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상대방이 대화 거부” 신뢰 무너져
중재 시도도 안 먹혀…“한 발 양보 절실”

▲ 18일 광주시의회 1층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연 광주시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제1노동조합 조합원이 들고 있는 피켓. 센터 원장, 사무처장 등의 퇴진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광주시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노조가 파업을 잠정 보류했으나 파업을 철회한 것은 아니어서 앞으로도 내부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문제는 내부 갈등 국면에서 서로간 대화도 끊기면서 불신만 쌓여가고 있다는 것.

18일 광주시에 따르면,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노사 갈등과 관련해 시 노동협력관이 최근 양측에 공문을 보내 중재를 위한 자리를 마련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당초 센터와 제1노동조합은 중재 자리에 몇 명이 참석할지를 놓고 입장차를 보였다.

센터 원장, 사무처장, 각 부서장 등 5명과 제1노조 위원장 등 5명이 참석하는 것이 제안됐지만 너무 많은 인원이 참석할 경우 교통약자 이동지원 차량 운행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3명까지 인원수가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센터 측이 ‘대화 조건’으로 제1노조에 1인 시위 중단을 요구했고, 제1노조는 “1인 시위를 접고선 (대화를)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맞서면서 결국 유야무야된 상황이다.

제1노조가 지난 5월 2019년 임금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으나 이마저 지난 4일 결렬된 상황.

이로 인해 파업이 추진되면서 노사간 갈등은 점점 깊어져 가고만 있다. 하지만 이를 풀기 위한 해법은 보이지 않고 있다.

당장 문제를 조금이라도 풀어가려면 허심 탄회한 대화가 우선이지만 이와 관련해서도 양측은 상대방 탓을 하고 있다.

제1노조는 최근 센터 측이 홈페이지 게시판 및 사내 게시판에 올린 호소문과 노조 파업 관련 자료 등에 대해 “사측이 우리에게 제시하지도 않았던 내용을 마치 있었던 일인 것처럼 글을 올려 갈등을 키우고 있다”며 “공식적 자리에서 나오지도 않은 내용을 호소문으로 제기해 노조가 부도덕한 집단으로 비춰지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우리는 계속해서 공개 토론을 요구해 왔지만 사측이 대화를 거부하거나 대화 자리도 일방적으로 결렬시키고 있다”며 “광주시 역시 경영진의 이야기만 듣고 노조 쪽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자리는 마련해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제1노조는 “광주시 교통건설국장에 면담을 요청했지만 단 한 차례도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고 4월29일부터 6월24일까지 광주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면서 광주시장 면담을 요구했지만 이 역시 거부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대로 센터 측은 “대화를 거부한 것은 노조 측이다”라고 반박했다.

센터 관계자는 “노조 측이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문제제기한 것은 이미 다 과거의 문제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들이 진행 중이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센터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막무가내로 원장, 사무처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원장, 사무처장이 퇴진해야 할만한 이유를 제시하라고 해도 명확한 이유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신뢰를 무너뜨리고 감정적으로 나오는 것은 노조 쪽이다”고 주장했다.
광주시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가 운행하는 교통약자 이동지원차량.|||||

특히 “이번 교섭 과정에서 제대로 회의를 한 것은 몇 번 되지도 않는데, 노조 측은 지난 5월 일방적으로 교섭 결렬을 선언했고, 지방노동위원회 조정 과정에서도 충분히 노조 측 요구를 반영한 개선안을 제시했지만 타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하고 파업을 추진했다”며 “이 자체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센터 이용자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도 꾸려져 나름대로 중재 시도를 했지만 이 역시 별다른 성과는 없는 상태다.

하지만 노사가 워낙 강하게 대립하고 있어 “양쪽에만 맡겨둬선 문제가 더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 시민단체 활동가는 “노사 양쪽 모두 더 좋은 센터 운영보다는 서로에 대한 감정 싸움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광주시 노동협력관은 계속해서 중재를 시도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선7기가 ‘노사상생도시’를 선언한만큼 “시 산하기관의 노사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는 것.

또 다른 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문제가 풀리기 위해선 서로가 한 발씩 양보하는 게 필요하다”며 “조금만 서로의 입장을 고려해 상생 분위기를 만들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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