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최초’ 서구 상무시민공원에 2대
3주간 400여 명 참여 4000여 개 회수
“접근성 높이고 홍보 강화 필요” 과제

▲ 서구청이 상무시민공원에 설치한 캔·페트병 무인수거기 ‘네프론’.
 구멍에 페트병을 집어넣으니 ‘위잉’ 하는 소리와 함께 기계 안으로 순식간에 사라진다.

 사라진 페트병은 기계안에서 순식간에 압축된다. ‘와직’ 하는 소리로 확인 가능하다.

 이는 또한 포인트 5점이 쌓이는 소리이기도 하다. 포인트 2000점이 누적되면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다.

 기계 옆면엔 “쓰레기도 돈이다. 재활용도 놀이다”는 문구가 선명하다.

 24일 광주 서구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상무시민공원 광장에 캔·페트병 무인수거기 ‘네프론’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네프론은 서구가 캔과 페트병에 대한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무인수거기다.

 시민이 빈 캔이나 페트병을 컨베이어벨트 위에 넣으면, 무인수거기 안에서 선별부터 압축, 분리, 보관까지 자동으로 이뤄진다.

 캔·페트병 하나 당 5점의 포인트가 보상으로 주어진다.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면 내 번호로 적립되는 방식이다.
 
▲수거·보상 시스템 단순…반납 개수 한정

 적립된 포인트는 인터넷 홈페이지(www.superbin.co.kr)에 본인인증 후 가입하면 내 계좌로 이체해 현금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캔이나 페트병은 최대 25개까지 한 번에 투입할 수 있으며, 한 사람 당 하루 최대 투입 개수는 50개까지다.

 “버려지는 캔이나 페트병을 줄일 수도 있고, 재활용 행위를 통해 현금으로 보상까지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보상 단가가 높아 수거율이 높은 공병과 달리, 그동안 캔과 페트병은 수거 메리트가 낮아 수거율이 낮은 게 현실이었다. ‘네프론’은 이같은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여겨진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정은정 활동가는 “유럽 등 선진국에선 마트에 재활용품 무인수거기가 있기도 하고, 자판기에 무인수거기가 붙어있기도 한다”며 “자칫 불편하고 어려운 재활용을 시민들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좀 더 편하게 일상속 쓰레기를 재활용할 수 있고 보상까지 가능하다면, 시민들이 쓰레기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프론 개발사인 ‘수퍼비’는 전국 50여 곳에 무인수거기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타 자치단체의 경우, 보관함이 단시간에 가득찰 정도로 인기를 끄는 곳도 나타난다.

 상무시민공원에 설치된 네프론 두 대는 광주 최초로 도입된 무인수거기다. 서구는 이를 위해 네프론 1대 당 구입비로 예산 2700여만 원을 들였고, 한 달 운영비 30만 원을 지출하고 있다.

 호평에도 불구하고 아쉬움도 있다. 서구는 네프론을 상무시민공원 광장에 설치했는데, 인근 아파트 등 주거공간과는 500미터 이상 떨어져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

 또 최초로 도입됐고 주민들의 인지도가 낮은 만큼,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홍보가 더 필요하다는 조언도 제기된다.

 ‘수퍼비’에 따르면, 2일부터 23일까지 3주간 상무시민공원 네프론 두 대를 운영한 결과 400여 명이 참여해 캔 2000여 개, 페트병 2000여 개를 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구청이 상무시민공원에 설치한 캔·페트병 무인수거기 ‘네프론’. |||||
 
▲서구 “시범사업후 확대”…타 구도 추진

 아이와 함께 공원을 산책하던 상무지구 주민 백성우 씨는 “날마다 공원에서 운동을 하는데, 맨날 지나다니면서도 이게 뭔지를 몰랐는데, 듣고 보니 좋은 정책같다”며 “집앞이나 마트 안에 있으면 재활용 쓰레기통에 버리느니 용돈벌이도 할 겸 와서 버릴텐데, 멀기도 하고 잘 몰라서 주민들이 이용을 안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구는 상무시민공원에 무인수거기를 시범운영한 뒤 주민 이용실태와 만족도를 평가·분석해 관내 곳곳에 추가 설치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광주 서구 청소행정과 관계자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재활용에 적극 참여할 수 있고 자동으로 압축돼 나오기 때문에 운영 상 편리함도 갖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아이들 교육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는 상황으로, 인터페이스가 단순해 남녀노소 쉽게 할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상무시민공원에 첫 설치를 했는데 주민들이 많이 통행하는 지역이 아니라는 점은 알고 있다. 시범사업을 통해 반응을 보고 이용자가 많은 장소에 추가로 무인수거기를 설치할 계획”이라며 “광주 타 자치구의 경우도 이미 10여 개에 대한 예산을 세워놓는 등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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