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마을의 역사·문화, 스토리텔링으로 관광자원화”

▲ 사진 제공=전남도.
“B&G(뻥과 구라)도 한 번 들으면 말이지만, 두 번 듣게 되면 노래가 되고, 세 번을 듣게 되면 전설이 된다. ”

지방자치가 부활되고 지방분권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할 즈음으로 기억을 한다. ‘향부론(鄕富論)’ 과‘ 지역창생학(地域創生學)’이라는 학문으로 세간의 관심을 일으키던 모 대학 교수께서 운영하던 (사)한국지방자치연구소의 ‘프로듀서형 지도자육성교육’에 참여한 적이 있다.

벌써 십여 년이 다 되어 가니 기억조차 가물가물하지만 한 달에 한 번씩 6개월 과정이었던 것 같다. 입담 좋으시던 교수님의 강의내용 중에 지금도 생생하게 남아 있는 것이 “뻥과 구라도 한 번 들으면 말이지만, 두 번 듣게 되면 노래가 되고, 세 번 듣게 되면 전설이 된다” 라는 진실이 아닌 진리(?)같은 말이다. 이와 비슷한 말로 “거짓말도 백 번을 하면 진실이 된다”라는 일본 속담도 있다.

스토리텔링 등을 통한 관광자원화…. 다소 늦은 감은 있으나 전라남도가 공동체의 근간인 마을의 역사·문화자원을 발굴하고 그 가치를 재조명해 관광 상품으로 육성하기 위해서 금년에 처음 개최되는 ‘ 마을이야기 박람회’(8월30일~9월1일)가 필자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열리고 있어서 지난 주말에 다녀왔다.

물론, 추석을 앞두고 연례행사(?)라 할 수 있는 벌초를 미리 끝냈기에 이런 여유가 생겼는지 모른다.

행사장이 설치된 무안스포츠파크 실내 체육관 안으로 들어서니 시군 대표마을을 소개해 놓은 이야기 주제관과 시군별 문화관광콘텐츠 홍보관, 마을기업을 중심으로 정보공유의 공간인 산업관으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주제관에서는 인물 따라 시간여행 마을, 놀라운 자연생태를 담은 마을, 옛 이야기를 품은 걷기 좋은 마을, 이색체험으로 가득한 마을, 풍류가득한 마을 등 마을별로 특별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홍보관에는 시군의 대표 관광문화자원과 농특산물을 전시해 놓고 판매를 하고 있으며, 그 옆에 마련해 놓은 산업관에서는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과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특산물을 생산하는 마을기업이 각자의 상품을 알리고 있었다. 짧은 준비기간에도 불구하고 짜임성이 있게 잘 구성이 되어 있었다.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지역과 세대를 아우르고 과거를 통해 현재를 재조명하고 공동체라는 따뜻한 가치가 확산되고 미래 발전으로 이어지길 기대하는 주최 측의 야심찬 바람과는 달리 사전홍보가 미흡한 탓인지 청중들이 적더라는 것이다. 자칫 그들만의 잔치가 아닌가 싶을 만큼 행사장이 한산했다.

“홍어 빠진 잔칫상은 차린 것이 없다 ” 는 전라도 말처럼 청중이 북적거려야 행사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는 말이 나올 텐데! 다들 벌초와 성묘를 위해 바쁜 것일까? 군단위에서 주관하는 행사보다 더 한산한 분위기인지라 동네 사람으로서 미안함감이 앞서는 것이사실이다.

하지만, 해가 거듭되고 체계적인 홍보가 수반이 되면 나아지겠지 하면서 행사장 밖으로 나오니 추석 대목장 준비를 하려다 말고 나온 시군 농특산물 부스들은 적막감마저 감도는 것 같다. 행사 주최기관과 주관하고 후원하는 단체들에 대한 역할도 새롭게 정립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런 모든 것들이 첫술에 배부를 리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농촌인구의 감소로 사라지고 있는 지역의 오랜 역사와 문화를 지역 고유의 색과 맛을 통해 새로운 문화 관광자원으로 활용화하겠다는 당찬 도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고 큰 박수를 보낸다.
이재광 시민기자 jglee1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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