테두리가 둥근 수막새는 <사진153>의 원판과 마찬가지로 천문(天門) 그 자체가 된다. 중국과 한국의 기와쟁이들은 수막새 앞면에 구름, 용, 기린, 현무, 주작, 연꽃을 장식했다. 이 모든 것이 천문에서 비롯한다는 ‘천문화생(天門化生)’을 표현한 것이다. <사진154>처럼 수막새에 용을 장식하면 용이 천문에서 태어난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여기서 고구려백제신라 수막새에 왜 용이 있는지, 왜 그 용이 수막새에서 나오는 모습으로 되어 있는지 비로소 알 수 있다.
 수막새는 그 생김새가 둥글기 때문에 장식을 새기지 않아도 그 자체가 천문(天門)이지만 <사진155>처럼 수막새 한가운데에 다시 동그란 천문을 장식하기도 한다. 디자인 측면에서 보면 수막새 둥근 테두리가 천문이기 때문에 가운데 천문은 없어도 된다. 그런데도 이 기와쟁이는 가운데에 따로 천문을 장식한다. 이는 천문의 ‘강조’이다. 이는 우리가 공부할 때 중요한 것에 별표를 여러 번 하는 것과 같다. 물론 이 기와쟁이가 바깥 둥근 테두리를 도상에서 염두에 두지 않고, 그러니까 없는 것으로 보고 가운데에 천문을 두었을 수도 있다.

 신석기 세계관과 청동거울

〈사진156〉 원판 옥. 전국시대 말. 지름 16cm. 〈사진157〉 방제경. 포항 성곡리 7호 목관묘. 지름 4.8cm. 기원전 1세기∼기원후 1세기. 〈사진158〉 구름운(云)의 갑골문.
 
 먼저 <사진158>구름운(云←雲의 본자)의 갑골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위쪽 운(云) 갑골문에서 머리 쪽 ‘二’는 위상(上)의 갑골문이다. 중국 신석기인은 파란 하늘 너머에 커다란 물그릇이 있어 그 속에 물(水)이 방방이 차 있다고 보았다. 또는 하늘 너머에 물(水) 층이 있는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이것이 천문(天門)을 통해 구름으로 나온다고 여겼다. 이것을 그린 글자가 아래쪽 갑골 운(云)이다. 이런 세계관은 서울 강동구 암사동 신석기 세계관과 똑같다. 이에 대해서는 앞글 ‘빗살무늬토기의 비밀’ 연재글에서 충분히 다뤘다(‘6000년 전 암사동 신석기인이 그린 서울 하늘 뭉게구름’ 참조 바람http://omn.kr/1eyhg). <사진158>구름운(云) 아래 갑골문이 하늘과 천문을 옆(y축)에서 본 것이라면 <사진156>원판 옥과 <사진157>방제경은 땅(x축)에서 고개를 쳐들고 본 천문(天門)이다.
 <사진156>은 용문공심전 원판 옥을 입체로 깎은 것이다. 이 또한 땅에서 고개를 쳐들고 본, 그러니까 x축에서 본 천문(天門)이다. 다만 가운데 구멍을 뚫어 천문을 더 구체로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천문 둘레에 고사리 순처럼 말려 있는 것은 구름이다. 이것은 <사진158>구름운(云)의 갑골문을 그대로 새겼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까 천문에서 구름이 나오는 도상이다.
 
 구름운(云)의 갑골문을 알게 되면
 
 <사진157>은 신라 방제경인데, 방제경(倣制鏡 본뜰방·만들제·거울경)은 말 그대로 한나라 거울을 모방해서 만든 본뜬거울을 말한다. 이 거울 무늬에도 <사진156>과 마찬가지로 동그랗게 말린 넝쿨 더듬이 순 무늬가 있다. 우리 학계에서는 이것을 ‘고사리 순’이나 ‘에스(S)자’ 무늬로 본다. 즉 이것이 ‘구름’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이다. 간혹 구름이라 하는 이도 있지만 정작 이 구름 도상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는 분명하게 말하지 않는다. 이 또한 <사진158>구름운(云)의 갑골문에서 온 것으로 보아야 한다. 사실 <사진158>구름운(云) 갑골문을 알게 되면 그동안 우리 미술·사학계가 풀지 못했던 수많은 유물을 더 깊고 풍성하게 풀 수 있다.
 <사진157>본뜬거울은 다뉴세문경 무늬를 분석할 때 아주 중요한 기준이 된다. 아무리 복잡하고 세밀하게 새긴 다뉴세문경이라 하더라도 전체 도상은 <사진157>본뜬거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그 무늬도 알고 보면 ‘구름’이라는 것을 단숨에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는 신라 장인이 복잡한 중국 한대 거울을 보고 내린 결론이다. 그들은 한대 거울을 그대로 모방한 것이 아니라 ‘본질’을 붙잡아 표현했다. 조선의 분청 사기장과 민화쟁이들이 복잡한 세계관을 한없이 단순하게, 마치 아이의 붓질과 손길로 본질을 드러냈듯, 추사가 말년에 아이 손 붓질로 글자를 쓰던 것과 같은 이치이다.
김찬곤 <광주대학교 기초교양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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