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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교사 배이상헌, 성비위 논란의 수업 직접 재연
지지모임 주관, 광주시교육청 민원인서
“성희롱 의혹 발생 당시 상황 이해 취지”
민우회는 “학생 경험 동일 적용 불가”
김우리 uri@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9-08-14 18:20:04
▲ 배이상헌 교사는 성평등교육과 배이상헌을 지키는 시민모임(이하 모임 측) 등 30여 명이 모인 가운데, 13일 오후 3시 광주시교육청에서 수업재연의 자리를 마련했다.

‘성평등’ 수업 도중 학생들에게 교육한 영상과 발언으로 성비위 논란에 휩싸인 도덕교사 배이상헌 선생이 당시 수업을 재연했다.

“중학교 도덕 과목 성윤리 단원의 학습요소와 논리체계를 가감없이 알리고 싶다”는 취지에서였다.

배이상헌 교사는 성평등교육과 배이상헌을 지키는 시민모임(이하 모임 측) 등 30여 명이 모인 가운데, 13일 오후 3시 광주시교육청에서 수업재연의 자리를 마련했다.

성비위 수사 대상이 되면서 직위해제 조치가 된 배이상헌 교사에게 소명 기회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았다고 주장해 온 시민모임 측은 “해당 성평등 교육이 어떤 학습요소를 가지고 어떤 맥락에서 진행됐는지 직접 보고자 한다”며 수업재연 자리에 참석했다.

이날 수업재연은 “시교육청 내 장소 사용을 허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육청 측이 중단을 요구하면서 예정시간보다 15분가량 지연됐다.

하지만 수업재연이 진행된 장소는 민원인들이 자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쉼 공간이어서 별도의 사용 허가 절차가 필요치 않았다.

이에 모임 측이 항의에 나서면서 잠시 소란이 빚어졌지만, 교육청과 타협이 이뤄져 민원인 공간의 기자재 사용 등이 무리 없이 가능했고, 수업도 이어졌다.

광주의 H중학교에서 도덕담당을 맡은 배이상헌 교사는 성 윤리 수업 중 지난해 9∼10월 1학년, 지난 3월 2학년 학생들에게 교육자료로 프랑스 단편 영화 ‘억압받는 다수’를 보여줬다.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해당 영상, 몇 개의 발언에 대해 불쾌감을 느꼈고, 광주시교육청 성희롱 성폭력 신고센터(국민신문고)에 해당 교사를 ‘성적 수치심’으로 고발하는 민원을 접수했다.

배이상헌 교사는 성평등교육과 배이상헌을 지키는 시민모임(이하 모임 측) 등 30여 명이 모인 가운데, 13일 오후 3시 광주시교육청에서 수업재연의 자리를 마련했다.

이에 광주시교육청은 해당 학생 등과 면담조사를 진행 해당 교사를 ‘성비위’로 판단하고 ‘학교 내 성희롱·성폭력 대응 매뉴얼’에 따른 수업 배제 조치를 취했고, 수사가 시작된 지난달 24일 배이상헌 교사는 직위해제 됐다.

수업 재연에 나선 배이상헌 교사는 수업에 사용된 도덕 교과서 중 ‘성 윤리’ 단원을 중심으로 논란이 된 부분을 중심으로 수업을 축약해 진행했다.

수업을 시작하며 배이상헌 교사는 “교과 흐름 속에서 수업 당시를 헤아려보고 상상해보는 것이 모임 회원들에게도 필요할 것 같았다”며 “(수업 재연에서) 청소년, 학생들이 없어서 아쉬움이 있지만 성평등교육은 치열한 현실에 대한 이야기이고 자신에 대한 성찰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수업의 의미를 헤아려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배이상헌 교사가 수업 중 했던 발언 중 논란이 된 ‘4개 문장’을 직접 프린트 해 배부하기도 했다.

문제적 발언은 ‘너희는 나를 식민지처럼 따라야 한다’, ‘성관계를 하고나면 기분이 야릇하고 좋다’, ‘위안부는 몸파는 여자, 위안부는 스스로 가서 그랬다’, ‘남자가 여자를 꼬실 때 안 되면 강간하면 된다’ 는 등이다.

그동안 배이상헌 교사는 자신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일본군 성노예로 끌려간 위안부 관련 발언은 2018년초 문제가 된 부산 모대학 교수의 발언을 인용하며 비판적으로 소개한 이야기인데 정반대로 곡해하고 신고했다”고 해명했으며, 성관계와 관련된 발언은 “성적 스킨십의 쾌락적 느낌에 거부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거나 의사 표현의 타이밍을 놓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발언이었다”고 해명해 왔다.

그가 재연한 수업에서도 해당 발언들은 성적 주체성·성적 자기결정권과 관련한 교과서 내용 중 ‘우리는 상대방의 적절하지 못한 성적 요구나 표현에 대해 옳지 않다고 말하고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과 함께 전달됐다.

그 중에서 ‘성관계를 하고나면 기분이 야릇하고 좋다’는 발언은 수업재연에서 “성적인 욕망, 쾌락, ‘연어가 종족번식을 위해서 강을 거슬러 올라오는 까닭’처럼 생물학적 가치이지만, 너무도 소중하기 때문에 조물주는 쾌락적 가치를 같이 줬다”며 “결국 성은 사람과의 관계속에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생물학적, 쾌락적, 인격적 가치를 모두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으로 표현됐다.

배이상헌 교사는 성평등교육과 배이상헌을 지키는 시민모임(이하 모임 측) 등 30여 명이 모인 가운데, 13일 오후 3시 광주시교육청에서 수업재연의 자리를 마련했다. 수업재연 안내 포스터.

또한 논란이 된 ‘보쌈문화’에 대한 발언과 관련해선 성적주체성, 성적자기결정권이 최근에 정립된 개념이라는 점을 설명하며 “과거엔 과부 보쌈 문화가 있었다. 재가를 금지하는 문화 때문에 남편이 죽으면 평생 혼자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 과부도 자의반 타의반” 등의 내용으로 전달됐다.

이어 ‘남자가 여자를 꼬실 때 안 되면 강간하면 된다’는 발언은 수업재연에서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은 교과서를 보면 이미 정착한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건 정말 최근에 교과서에 소개 되고 있다. 여성, 사회운동이 소중하게 제기하는 것이다. ‘어렸을 때 청년일 때 보면 선배들이 보면 결혼하고 싶으면 같이 자브러라’고 조언이랍시고 하는데 도무지 받아들여지지 않는데 그렇게 해야 총각딱지를 떼는 등 그걸 조언이랍시고 했다”는 맥락으로 전달됐다.

배이상헌 교사는 또 논란이 된 영상 ‘억압당하는 다수(Oppressed Majority)’라는 작품을 틀어줬다.

이 영화는 러닝타임 11분으로 남자와 여자 간 전통적인 성역할을 뒤바꾼 일명 ‘미러링 기법’을 사용, 성불평등을 고발하고 있다.

영상에서는 상의를 입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는 현실 속 남성을 꼬집듯 상반신을 노출한 여성이 등장하고 여성들이 남성을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하려는 장면, 성기를 적나라하게 거론하는 대사 등이 등장하는데, 중학생 대상 교육 자료로 적합했느냐는 논란의 단초를 제공했다.

수업을 마친 후 배이상헌 교사는 “중학교 도덕에서 성윤리 단원, 성평등 단원이 무엇을 학습요소로 제시하며 어떤 논리체계로 접근하고 있는지를 가감없이 알리고 싶었다. 도덕 수업에 대한 상상력을 전제로 ‘배이상헌의 성희롱’을 이해하는 작업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이날 수업재연 자리는 모임 측과 현직 도덕교사 등 교사, 성인들이 참관하고 학생, 청소년들의 관점이 배제돼 아쉬움과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업재연에 앞서 광주여성민우회는 “젠더 권력에 대한 이해가 없는 ‘성평등 교육’은 ‘성평등 교육’이 아니다”는 입장의 성명을 발표했다.

민우회는 성명에서 “학교 현장에서는 젠더, 나이, 위계(교사-학생) 등에 의한 권력이 작동하고 있다”며 “이번에 진행될 공개수업은 학교현장과 조건, 맥락, 권력구조가 다르므로, 학교 수업과정 속에서 학생들이 느꼈을 일련의 경험들을 동일하게 재현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공개수업으로 무엇을 증명하려고 하는가?”라고 질문하고 “이번 공개수업은 결국 해당교사의 성평등 교육이 문제없음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스쿨미투와 성평등 교육을 지키려는 의지가 분명하다면, 공개수업의 결과가 미투 당사자의 목소리를 삭제할 수 있는 것임을 성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젠더권력에 대한 이해가 없는 ‘성평등 교육’ 공개수업은 결코 ‘성평등 교육’이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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