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기반 분열, 김경진 탈당·무소속 선언
3지대 신당 불발시 민주당 독주 견고화

▲ 민주평화당 비당권파 의원들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소속 국회의원 10명이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평화당 탈당을 선언했다.<출처=장병완 국회의원 페이스북>
호남을 핵심 기반으로 둔 민주평화당이 결국 분당된 가운데, 일부 국회의원들의 탈당까지 이어지면서 광주 정치권도 격량에 휩싸였다.

민주평화당(이하 평화당) 탈당파를 중심으로 추진될 이른바 ‘제3지대 신당’과 더불어 바른미래당 광주 국회의원들의 행보 등 변수가 늘면서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정치권의 이합집산이 어떻게 이뤄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이하 대안정치연대)’에 속한 김종회·박지원·유성엽·윤영일·이용주·장병완·장정숙·정인화·천정배·최경환 등 10명의 국회의원은 1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변화와 희망의 밀알이 되기 위해 민주평화당을 떠난다”고 밝혔다.

앞서 평화당 탈당을 결의한 이들은 이날 집단 탈당을 실행하면서 “기득권 양당체제 극복과 한국정치 재구성을 위한 새로운 대안 모색에 나서고자 한다”며 “기존의 조직과 관성, 정치문화를 모두 바꾸는 파괴적 혁신과 통합을 통해 새로운 대안정치세력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주장해 온 ‘제3지대 신당’ 추진 의지를 재확인 한 것이다.

대안정치연대 소속 의원 중 광주를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은 3명(광주 동남갑 장병완·서구을 천정배·북구을 최경환) 등이다.

이들의 탈당과 함께 그동안 독자 행보를 지속해 온 광주 북구갑의 김경진 국회의원도 이날 평화당을 탈당해 총 광주 국회의원 4명이 당을 떠나게 됐다.

다만, 김경진 의원은 대안정치연대가 추진하는 신당도, 더불어민주당 입당도 아닌 ‘무소속 행보’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지역적 한계를 가진 정당의 낡은 옷을 벗고 ‘국민’이라는 새 옷을 입겠다”며 “내년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겸허한 마음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고 밝혔다.

이날로 평화당은 광주라는 핵심 기반을 상실하게 됐다.

8개 지역구가 민주당과 대안정치연대, 바른미래당으로 재편된 가운데, 앞으로 어떤 정치세력이 등장하고, 어떻게 이합집산이 이뤄지느냐가 총선 판도를 가늠할 중요 변수로 떠올랐다.

민주당이 독주할 것이란 전망 속에서 경쟁 상대들이 분당, 탈당 등으로 혼돈에 휩싸이면서 경우에 따라선 경쟁 구도가 완전히 무너지거나 반대로 2016년 국민의당처럼 민주당의 아성을 위협할 예상밖의 판세가 만들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평화당의 분당이 현실화되면서 당장은 옛 국민의당에 같은 뿌리를 둔 바른미래당 소속 호남 국회의원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바른미래당도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한 바른정당계, 옛 국민의당 안철수계로 나뉘어 오래 전부터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는 상황.

평화당의 분당이 당의 내홍 속 미래 행보를 고민하는 바른미래당 호남 국회의원들의 ‘결단’을 부채질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바른미래당에는 박주선(광주 동남을)·김동철(광주 광산갑)·권은희(광주 광산을) 세 명의 광주 국회의원이 속해 있다. 이들과 더불어 전남 여수을의 주승용 의원 등이 대안정치연대와 손을 잡고 신당을 추진할 가능성이 주목된다.

먼저 탈당한 대안정치연대가 신당 추진의 기틀을 다지고, 바른미래당 호남 국회의원들이 탈당해 여기에 합류하는 식이다.

대안정치연대는 이날 탈당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비전과 정책, 새로운 인물, 새로운 주도세력을 중심으로 뜻있는 인사들과 세력들이 다함께 모여야 한다”며 “국민적 신망이 높은 외부인사를 지도부로 추대하고 시민사회와 각계의 전문가가 대거 참여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신당에 힘을 실어줄 인재 영입과 지역 민심의 지지가 뒷받침될 수 있느냐도 중요한 관건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대안정치연대의 탈당을 놓고 평화당 당원들 간에도 평가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위원장, 상임위원장 등 주요 당직자들은 대안정치연대와 함께 탈당하기로 한 반면, 일부 평당원들은 분당을 부추긴 대안정치연대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며 “평화당 깃발을 지켜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대로라면 대안정치연대는 텃밭인 호남에서마저 확실한 지지를 얻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의당에서 나와 평화당으로 출범한지 1년6개월여 만에 또 신당을 추진한다는 것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 피로감 등도 극복 과제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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