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노동인권수업, 쏟아지는 질문·관심들
“알바신고 문구 가정통신문에” 반가운 전화도

▲ 찾아가는 노동인권수업 진행 모습.
 중학교로 찾아가는 노동인권수업이 한창이다. 한 중학교에서 노동인권상담을 요청해왔다. 15세 이상부터 알바가 가능한 나이니 중3 학생들이 궁금증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제 시험이 끝난 학생들의 표정은 홀가분해보였다. 선생님과 학생들이 1박 캠프 일정을 짜는데 분주하다. 교실에서 1박을 위한 준비물을 점검하느라 왁자했다. 수업을 담당하는 노동인권강사들의 반 배정이 끝난 후 알바상담을 위해 자리를 옮겼다.

 12명의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만났다. 알바를 경험한 학생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알바는 편의점에서 두 달 근무했다. 1주중 3일 평일 근무를 했다. 하루 2~4시간 동안 사장이 필요하면 부르고 사장이 원하면 일찍 퇴근했다. 주말은 하루 12시간 30분을 일하기도 했다. 식사는 유통기한이 지난 폐기를 먹거나 삼각 김밥을 사서 먹었다. 시급은 5500원이었다. 근로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았다.

 청소년노동인권 명함을 나눠주며 사례를 중심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요기요’ ‘배달의 민족’ 등 배달주문업체로 손쉽게 배달음식을 먹을 수 있는 편리함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위험해서 위험수당을 받는 대신 음식이 식거나 배달이 늦어지면 알바 자신이 음식 값을 배상해야한다는 것을 일부 학생들은 알고 있었다. 학생들은 배달이 늦어진다고 고객 갑질은 하지 않겠다고 앞 다퉈 이야기했다. 배달대행업체 오토바이 알바도 산재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각 반에서 ‘가위바위보’로 이긴 12명은 진지했다.

 점심시간 특성화고로 찾아가는 노동인권 홍보 및 알바상담을 진행했다. 급식시간동안 장마 비가 더 거세졌다. 학교에서 알바상담을 받으라는 안내방송도 있었고 학생회 간부들이 직접 알바명함도 나눠줬다. 열악한 조건에서 진행되는 캠페인이었지만 학생회간부가 식사를 마친 학생에게 “알바 해봤어?” “주휴수당 받았어?” “근로계약서 썼어?” 질문을 던지고 상담 장소까지 이끌어주었다. 근로계약서는 작성했지만 교부하지 않았다, 주휴수당을 받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계산해보니 액수가 부족하다, 현재 시급 6500원을 받고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다, 옷가게에서 옷을 판매하는데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나, 식당에서 서빙을 했다, 근로계약서에는 최저시급이라고 적었는데 통장으로 들어온 금액은 계산착오가 있다 등등. 알바들은 퇴사 후 연락하겠다고 약속했다.

 반가운 한통의 전화가 왔다. 여름방학을 맞아 가정통신문을 보내는데 알바신고 문구를 보내달라는 일반고 선생님의 연락이었다. 청소년 알바권리 명함과 알바권리보호 내용을 메일로 보냈다. 청소년노동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활동이 학생과 교사의 역할로 자리잡아나가는 것을 보고 흐뭇했다. 세대를 넘어 ‘청소년노동’에 대해서 공감하고 지지하고 격려하는 자리가 마련되어 기쁜 날이었다.

 광주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내 청소년노동인권 상담전화 062-380-4465.
박수희 <청소년노동인권상담사>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