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공고학생회 “비정규직 차별 반대”
학생들 급식실앞 ‘파업 지지’ 피켓 들다

▲ 학교 조리사 파업 지지 전자공고 학생들 피케팅. 광주전자공고 학생회 제공
 “광주전자공업고등학교 학생회 일동은 조리사 분들의 파업을 지지합니다.”

 지난 28일 광주 전자공고 학생들이 점심시간 학교 급식실 앞에서 피켓을 들었다. 오는 3~5일 총파업을 앞두고 있는 급식실 조리사 선생님들을 응원하고 지지를 표명하기 위한 행동이었다. 학교 급식조리사와 돌봄전담사, 교무실무사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촉구하며 3일간의 총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관련 ‘전자공고 솔선수범 학생회’ 등 7명은 이날 피켓팅을 한 뒤 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피케팅 장면이 담긴 사진과 소회를 적은 글을 게시했다.

 학생회는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노동자들의 파업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왔다. 우리학교 급식실 조리사 선생님들은 7월3일 파업을 하신다”며 “다만 걱정되는 것은 조리사 선생님들에게 응원과 지지의 메시지가 아니라 ‘밥을 안 준다’는 원망하는 이야기를 할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회는 “광주 전자공고 학생들은 이런 태도를 보일게 아니라 급식실 조리사 선생님들께서 왜 파업을 하시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도 졸업하면 비정규직 가능성”
 
 학생회는 “바깥 날씨가 더우면 급식실 조리실은 찜질방이다. 뜨거운 불 앞에서 1200여 명의 음식을 조리하고 땀으로 흠뻑 젖은 옷을 벗고 양말은 짜면 물이 빨랫감 짜듯 떨어진다고 한다”며 “그 만큼 힘든 노동환경 속에서 우리들의 밥을 해주시는 급식실 조리사 선생님들이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70만 명 중 절반이 넘는 38만 여명이 학교에서 일을 하고 있다”며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차별이 만연하다. 그것도 학교 안에서”라고 강조했다.

 학생회는 “이 수치는 우리의 미래이기도 하다”면서 학생들의 관심을 독려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전체 비정규직 중 고졸 노동자는 40%를 넘는다. 고졸 노동자들 중 비정규직은 50% 이상이다. 우리가 졸업을 하면 비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고 설명했다.

학교 조리사 파업 지지 전자공고 학생들 피케팅. 광주전자공고 학생회 제공|||||

 해당 글을 본 이들도 “학교 비정규직 파업을 지지하는 학생들을 지지한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광주 전자공고 박상민 학생회 부회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점심시간을 책임져 주고 계시는 조리사 선생님들이 계시지만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점, 학교 구성원들을 떠올릴 때 조리사님들을 떠올리지 않는 점 등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피케팅 참여 이유를 밝혔다.

 또 “학생회에 노동인권팀이 따로 있을 만큼 노동인권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내버스 파업 소식이 있었을 때 학생들이 ‘우리의 피해가 걱정된다’고 반응을 보였다”며 “이번 피케팅 이후에는 학생들 사이에서 파업에 대한 부정적 반응은 거의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피케팅 전날 방과후에 학생 회장단은 교장선생님과 함께 조리사 선생님들을 만나 뵈러 갔는데 응원과 지지를 전하는 우리에게 조리사님들께서 ‘고맙다’는 말을 해주셨다”며 “우리 주변, 나아가 우리의 문제라는 인식을 가지고 끝까지 뜻을 같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3~5일 학비노조 파업 지지 피켓팅
 
 한편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의 이번 파업은 2012년 정부와 시도교육감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시작한 이래 사상 처음 3일 이상의 최장기, 최대 규모의 파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비정규직노조는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공약하자 이를 이행하기 위한 대표 방안으로 공정임금제와 교육공무직 법제화를 제시해왔다.

 공정임금제는 공무원 최하위 직급의 60~70%인 현 임금 수준을 80%로 올리는 것이다. 노조는 이 공정임금제가 정규직-비정규직 임금비율을 최소 80%로 올리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노조는 초중등교육법에 ‘교육공무직’을 명시해 정원이나 인건비 등 기준을 세울 근거를 마련하라고도 요구하고 있다.

 학비연대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서비스연맹 학교비정규직노조, 여성노조 등 3개 노조가 연대하고 있는 기구다. 이 노조들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공립 유·초·중·고·특수학교 및 교육행정기관 교육부 관할 국립학교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조합원으로 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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