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주주, 대학생, 경제계 등 성명
박광태후 2·3대 주주 이사 선임 지연 불구
“대안 없는 반대” 시민단체에 책임 전가

▲ (주)광주글로벌모터스 광주·전남 소재 주주들이 9일 광주시의회 3층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주)광주글로벌모터스에 대한 대안 없는 반대를 중단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광주형 일자리 자동차공장 합작법인 (주)광주글로벌모터스가 발기인총회 이후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광주형 일자리를 조속히 추진하라”는 각계 성명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성명 내용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마치 박광태 대표이사 선임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로 인해 광주형 일자리가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안타까움(?)’을 호소하는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설립 등기 지연의 원인은 나머지 2명 이사 선임 지연때문임에도 시민단체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여론몰이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주)광주글로벌모터스 광주·전남 소재 주주들이 광주시의회 3층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주)광주글로벌모터스에 대한 대안 없는 반대를 중단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기자회견에는 광주글로벌모터스 1대 주주인 광주그린카진흥원을 비롯해 3대 주주인 광주은행 등 22개 지역 기업의 대표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일부 대안 없는 반대 의견으로 사업 진행이 지체되고 있는 것에 대해 투자 주주로서 개탄을 금치 않을 수 없다”며 “광주·전남 소재 주주 일동은 최근 일련의 대표이사 선임 반대 논란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광태 대표이사 선임에 대해 자진 사퇴, 철회를 요구하는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정의당 광주시당을 겨냥한 것이다.

이들은 박광태 대표이사 선임에 대한 지역 시민단체들의 문제제기를 두고 “대표이사 선임은 어려운 경제여건에도 불구하고 투자한 주주의 당연한 권리인데, 반대 의견을 표명하는 이들은 도대체 어떤 권리로 반대하는지 묻고 싶다”면서 “하루빨리 법인 설립 업무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기를 요구하며 여론을 악화시키는 대안 없는 반대 의견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후에는 제18기 광주전남대학 총학생회 협의회가 기자회견을 갖고 “광주형 일자리 자동차 공장의 빠른 설립”을 촉구했다.

조선대학교 총학생회 등 12개 지역 대학 총학생회가 참여하고 있는 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광주형 일자리 추진이 지연되는 소식과 여러 논란을 방송이나 기사에서 접할 때마다 크나큰 안타까움과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며 “지역사회가 서로 부딪히고 갈등하고 이 때문에 광주형 일자리 자동차 공장 사업이 제대로 출발조차 하지 못한다면 이는 청년들의 기대를 배신하고 희망을 짓밟는 일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전 몇 차례 내부 회의를 했지만 박광태 대표이사 선임에 대해선 “통일된 의견이 나오지 않았다”며 중립성을 이유로 의견 표명을 하지 않았다. 일주일 전쯤에는 “이용섭 시장과 만남을 갖고 광주형 일자리와 관련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에는 광주경영자총협회가 성명을 내고 “투자자 모집을 완료하고 광주글로벌 모터스로 사명을 확정지었으나, 대표이사 등 임원선임 과정에서 지역사회의 찬반여론과 함께 갈등을 빚고 있어 법인설립에 차질이 발생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며 “수년 동안 지역사회가 공들여온 광주형일자리가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하루빨리 법인설립을 완료하고 공장 착공절차에 들어갈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모두 힘을 합쳐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최근 들어 “광주형 일자리를 조속 추진하라”는 내용의 성명전이 잇따르는 것을 두고 일각에선 박광태 대표이사를 반대하는 시민단체에 대한 ‘맞불작전’ 성격의 동원전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광주형 일자리의 사업 추진 지연을 안타까워하면서도 그 ‘이유’를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 시민단체의 반대로 인한 논란이나 갈등으로 꼽고 있다는 점이 의심을 부추기고 있다.

(주)광주글로벌모터스 광주·전남 소재 주주들 기자회견 후에는 같은 장소(시의회 3층 브리핑룸)에서 제18기 광주전남대학 총학생회 협의회가 기자회견을 갖고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촉구했다.

하지만 실제 법인 설립 등기가 늦어지는 것은 박광태 대표이사 외 2대 주주인 현대차와 3대 주주인 광주은행 몫 이사 2명 선임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추천한 이사 후보의 경우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에서 ‘반노동계 인사’라며 강하게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광주·전남 주주들의 경우 성명 발표 후 가진 질의응답에서 이러한 부분을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주주들을 대표해 발언에 나선 지금강(주)의 김식 대표는 “법인 등기를 하려면 조건이 이사가 최소 3명이 돼야 하는데 2대 투자자(현대차), 3대 투자자(광주은행)가 추천한 이사 선임이 결정이 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정작 성명서 내용에는 이러한 부분을 전혀 언급조차 하지 않은 것.

김 대표는 “노동계와 맞지 않는 인사 추천으로 (광주시와 노동계가)소통하고 있는 걸로 안다”며 뭐가 문제인지를 알고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

광주시와 2대 주주인 현대차, 3대 주주인 광주은행을 향해 언제 이사 선임이 완료될 수 있는지를 묻고 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구할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주주들의 성명서는 오로지 “대안 없는 반대를 중단하라”며 시민단체를 다그치는 내용뿐이었다.

이사 선임 등 광주시와 2·3대 주주를 향한 요구가 성명서에 들어가지 않고 시민단체의 반대만 언급한 것에 대해 김 대표는 “1~3대 주주에 (조속한 추진을)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번 기회에 (박광태 대표이사를)반대하는 시민단체, 언론도 도와주십사 하는 것이다. (사업이)갈 수 없게끔 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5일 광주시민사회단체총연합이 광주시의회 1층 시민소통실에서 박광태 대표이사 지지선언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광주시민사회단체총연합, 광주·전남 취업준비생이라고 밝힌 청년 20여 명이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광주글로벌모터스 법인설립을 조속히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광주시민단체총연합의 경우 박광태 대표이사에 대한 지지의사를 나타내며 시민단체의 반대에 대해 “일부의 반대와 이에 따르는 논란이 지속될 경우 합작법인 자율성과 독립경영에 악영향을 미치고 투자자들을 불안케 할 소지마저 다분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의당 광주시당 관계자는 “광주글로벌모터스 법인 설립 등기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시민단체와 정의당이 박광태 대표이사를 반대해서 그런 게 아니다”며 “우리가 박광태 대표이사를 반대하는 건 맞지만 박광태 대표이사는 이미 선임된 상태다. 이미 선임된 박광태 대표이사를 제외하고 2대 주주인 현대차와 3대 주주인 광주은행이 각각 추천하는 이사 2명의 선임이 지연되고 있는 탓이다”고 밝혔다.

이어 “광주글로벌모터스 설립 지연을 시민단체 탓으로 돌리려는 시도에 대해 시민단체와 구성한 대책위 차원에서 대응을 고민 중이다”며 “정확히 뭐가 문제인지 등을 알리는 자리를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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