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생각하는 우리 회사 복지제도 점수는 “36점”으로 나왔다. 100점 만점에 36점은 낮은 점수이다. 이번 조사는 회사 복지제도 점수는 기업 규모별로 다르고, 직장인이 생각하는 최고 복지제도가 무엇인지를 알려준 것으로 의미가 있다.
 
▶우리 회사 복지제도 점수 분포

 직장인이 직업과 기업을 선택할 때 연봉을 가장 중시하지만 복지제도도 살피고 있다. 일반적으로 월급이 많은 직장이 복지제도도 좋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는 경우도 있으니 꼼꼼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구인자와 구직자를 소개하는 회사인 ‘사람인’이 최근 직장인 1605명을 대상으로 ‘복지제도 현황과 만족도’를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직장인이 생각하는 우리 회사의 복지제도 점수는 평균 36점이었다.

 점수 분포별로 보면, 10점이 16%로 가장 많고, 이어서 50점이 15.4%, 0점이 13.2%, 20점이 12.1%, 30점이 10.9%로 절반 이상이 50점 이하로 평가했다. 0점이 13.2%이고, 여기에 10점인 16%를 합치면 직장인 3할은 회사에 이렇다 할만한 복지제도가 없다고 평가했다. 비정규직이나 용역회사로 고용되는 경우에는 임금이외에 복지제도가 별로 없기에 이러한 평가가 나온 듯하다.

 회사 복지제도에 대한 점수는 기업규모별로 뚜렷한 차이가 났다. 대기업은 평균 52점이고, 중견기업이 44점, 중소기업이 31점으로 기업의 규모가 클수록 복지제도 점수도 높았다. 이는 대기업일수록 급여가 높고 복지수준도 높다는 사회적 통념과 일치했다. 대기업은 다양한 중소기업과 관계를 맺고, 경비, 청소 등을 용역으로 처리하는 경향이 있기에 중소기업은 임금을 맞추느라 복지제도까지 챙기기 어려운 상황임을 짐작할 수 있다.
 
▶복지제도 점수가 낮은 이유

 직장인이 생각하는 우리 회사 복지제도 점수가 낮은 가장 큰 이유는 ‘정작 필요한 제도는 없어서’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50점 이하의 점수를 준 응답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필요한 복지제도가 없다(49.8%, 복수응답)고 말했다. 다음으로 많은 이유는 ‘복지제도의 종류가 적어서’(47.4%)이었는데, 다수 직장인이 우리 회사에는 필요한 복지제도가 없거나 적다고 평가했다.

 그 다음으로는 회사에 복지제도가 있지만, ‘대부분 나에게 해당되지 않아서’(31.7%)와 ‘눈치가 보여 실제 사용이 어려워서’(20.2%)라고 응답했다. 복지제도가 없거나 적은 것이 문제이지만, 있더라도 나에게 해당되지 않거나, 직장 분위기상 실제로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직장인이 실제로 복지제도를 사용하는 비율은 평균 39.6%이고, 나머지는 이용하지 않았다. 응답자가 실제로 복지제도를 사용한 비율을 보면 10% 이하가 33.3%로 전체의 1/3이고, 사용율이 50%는 14.8%에 불과하며, 나머지도 30%(10.2%), 20%(10%) 등의 순이었다.

 따라서 회사는 직원이 선호하는 복지제도를 다양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직원이 마음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예컨대, 회사는 직장인의 역량개발을 위해 ‘자기계발비 지원’을 만들 뿐만 아니라, 직원이 대학원 진학, 국가자격증 취득 등을 통해 직무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시 퇴근으로 야근 없는 환경 조성, 대학원 가는 날에 퇴근 시간 배려와 같은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직장인이 생각하는 최고의 복지제도

 직장인이 생각하는 최고의 복지제도는 보너스와 같은 경제적 보상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최고 복지제도로 ‘정기 상여금’의 지급을 51.2%(복수응답)로 표시하여 1위로 꼽았다.

 직장인은 월급으로 생계비, 주거비, 교육비, 교통통신비 등 매달 지출해야 하는 비용을 충당해야 한다. 따라서 3개월에 한 번씩 혹은 연말에 추가로 상여금을 주면 여유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직장인은 정기 상여금 다음으로 ‘휴가비 지원’(45.2%), ‘자기계발비 지원’(34.3%), ‘식사제공’(33.3%), ‘유연근무제’(32%), ‘자녀 학자금 지원’(28.2%) 등을 꼽았다. 상여금, 휴가비, 자기계발비, 자녀학자금 등은 모두 경제적 지원에 해당된다. 직장인은 물질적인 지원이 되어야 복지가 구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 ‘유연근무제’가 전체 응답자의 32%이고, ‘자녀 학자금 지원’도 3할 가량 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직장인은 맞벌이로 일하는 경우가 많고, 일과 가정을 균형있게 사는 생활양식을 선호한다. 직장인은 어린 자녀가 있는 경우에 출근길이 매우 분주한데, 자녀 통학을 마치고 출근하는 유연근무제가 점차 확산되길 기대한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터넷을 통해 일할 수 있고, 어느 곳에 있던지 모바일로 접속할 수 있기에 유연근무제는 더욱 확산될 것이다.

▶직장인이 가장 많이 받는 복지

 이번 조사에서 응답한 직장인이 바라는 것은 정기 상여금, 휴가비 지원, 자기계발비 지원, 식사제공, 유연근무제, 자녀 학자금 지원이었지만, 실제로 지급받는 것은 ‘식사제공’이 60.1%(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각종 경조사 지원’(44%), ‘장기근속자 포상’(29.6%), ‘자녀 학자금 지원’(23.2%), ‘정기 상여금’(21.9%), ‘휴가비 지원’(21.9%) 등이었다.

 직장인이 받는 것은 바라는 것과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즉, 회사는 직장인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각종 경조사를 지원하며, 장기근속자 포상을 하는데 역점을 두었다. 이는 회사가 직원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직원이 큰일을 당할 때 위로하거나 축하하여 사기를 높이기 위해 복지제도를 쓰기 때문이다. 장기근속자를 포상하고, 자녀 학자금을 지원하여 근속을 유도하는데 복지제도를 활용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회사의 입장에서 정기적으로 상여금을 주는 것보다 일하는 직원에게 식사를 주고, 일생에 몇 번 생기는 경조사를 지원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바로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 복지제도를 발전시키는 방안

 직장인에게 회사 복지제도는 연봉 다음으로 장기근속에 중요한 변수이다. 직장인은 직장을 선택할 때에 연봉과 복지제도를 고려하지만, 근속이나 이직을 고려할 때에도 연봉과 복지제도를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이번 조사에서 직장인의 58.1%는 사내 복지제도에 대한 불만으로 이직 또는 퇴사를 고민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연봉이 다소 낮더라도 복지가 좋은 곳으로 이직할 의사가 있다는 직장인도 70.2%나 되었다. 문제는 연봉이 낮으면서 복지가 좋은 곳은 별로 없기에 이직을 보다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직장인은 회사의 복지제도를 발전시키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대기업은 중소기업보다, 정규직은 비정규직보다, 장기근속자는 신입보다 다양한 복지제도를 누린다. 따라서 직장인은 노동조합이나 노사협의회 등을 통해 다양한 복지제도를 만들고 실제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같은 회사 내에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복지제도에서 차별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시정하도록 직원모임 등을 통해 노력해야 한다. 성차별 문화가 있는 직장에서는 여성이 복지제도를 활용하기 어려운데, 이때에는 여직원회 등을 통해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

 규정에는 있지만 활용하는 사람이 없는 복지제도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먼저 사용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처음 사용하는 사람은 주위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을 수도 있지만, 누군가 먼저 이용해야 선례를 만들 수 있다. 용기있는 사람이 먼저 신청하면 그 다음 사람은 덜 어렵게 신청하고 마침내 보편적인 복지제도로 정착될 것이다. 우리 회사 복지제도를 잘 활용하여 일할만 나는 일터를 만들어 보자.
참고=사람인 https://www.saramin.co.kr

이용교 <광주대학교 교수, 복지평론가>
ewelfa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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