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검사할 때마다 우레탄·유해물질 검출
올해 “우레탄 17곳·인조잔디 2곳 확인돼”

▲ 광주의 한 학교 운동장 우레탄 트랙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돼 페쇄 조치 된 모습.
 중금속 우레탄 트랙 파동이 일어난 지 3년 만에 또 다시 악몽이 재현되고 있다. 광주지역 일부 학교 운동장 우레탄과 인조잔디에서 유해물질이 검출 되면서 폐쇄 조치가 이뤄진 상황.

 3년 만의 정기 검사로 ‘무더기 검출 사태’가 재현되자 “운동장 폐쇄는 임시방편일 뿐이고, 예고된 위험이었다면 미리 조치를 하지 않고 왜 방치해 뒀는지” 비판이 잇따른다.

 특히 유해물질이 검출된 운동장은 출입을 금지했지만, 교체 전까지 학생들의 운동장 사용을 완전히 제한할 수는 없는 상황이어서 자녀들의 건강을 우려하는 학부모들의 원성이 높다.

 지난 30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교육청은 초·중·고교 운동장 유해물질 검사를 실시해 우레탄(탄성포장재) 운동장 17곳과 인조잔디 운동장 2곳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유해성이 확인돼 즉각 폐쇄 조치했다.

 3년 전 검사 당시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았거나 검사 대상이 아니었던 학교 운동장을 검사한 결과 모든 우레탄, 인조잔디 운동장에서 유해성이 검출된 것이다.

 이 중 한 개 학교는 인조잔디와 우레탄이 겹시공 된 운동장인데 양쪽 모두에서 유해성이 확인됐다.

▲“폐쇄조치 불구, 안전 사각지대” 논란

 이번 운동장 유해물질 검사는 ‘광주시교육청 친환경운동장 조성 및 관리에 관한 조례’에 따라 2년 마다 실시되는 정기 검사였다. 3년 전에 환경단체, 교육부 중심으로 전수조사가 이뤄지면서 2년이 아닌 3년 만에 검사가 이뤄진 것이다.

 당시 발표 직후 우레탄에 대한 현행 KS기준에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가 빠져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이번 검사에선 프탈레이트를 포함해 검사가 진행됐다.

 KS 기준에는 납, 수은, 카드뮴, 육가 크롬 등 중금속 4종과 프탈레이트가 유해성 검사 대상 물질로 포함돼 있다.

 각급학교 운동장에 설치된 우레탄 트랙에서 납 성분 등이 검출돼 전국이 떠들썩했던 게 2016년 7월이었다. 당시 광주지역에서도 학교 54곳에서 유해성이 검출돼 시급한 교체 필요성이 제기됐고, 긴급 예산이 투입돼 전면 마사토 교체가 이뤄졌다.

 그 후 3년이 지난 현재 또 다시 사태가 불거지자 일각에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위험이었는데, 검사를 하고 나서야 폐쇄조치를 하고 그동안은 방치해 둔 것이었냐”며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또한 우레탄 트랙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된 광주의 한 학교에선 안전 띠 설치 등 폐쇄 조치에도 불구하고, 축구부 연습을 위해 인조잔디 안에서의 활동은 허용하고 있다.

 이에 한 학부모는 “우레탄 트랙을 천으로 덮어놓는다고 하더라도 위험성이 확인된 만큼 운동장 사용을 전면 제한하고, 대체 공간을 마련해서 운동을 할 수 있게 해야하지 않겠냐”며 “운동장 교체 공사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대책을 세워서 아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3년 전 같은 문제가 불거진 이후 연수와 교육 등을 통해 우레탄, 인조잔디 위험성에 대해 인지해 왔다‘면서 ”직접 닿지 않으면 공기 중으로 살포되는 것이 아니어서 일단 출입 제한 조치를 해 두는 것이고, 이번 여름 방학 중으로 마사토(흙)로 교체 공사를 시작해 개학 전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우레탄, 인조잔디 운동장이 마사토로 전면 교체되면 광주지역 학교는 모두 마사토 운동장이 된다.
 
▲교육청 “마사토 교체 서두를 것”

 교육청 측은 “3년 전 검사 이후 문제가 된 운동장을 모두 마사토로 교체했고, 이번에도 그렇게 되면 이제 우레탄, 인조잔디 운동장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마사토는 교체 비용도 훨씬 적을 뿐 아니라 소독만 잘 해준다면 유해물질에 대한 걱정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흙 운동장이라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흙먼지 날림과 빗물 고임, 질퍽거림 현상 등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서울시교육청은 서울대 산학협력단과의 연구로 마사토와 규사를 혼합한 흙을 사용해 물 빠짐 시설이 추가된 친환경 운동장 기준을 개발하기도 했다.

 한편 납 검출 등 중금속 공포의 주범은 우레탄 자체에 있기도 하지만, 우레탄을 토양 바닥에 접착시키기 위해 경화제라는 화학물질을 첨가하는데, 여기에 중금속이 포함돼 있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반적인 인조잔디는 겉잔디와 속잔디, 고무분말과 규사로 구성돼 있다. 겉잔디와 속잔디가 다 마모되면 충전재인 규사와 고무분말이 바람에 날리게 되는데 이 고무분말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돼 문제가 됐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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