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정서 없던 무리한 요구” 반발했던 노동계
광주시 ‘철회’로 막판 회의 참석 “적극 지원”
주주 간담회서 법인 설립 여부 결판날 듯

▲ 19일 진통 끝에 노동계의 참석이 이뤄진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가 광주글로벌모터스를 적극 지원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의결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가 19일 진통 끝에 광주형일자리 합작법인 (주)광주글로벌모터스를 적극 지원한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광주시와 현대차간 투자협약에 없는 ‘무리한 요구’가 포함돼 당초 회의 불참을 선언했던 노동계는 문제가 된 내용이 철회되자 막판에 회의에 참석, “법인 설립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여곡절 끝 노사민정협의회 관문을 통과한 가운데, 이날 열리는 광주글로벌모터스 주주회의를 통해 법인 설립 등기 여부가 결론이 날 전망이다.

광주시는 19일 오전 시청 3층 중회의실에서 노사민정협의회 제3차 본회의를 열었다.

시는 전날 노사민정협의회를 열었으나 노동계의 불참으로 이날 오전으로 회의를 연기했다.

하지만 연기된 회의가 다시 열리는 순간에도 노동계를 대표해 노사민정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윤종해 의장, 박래원 부의장 등은 나타나지 않았다.

노동계는 회의 안건인 결의문 내용에 지난 1월31일 광주시와 현대차가 맺은 투자협약에 없는 ‘무리한 요구’가 담겼다는 이유로 회의 불참을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노동계 불참에 유감을 나타내면서 “주주간협약에 따라 협약 체결일로부터 40일 이내 회사를 설립하지 않으면 협약이 효력을 상실해 2300억 원의 투자금을 되돌려줘야 한다”며 “이렇게 되면 5년 이상 공들인 광주형일자리 사업이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최악의 상황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실제 산업은행이 23일까지 법인 설립 등기가 완료되지 않으면 투자금 반환 요청을 하겠다는 공문을 보내온 사실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두 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이날 열리는 주주간 회의를 통해 협약에 명시된 법인 설립 시한을 연장하는 안과 노동계가 참여하지 않은 가운데 “광주글로벌모터스 조기 안정과 글로벌 기업으로의 발전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결의를 하고, 이후 노동계를 설득하는 안이다.

이후 회의는 비공개로 전환, 이 시장이 제안한 두 가지 안 중 하나를 결정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됐다.

쉽게 결론이 나지 않은 가운데, 회의가 정회됐다.

시는 회의 도중에도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측과 계속 연락을 취하며 회의 참석 여부를 설득했고, 결국 윤종해 의장이 광주시에 회의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결의문 내용 중 문제가 된 내용들이 전면 철회되면서 한국노총 측도 노사민정협의회 불참 입장을 접기로 한 것이다.

얼마 후 윤종해 의장과 박래원 부의장이 나타났고, 다시 진행된 회의를 통해 노사민정협의회는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안정을 적극 지원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의결했다.

구체적으로 결의문에는 △주식회사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조기 안정화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적극 지원한다 △1월31일 광주시와 현대차가 체결한 투자협약(부속서포함)이 (주)광주글로벌모터스 운영에 관한 유일한 합의 사항이므로 이에 따라 법인이 운영되며 협의회는 이를 적극 뒷받침한다 △투자협약 범위를 벗어난 사안이 제기돼 법인의 조기 안정화와 지속가능성이 흔들리지 않도록 적극 노력한다 △(주)광주글로벌모터스가 조속히 안정화될 수 있도록 9월23일 이전에 등기절차를 완료해줄 것을 주주들에게 건의하기로 한다 등 총 4가지 결의사항이 담겼다.

노사민정협의회 불참을 선언했던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윤종해 의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박래원 부의장(맨 오른쪽)이 회의 안건 중 ‘무리한 요구’가 철회되자 뒤늦게 이용섭 광주시장(왼쪽에서 세 번째), 이병훈 광주시문화경제부시장(맨 왼쪽)과 함께 회의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윤종해 의장은 회의가 끝난 뒤 “당초 1월31일 협정서에 들어있지 않은 무리한 요구를 해서 회의에 불참했으나 노동계 요구로 현대차가 그 ‘의견’을 철회해 회의에 참석하게 됐다”며 “이번 노사민정협의회를 계기로 9월23일 이전에 법인이 설립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무리한 요구’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지만 노동이사제와 관련한 내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장은 박광태 대표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이사 선임과 관련해 ‘반노동인사’가 포함됐다며 반발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인물이 발표되면 그때 입장을 다시 정리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여럽사리 노사민정협의회를 통해 광주글로벌모터스에 대한 지원 의지를 재확인한 광주시는 이후 열리는 비공개 주주회의를 통해 나머지 이사 선임 문제 등 법인 설립 등기를 위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서 노사민정협의회 결의사항에 대한 주주들의 동의가 이뤄지고, 나머지 2명 이사 선임 문제가 정리될 경우 빠르면 이번 주중 법인 설립 등기를 완료할 방침이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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