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도 잠든 시간에 울어예는

 기나긴 사연을 안고 피는
 붉은 접시꽃
 분홍빛 애절한 사랑이련가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였음을 노래한
 김광석의 기타소리 옆에 피는
 붉은 접시꽃
 
 애절한 사랑이어라
 
 뜨거운 햇살
 바람마저 잠든 시간에
 그만 울어예는
 낯빛 가리고 피는 접시꽃
 
 어찌 그리 붉은 마음으로
 애간장 태우다 떠난 사랑인가요
 가슴에 접시꽃을 묻는다
 
 끝이 없는 기다림에
 시간을 붙들고 걸어가는 당신
 마음에 접시꽃을 담는다
 
 그 시절 아련한 시간에
 다가오는 듯 그리운 당신
 붉은 접시꽃은 뜨거운 그리움이다
 
 나 상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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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년 동안 ‘재야 민주화운동’에 몸 담아 온 나상기 선생은 ‘어머니의 죽음’이라는 인생의 전환점에서 사진기를 들었다. “조급하게 변화시키려고 했던 과거에 대해 반성하고, 느긋하게 바라보면서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는 걸 깨달은” 뒤였다. 지금 그는 스스로를 ‘재야 사진가’로 칭하며, 남도 지방 사계절 풍경과 꽃을 담아내고 있다. 인생 2막, 여전히 ‘중심 아닌 곳’에 눈을 대고 있는 나 선생은 그동안 찍은 사진에 시적 감상까지 더해서 최근 ‘시사집(詩寫集)’을 발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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