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cm 격납건물에 최대 157cm 구멍
환경단체 “3,4호기만 구멍 200개 심각”

▲ 전남 영광 한빛원자력발전소.<광주드림 자료사진>
 광주에서 35km 가량 떨어진 영광 한빛원전에서 사고 소식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번엔 최대 깊이의 공극이 발견되면서 “원전 폐쇄”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25일 영광 한빛원자력본부에 따르면, 점검 중인 한빛4호기 격납건물에서 공극 102개, 8개 그리스 누유부가 발견됐다.

 가로 331cm, 세로 38~97cm, 깊이 4.5cm에서 157cm의 공극들이 추가점검에서 발견됐다.

 격납건물은 168cm의 두께인데, 최대 깊이 157cm 공극이 발견된 건 사실상 11cm의 얇은 두께로 격납건물이 운영돼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사회는 “위험천만한 일”이라며 원전 폐쇄를 촉구하고 나섰다.

 정의당 광주시당은 25일 논평을 통해 이번 발표를 “가히 체르노빌 원전사고에 견줄만한 위험천만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157cm의 공극이 발견됐는데, 격납건물 두께가 168cm인 점을 감안하면 공극이 아니라 동굴 수준”이라며 “그야말로 광주전남북 주민들 안전에 구멍이 숭숭 뚫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위험천만한 사고와 고장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한빛 발전소는 즉각 폐쇄해야 한다”며 “한수원을 포함한 관계당국은 원전 전체에 대한 전수조사와 더불어 책임있는 자세로 명확한 원인규명과 근본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20여 광주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한빛핵발전소 대응 호남권공동행동’도 “90cm의 공극이 발견 되었을 때도 경악을 금치 못했으나, 본연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깊이 157cm, 폭 330cm의 구멍난 핵발전소 건물을 보면서, 우리는 한빛 3, 4호기에 대한 판단이 더욱 명확하게 선명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당장 재정비를 멈추고, 당장 폐쇄해야한다. 폐쇄를 위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수원과 산업부는 그물과 같은 핵발전소의 건물로 ‘발전사업자 이익’이라는 물고기를 잡지 말고, 핵발전소 폐쇄를 통해 국민들의 우려를 종식시키고 안전을 보장하는 공공사업자와 행정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바란다”며 “지금 당장 영광 한빛핵발전소 폐쇄 하라”고 촉구했다.

 환경운동연합 탈핵위원회도 25일 논평을 내고 “격납건물의 인장강도를 높이기 위한 텐돈(쇠줄)에 사용한 윤활유도 곳곳에서 새고 있다는 것이 발견되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수력원자력은 안전에는 아무런 안전문제가 없다며, 발견된 구멍을 메워서 가동하면 된다는 식으로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영광 3, 4호기만 격납건물에 200개 구멍이 발견된 점만 보더라도 안전성을 확보하는 게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한국수력원자력이 밝혔듯이 건설당시 콘크리트 다짐불량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시공사인 현대건설을 비롯한 책임자들에 대한 진상조사와 책임규명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집을 지어도 이렇게는 안 짓는다”면서 “그동안 고작 벽돌 한장도 안되는 두께의 원전건물에 시민 안전을 맡겼다고 생각하니 한숨만 나올 뿐”이라고도 지적했다.

 탈핵위원회는 “앞으로도 또 얼마나 있을지 얼마나 클지 모를 구멍을 찾아 땜질하는 일을 반복할 것인가”라며 “구멍 숭숭 위험 원전 영광 3, 4호기 폐쇄만이 안전을 지키는 유일한 답”이라고 주장했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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