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투입 관점서만 논의
학벌 카르텔 형성 위한 시도”
학벌없는사회 보도자료
“사회적 책임 중심 논의돼야”

▲ 한전공대 설립 입지로 선정된 전남 나주 부영CC 일원.<전남도 제공>
한전에서 설립을 추진 중인 한전공과대학(가칭, 이하 한전공대) 설립 계획 수립이 추진 중인 가운데, “재정투입 이외의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중심으로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한전공대 설립 계획은 학비면제, 교수진에 대한 고액연봉, 대규모 실험장비 확충 등 막대한 재정 투입의 관점에서 논의되고 있다”는 문제 제기다.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이하 학벌없는사회)은 3일 보도자료를 발표하고 “학벌주의 부추기는 한전공대, 대학개혁 관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학벌없는사회에 따르면, 현재 한전에서 설립을 추진 중인 한전공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2017년 7월 발표된 국정운영 100대 과제에도 포함됐다.

캠퍼스 부지를 놓고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경합하여 2019년 1월 28일 전라남도 나주로 부지가 확정됐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한전공대 설립에만 약 7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며, 운영비로 매년 650억원이 필요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학벌없는사회는 “지난 27일 열릴 예정이었던 범정부지원위원회 3차 회의 및 기본계획안 발표가 무기한 연기된 것이 재정지원에 대해서 지자체 및 정부부처 간 이견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정부차원의 대규모 재정 투입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학교 설립을 추진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는 “정작 대학 설립 계획의 타당성과 충실함에 대해서는 제대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게 학벌없는사회의 진단이다.

학벌없는사회는 먼저 “한전공대 설립 계획수립이 관련 관련학자들에 의해서가 아닌 용역사에 의해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

“대학은 연구과 교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기 위한 기관이다. 따라서 대학의 신규설치나 구조개혁 등은 이러한 사회적 책임을 중심으로 논의되어야 한다”는 것.

그러나 “현재의 논의과정은 학계에서 필요성이 제기되는 그런 상황이 아니라 지역개발의 측면에서 논의되고 있어 과연 대학 본연의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벌없는사회는 “한전공대 설립은 기존에 있는 자원을 활용하지 못하는 비효율적인 계획”이라며 “이미 광주과학기술원에 에너지 관련 연구소, 학과가 존재하는 실정에서 이를 확대,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로 학교를 설립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산학연 클러스터 조성이라는 목표를 중심으로 계획을 추진하고자 한다면 기존 시설에 투자를 확대해서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한전공대 설립과 함께 추진 중인 한전 영재고등학교 설립 또한 명문고-명문대-공기업으로 이어지는 학벌 카르텔을 형성하기 위한 노골적인 시도”라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막대한 재정투입 이외의 대학 활성화 방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학벌없는사회가 광주전남발전 연구원 자료 등을 토대로 확인한 한전공대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한전공대는 고액연봉을 통해 노벨상 수상자 급 인력을 총장으로 영입하고, 과학기술원 3배 수준 연봉을 교수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막대한 규모의 연구기금과 장비확충이 대학 활성화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학벌없는사회는 “기본적으로 재정을 많이 투입하면 높은 선호를 받게 되어 있다”며 “재정투입과는 별도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벌없는사회는 “한전공대 설립은 철저히 대학개혁의 관점에 입각해서 추진되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며, “에너지관련 연구 역량 강화와 이를 위한 산학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학벌주의에 입각한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는 반면에 효율성이 낮고 대학개혁과도 부합하지 않는 현재의 계획은 전면 수정되어야 한다”며 “한전 및 관계부처들은 에너지 분야 학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효과적인 계획안을 재수립해야 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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