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적 일본인·프랑스 수영선수단도 참여
“기억하겠습니다·잊지 않겠습니다”

▲ 14일 광주시청 앞 평화의소녀상에서 제3회 일본군‘위안부’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광주시와 일본군 성노예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광주나비는 14일 저녁 광주시청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제3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은 1991년 8월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학순 할머니가 피해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 증언한 날을 기리기 위해 지정됐다.

정부는 2018년부터 기림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고 기념식을 개최하고 있다. 광주시는 이보다 1년 빠른 2017년부터 기념행사를 진행해오고 있다.

올해 기념행사엔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동찬 광주시의회 의장, 장휘국 교육감 등 정치인과 경신여고, 금호중앙여고, 동아여고, 숭덕고, 광주숭일고, 조대여고, 대성여고 등에서 학생들이 참여했다.

기념행사에선 일본의 사죄와 반성, 배상을 촉구하는 발언들이 이어졌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최근 일본 정부의 행태에 대해 “당사자인 일본은 반성과 사과는 커녕 적반하장식 경제보복으로 또다시 우리를 분노케 만들고 있다”며 “일본 정부의 후안무치와 안하무인적 역사왜곡을 바로잡기 위해선 정부와 정치권 국민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돼서 힘을 키워야 한다”고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공식사죄와 법적배상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행사에 참여했다.

광주나비 백희정 대표는 “올해 3월 광주에서 유일하게 생존해계셨던 곽예남 할머니가 이자리 계셨으면 좋겠는데 먼저 가셨다. 애도를 표한다”면서 “부끄러운 역사를 부정하고 왜곡하고 있으며 오히려 억지스러운 보복조치를 감행하고 있는 아베 정부의 행태를 광주나비와 광주시민은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역사는 정의롭게 기억되고 기록돼야 한다”며 “광주정신은 민주인권평화를 상징한다. 우리는 이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여기에 정의의 가치를 더하고자 한다. 저는 아베 정부에게 전쟁범죄 인정, 진상규명, 공식사죄, 법적배상, 전범자 처벌, 역사 기록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기념행사에는 일본 나가사키 오카 마사하루 평화자료관에서 ‘한국에서 배우는 역사기행단’ 일본인 12명이 방한해 행사에 참여했다.

구니타케 마사오 이사는 발언에 앞서 “김학순 할머니, 강덕경 할머니, 황금주 할머니”라며 피해자 이름을 부른 뒤 “그리고 많은 일본군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 여러분들을 우리는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 뒤 “여러분들의 용기있는 행동은 일본의 같은 경험에 고통받고 있는 여성들에게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여성의 몸과 마음을 짓밟았던 자들을 결코 용서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세계에 널리 알려져 많은 사람에게 위로와 격려가 됐다”며 “이 메시지는 세계에 넓게 확대돼 많은 사람에게 인권을 지키는 방패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 민주주의의 거점인 광주에서 여러분과 같이 기념할 수 있는 의미있는 날을 맞이하게 돼서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한국 여러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대하고 평화로운 세계, 성폭력 없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구니타케 마사오에게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마스코트 수리달이 인형을 기념품으로 전달했다.

광주세계마스터즈수영선수권대회 참가자 광주에 온 프랑스 선수단 20여 명이 소녀상에 헌화하고 있다.

학생 대표로 발언에 나선 광주여고 임수연 학생은 “역사의 산 증인들이 사라지고 있다. 올해만 해도 5분이 떠나셨다. 어쩌면 일본은 이것을 노리고 있는지도 모른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잊어서는 안된다.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숭일고 김예빈 학생도 “바른 역사는 우리로부터 시작된다”며 역사를 기억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평화의소녀상 주위로 국화꽃을 헌화하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에 공감했다.

광주세계마스터즈수영선수권대회에 참여하는 프랑스 경영 선수 20여 명도 기념행사에 참여해 국화꽃을 헌화했다.

한편 이날 기념행사에선 가수 권준희 씨, 퓨전국악공연단 루트머지, 국근섭 씨의 감성무 등 공연과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행사를 마친 뒤에는 광주시청 무등홀에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의 삶의 터전인 ‘나눔의 집’에서의 생활을 그린 다큐영화 ‘에움길’을 단체관람했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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