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약속 헌식짝처럼 버린 행위”
“2013년 약속 우회도로 건설 지켜야”

▲ 지난 5월 개통한 북부순환도로 개설공사 2공구.<광주시 제공>
광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북부순환도로와 관련, 일곡동 주민들은 “주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렸다”고 비판하며 규탄행동에 돌입할 것을 예고했다.

북부순환도로 한새봉 관통 반대 대책위원회는 5일 “광주시는 북부순환도로 한새봉 터널 계획을 철회하고 우회도로 약속을 지켜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광주시는 8월12일 북부순환도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시는 이 자리에서 터널을 뚫는 방식의 도로계획을 재차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부순환도로 사업은 북구 용두동에서 장등동 도동고개까지 연결하는 6.74km의 순환도로 개설 사업이다.

광주시는 당초 본촌터널과 일곡터널 두 개 터널을 뚫겠다는 기존 계획을 변경해 1개 터널만 건립해 영향을 최소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은 시가 지난 2013년 약속했던 “우회도로 건설”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책위는 성명을 통해 “2013년 광주시는 북부순환도로 우회도로 노선계획안을 발표하고 6월 21일 주민설명회를 통해 우회도로 계획을 확정한 바가 있다”며 “그런데 2018년 5월, 주민간담회를 요구하여 우회도로 계획을 전면 배제한 도로계획을 설명하더니 2019년 8월 한새봉 관통 터널을 제시하는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에 대해 “주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파렴치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진행 과정에서의 일방적 행정도 지적했다. 대책위는 “지난 1년 동안 광주시는 변경계획을 수립하고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면서 이 과정에 단 한 번도 주민에게 북부순환도로 계획 변경에 대한 설명을 하거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마련하지 않았다”며 “더구나 이번 주민설명회에서는 사전에 주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발표자료를 인쇄해 줄 것을 요청했음에도 일곡동 주민설명회에서는 자료조차 제공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또 “2013년 광주시는 우회도로 노선을 설명했는데, 왜, 어떤 이유 때문에 이 노선 계획을 선정할 수 없는지 대책위는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했다”면서 “우회도로 노선 검토를 위해 그동안 진행된 논의와 절차, 내용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광주시가 한새봉의 훼손이 불 보듯 뻔한 도로를 강행하려는 것은 일관성 없는 행정의 표본”이라며 “한새봉을 훼손하고 도로와 터널 공사를 강행하는 것이 광주시민의 삶의 질을 위한 최선의 선택인지 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광주시청을 규탄하는 주민행동 돌입을 예고했다. “16일 시청 앞에서 광주시의 우회도로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주민행동을 할 계획. 그리고 향후 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을 통해 북부순환도로 한새봉 구간 터널 공사를 저지하고 한새봉을 지켜낼 것이다”는 것이다.

한편 북부순환도로 한새봉 관통 반대 대책위원회에는 한새봉두레, 한새봉숲사랑이, 씨튼어린이집, 씨튼수녀원, 숲협설가협회광주전남지부, 광주전남녹색연합, 광주환경운동연합, 광주한살림, 정의당광주광역시당이 참여하고 있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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