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조사서 설비결함 없음 확인”에
“결함 없는데 설비개선? 앞뒤 앉맞아”

▲ 지난달 28일 한빛핵발전소대응호남권공동행동이 한빛핵발전소 앞에서 ‘한빛 핵발전소 1호기 재가동 결정 규탄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영광 한빛핵발전소 폐기를 위한 공동행동에 나선 시민단체들이 한빛 1, 3, 4호기의 조기폐쇄를 다시 한 번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지난 4일 한수원이 “1호기 원자로에 설비결함이 없다”고 해명한 것과 관련, 시민단체들은 “제발 변명 대신, 반성을 하고 책임을 져라”면서 반박했다.

 한빛핵발전소대응호남권공동행동은 8일 “한수원은 제발 변명 대신, 반성을 하고 책임을 져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 4일 한국수력원자력이 발표한 해명자료에 대한 반박문이다.

 한수원은 ‘한빛핵발전소대응 호남권공동행동 관련 사실관계 설명드립니다’ 자료에서 “한빛1호기 원자로 수동정지 사건은 규제기관 특별조사 결과 인적실수에 의해 발생한 사건으로 밝혀졌으며, 핵연료, 제어봉 등 설비의 결함도 없음을 이미 확인한 바 있다”고 해명했다.

 특히 규제기관 뿐만 아니라, 민관합동조사위원회에서 추천한 전문가들로부터 설비결함이 없음을 이미 확인한 바 있다며 “설비결함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한수원 “폐쇄 요구 지나쳐”
 
 CCTV만 설치하고 재가동에 들어간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원안위 과제 3대 분야 16개, 한수원 자체 과제 3대 분야 11개를 재발방지대책으로 수립하고, 각 과제별 추진일정에 따라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며 “비정상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핵심적인 대책들을 마련하여 이행하고 있으므로 ‘제대로 된 안전대책 마련과 이행 없이 CCTV 설치만으로 재가동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후화 되고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였다면서 폐쇄를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발전소의 기계적 결함 문제는 축소, 은폐하고 모든 것을 현장 근무자들의 실수로 몰아감으로써 꼬리자르기를 하는 지금까지 봐왔던 전형적인 행태를 보여준다”며 비판했다.

 이들은 “한수원은 제어봉 제어계통에 대한 종합 정밀점검을 실시하고, 한빛 1, 2호기 등의 제어봉 제어설비를 전면 개선하고 이를 한빛1호기의 경우 21년까지 완료한다는 대책을 내놨다”며 “그런데 한수원의 해명을 보면 민관합동대책위와 충분한 내부 논의없이 ‘각 과제별 추진일정에 따라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설비결함이 없는데 돈을 들여 설비를 전면 개선하고, 안전이 확보된 후에 발전을 재개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원칙마저 무시하고 안전대책이 이행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발전소 가동을 결정한 것”이라며 “말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특히 한수원이 한빛원전 1호기와 동일한 원전 98기를 운영 중인 미국의 사례를 든 것과 관련, 단체들은 “혹세무민”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시민단체 “미국 사례는 혹세무민”
 
 이들은 “미국은 1978년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 섬 핵발전소 사고를 겪은 뒤에는 지금까지 단지 1기의 핵발전소만 새로 건설했다”며 “그 이유는 핵발전소에 대한 안전성문제, 핵폐기물 처리 비용 등으로 당초 예상했던 건설비용이 치솟고 있어 완공시점이 불투명 하는 데다 완공 후 운영을 하더라도 사업자 이익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리고 무엇보다 신재생과 천연가스 중심으로 에너지 시장이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런 이유들로 미국은 일찌감치 낮은 경제성을 판단하고 새로 짓기 보다는 현재 운영 중인 원자로 가운데 84기의 설계수명을 연장하는 고육지책을 쓴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전력수급이 충분하고, 에너지 절약과 효율성 제고, 신·재생에너지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발전사업자의 이익을 위해 국민의 안전성을 담보해야하는 고육지책이 필요하지 않다”며 “이런 속사정은 말하지 않은 채 한빛 1호기의 운전 재개를 정당화하기 위해 미국의 예를 든 것은 전형적인 혹세무민이다”고 비판했다.

 한빛핵발전소대응호남권공동행동은 “한국도 지금과 같이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행정 지원, 금융 지원이 없다면 경주의 4기의 중수로나 너무 많은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는 한빛 1,3,4호기는 당장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며 “노후화 되고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한빛1호기를 당장 폐쇄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한빛핵발전소대응호남권공동행동에는 영광핵발전소안전성확보를위한공동행동, 핵없는세상을위한고창군민행동, 탈핵에너지전환전북연대, 핵없는세상광주전남행동, 정읍녹색당이 참여하고 있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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