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일 광주시의원 5분 발언

▲ 5·18사적지 제11호 구 적십자병원.<광주드림 자료사진>
매각 추진으로 보존 위기를 맞고 있는 5·18사적지 제11호 구 적십자병원과 관련해 광주시가 적극적으로 보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홍일 광주시의원은 17일 광주시의회 제282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구 적십자병원은 서남학원 사유지라는 이유로 지난 수년간 흉물로 방치돼 왔다”며 “현재는 매각이 추진돼 유지·보존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구 적십자병원은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긴박했던 상황에서도 혈액이 부족한 부상자들을 위해 수많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헌혈에 동참했고, 의료진이 부상당한 시민과 시민군을 헌신적으로 치료한 사적지다”며 “만일 구 적십자병원이 역사적 상징성을 뒤로한 채 민간에 매각된다면 원형 유지보존은커녕 흔적도 없이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광주광역시 5·18사적지 보존·관리 및 복원 관리에 관한 조례’ 제3조 사적지 관리의 기본원칙에 “5·18사적지와 유물의 보존·관리 등은 원형유지를 기본원칙으로 한다”라고 명시된 점을 들면서 “광주시가 5·18사적지 유지·보존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미온적으로 대처해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우리는 이미 옛 전남도청의 복원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혹독한 경험을 치른바 있다”며 “아시아문화전당 건립 과정에서 5·18 최후항쟁지인 옛 전남도청의 원형이 훼손됐다가 수년간의 논란 끝에 얼마 전 2022년까지 복원하기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주시는 이러한 일을 되풀이되지 않도록 5·18 40주년의 뜻을 기리고 현재 폐건물로 방치된 사적지의 하나인 ‘구 적십자 병원’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에 적극 나서야한다”며 “광주시가 빠른 시일 내에 부지를 매입해 사적지로서 보존시설을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주시 차원의 건물 매입 후 시민, 역사학자,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활용방안을 모색할 것도 제안했다.

이 의원은 “군산의 경우 ‘근대문화도시조성사업’을 통해 일제 강점기 역사의 현장을 보수·복원해 그 시대 우리민족이 받은 치욕의 고통과 아픔을 가늠해 볼 수 있도록 조성했다”며 “우리 후손이 잊지 않을 ‘공간’으로 재조명해 역사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역사교훈여행을 진행하고 있다”고 관련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어 “광주도 기존에 지정된 5·18 사적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보존해 민주·인권· 평화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한다면 광주시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5·18정신의 전국화, 세계화에 기여하는 중요한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다”며 “2020년 5·18 40주기에 앞서 구 적십자병원 매입을 비롯한 5·18사적지의 적극적인 보존과 관리에 나서주실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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