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사측 대표 대동 현장 조사” 등 규탄
“중소사업장도 불법파견 만연…엄중처벌해야”

▲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가 4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불법파견을 감시해야 할 노동청이 불법파견에 대해 편파조사하여 노동자의 분노를 사고 있다”면서 “노동청은 즉각 사과하고 불법파견을 공정하게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이 불법파견 조사를 하면서 사측에 편파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장 조사를 하면서 사측 대표를 대동하고 노동자들의 진술을 듣고 말이 통하지 않는 이주노동자에게 설문지 작성을 요구하는 등 부적절한 현장조사를 했다는 것.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이하 금속노조)는 4일 오전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불법파견을 감시해야 할 노동청이 불법파견에 대해 편파조사하여 노동자의 분노를 사고 있다”면서 “노동청은 즉각 사과하고 불법파견을 공정하게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5월30일 평동산단에 소재한 대한솔루션 도급 노동자 7명은 대한솔루션이 도급을 위장한 불법파견을 하고 있다”며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대한솔루션은 자동차 소음재를 만드는 공장으로 생산물량이 많은 조립라인을 도급화해 ‘제이엔’이란 업체에 맡겨 물량을 생산해왔다.

그리고 올해 1월 대한솔루션은 ‘제이엔’에서 ‘제이엔디’로 이름만 바꾼 업체와 다시 재계약을 했다. 주간에 대한솔루션 정규직이 작업한 라인에서 그대로 야간에만 도급업체 소속 노동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 노동자들의 설명이다.

도급업체 사장은 원청의 퇴직자로 임금만 챙겼으며 노동자들은 원청의 직접지시를 받았으고 카톡으로 하루 작업할 물량을 전달 받고 일을 했다는 등이 불법파견 진정의 이유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속노조는 “도급회사의 노동자는 늘 고용이 불안해 사측의 횡포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면서 “밤 8시에 일을 시작해서 초과근로 10시간을 꼬박 일하고 아침 7시에 퇴근을 하는 생활을 몇 년 동안 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속노조는 “불법파견된 노동자들은 지난 5월30일 노동청에 불법파견 진정을 내고 7월22일에는 노동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면서 “명백한 증거를 제시하였기 때문에 노동청이 억울함을 해소하고 불법행위를 철저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믿었지만 8월22일 평동공단 대한솔루션 공장에서는 기가막힌 일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광주지방고용청 근로감독관들이 불법파견 현장조사를 한다며 갑자기 공장에 들어와 불법파견과 관련한 설문지 작성을 요구했는데 피의자라고 할 수 있는 사측의 대표가 근로감독관과 함께 왔다”면서 “사장 앞에서 제대로된 진술을 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고 더구나 해설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의견은 묵살 되었고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인 노동자에게도 설문지를 들이밀었다”고 전했다.

또 “더욱 가관인 것은 불법파견 진정을 넣은 이전 상황에 대해 조사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진정 이후 회사가 대비를 한 상태를 조사해 사측의 불법사례를 피해갈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속노조는 “노동자의 권익을 지켜준다는 노동청이 황당한 편파 조사를 통해 노동자를 우롱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노동청은 즉각 사과하고 불법파견에 대해 철저하고 공정하게 수사하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도급업체 노동자는 “초동수사가 중요할 것인데 사장이 있는 자리에서 조사를 하는 게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인가” 물으며 “5월30일에 진정을 했는데 9월이 돼서도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않아 고통스럽다”고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이 끝나고 노조 간부들은 강현철 광주지방고용노동청장 등과 30여분간 면담을 가졌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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