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없는사회, 40개 국립대 시설물
대관기준·절차·자격 등 조사
“지역사회에 시설물 문턱 높아
학생에게도 추가적 절차 요구”

“대관기준 완화하고 온라인 예약 시스템 등 갖추어야”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전국의 주요 40개 국공립대학교를 대상으로 대학본부 관할 시설물에 대한 대관기준 및 자격, 절차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학벌없는사회가 대학의 특성상 시설물 대관이 불가능한 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 한국방송통신대학교를 제외한 40개 대학의 대학본부가 관할하는 시설물의 대관절차를 조사한 결과, “국공립대학이 공공시설임에도 구성원외 시설물 대관의 문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학벌없는사회는 “먼저 지역사회에 대관하는 경우 대부분 국공립 대학에서는 특별한 제한을 두고 있지는 않았으나 일부 학교에서는 내부 구성원에게만 대관을 허가하고 있었다”며 “반면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시설을 개방하도록 원칙을 명시하는 대학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위의 4개 대학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외부인에게 대관을 금지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대관 거부 사유에 대해 객관적이고 세부적인 기준이 분명하지 않아 대학본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대관이 거절될 수 있는 상황이다.

원칙적으로 대학구성원외 대관을 금지하는 대학(부산대, 부산교대)과 지역사회에 대한 시설물 개방원칙을 규정을 통해 명시한 대학 (군산대, 대구교대)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외부인에게 대관을 금지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대관 거부 사유에 대해 객관적이고 세부적인 기준이 분명하지 않아 대학본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대관이 거절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게 학벌없는사회의 지적이다.

또한 “같은 대학 구성원일지라도 학생에 대해서는 특별한 절차를 규정한 경우도 많았다”며 “교원이나 직원의 경우 간편하게 내부 구성원용 절차에 따라 대관할 수 있으나 학생의 경우 지도교수나 학생처장의 승인 혹은 총장의 승인 등을 추가적으로 요구하는 등의 사례들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학벌없는사회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9개 대학(경상대, 부산대, 강원대, 전남대, 춘천교대, 서울교대, 서울과기대, 대구교대, 금오공대)에서 학생 대관절차를 별도로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일부 대학에서는 학칙 및 규정으로 정한 절차 외에 학생담당 부서에서 임의적으로 판단하는 사례들이 있다. 이에 이번에 확인된 대학 이외에도 비슷한 사례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학벌없는사회는 “충북대, 창원대, 한국교통대, 충남대, 공주대 등 5개 대학에서는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갖추어, 예약 일정을 확인할 수 있는 등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었다”면서 “대학의 행정업무가 이미 전산화 되어 있는 것을 고려한다면, 각 대학들은 인터넷 접근이 어려운 계층을 위해 오프라인 신청 절차를 유지하는 한편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갖추어 보다 간편한 시설물 대관 절차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대학은 학문과 교육의 사회적 책임을 위해 운영되어야 한다. 특히 막대한 국고보조를 통해 운영되는 국공립대는 그 사회적 책임이 더 크다. 대학은 해당지역의 사회문제나 현안에 대해 적절한 공론장을 제공해야 하며 정책연구의 중심으로 기능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적 책임은 대학의 시설물을 지역사회에 개방하는 것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의 조사결과, 일부대학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이러한 사회적 책임을 기본원칙으로 선언하지 않고 대학본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대관을 허가하지 않는 규정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에 학벌없는사회는 “더 나아가 외부인의 대관을 금지하는 대학의 경우는 과연 해당 대학이 국가의 세금을 보조받을 자격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학생이 등록금 납부를 통해 대학재정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국가재정지원의 기준인 것을 고려한다면 학생은 대학의 시설물을 누구보다도 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벌없는사회는 “전국의 국공립대 대학본부는 지역사회에 대한 개방원칙을 명문화하고 시설물 대관 온라인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 교육부는 국공립대의 시설물 대관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기준을 마련하고 국공립대학들이 이러한 책임을 방기하지 않도록 감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시설물 대관에 있어서 교직원과 학생에 차별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대학(경상대, 부산대, 강원대, 전남대, 춘천교대, 서울교대, 서울과기대, 대구교대, 금오공대)들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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