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반대에도 한빛 1호기 재가동 돌입
기술적 문제 해명 안돼…중지 촉구 행동
“광주도 사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 광주환경운동연합 김종필 사무국장(오른쪽)이 13일 충장로우체국 앞에서 한빛원전 1호기 재가동 중지 촉구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위험천만한 사고가 발생한 원자력발전소가 5개월만에 재가동을 실시했다. 그런데 재가동 하루만에 같은 사고가 또 다시 발생했다.

원전 측은 큰 문제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불안감은 커진다. ‘한빛핵발전소 1,3,4호기 폐쇄를 위한 광주비상회의’는 1인시위와 탈핵순례 등 재가동 중지를 촉구하는 비상행동에 돌입했다.

13일 정오 광주우체국 앞에서 광주환경운동연합 김종필 사무국장을 만났다. 손엔 피켓이 들려있다.

“주민 동의없는 노후핵발전소, 한빛1호기 재가동을 중지하라”

“구멍숭숭, 부실시공 핵발전소 한빛 3,4호기 폐쇄하라”

숱한 우려에도 실시된 한빛원전 1호기를 재가동한 한국수력원자력을 규탄하기 위해 시민단체들이 릴레이 1인시위를 시작했다. 김 사무국장은 그 첫 주자다.

그는 “안전문제는 장담못해요.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전남 영광 한빛핵발전소 1호기는 지난 5월 제어봉 열출력 사고로 인한 제어봉 열출력 급증사건으로 인해 가동이 중지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조사 결과 밝혀진 사고 원인은 법령 위반, 운전자 조작 미숙, 안전불감증 등 ‘인적 문제’였다.

이후 한국수력원자력은 10월31일 13시30분 한빛 1호기의 발전을 재개했다. 주제어실 CCTV 설치, 열출력 5%초과 시 자동정지 등 운영상의 재발방지대책과 함께였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기술적 문제’를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3, 4호기에서 발견되고 있는 수많은 공극들로 인한 한빛원전 부실시공 의혹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시민단체들이 원전 앞에서 재가동 반대 전국민대회를 진행하는 등 극렬히 반대했다. 그러나 재가동은 예정대로 이뤄졌다. 11월1일. 재가동 시험 과정에서 제어봉 탈락으로 인한 열출력 상승으로 수동으로 원자로를 가동 정지시키는 사고가 발생하고 말았다.

“사고 발생 시 주민 동의를 통해 재가동한다고 했던 한수원은 이번에 주민 동의를 받았다고 하는데, 정작 이를 관심있게 지켜보던 주민과 의원들은 동의받은 적이 없다고 합니다”

“사람의 실수로 인해 잘못 작동해서 일어난 문제라고 했습니다. 기계적 결함은 인정하지 않은 겁니다. 그런데 재가동 시험 과정에서 앞서 사고와 똑같은 사고가 발생했다? 분명히 이건 기계문제가 있습니다. 안전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김종필 사무국장(오른쪽)이 13일 충장로우체국 앞에서 한빛원전 1호기 재가동 중지 촉구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이 요구하는건 한빛1호기 재가동 중지다. 발생한 문제의 원인이 제거되지 않았고, 문제의 재발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유다.

김 사무국장은 “첫번째 사고가 났을 때 한수원은 시험 실패한 이유가 안의 부유물질 이물질 때문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는데, 두 번째 사고에서도 또 실패 이유가 부유물질 때문에 낙하했다고 똑같이 말하고 있다”며 “첫번째 방식이 왜 실패했는지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얘기했지만 ‘사례조사하고 육안으로 봤더니 문제없다’며 재가동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왜 똑같은 문제가 발생했냐고 하면, ‘실제로 부유물질 제거가 어렵다는 것 불가능하다’고 답한다”면서 “그것은 사고 원인이 계속 상주하고 있다는 이야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또 “한수원도 해당 문제가 간헐적, 통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고 해명했다”며 “얼마나 자주 발생하는 사고인 것인지 정보공개청구를 돌입한 상태인데, 전문가들은 절대 통상적으로 발생하지 않고, 발생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는 한빛원전으로부터 40km 가량 떨어져있다. 그는 광주시민들이 영광의 원자력발전소의 안전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했다.

특히 또 하나의 이유로 ‘사회적 부채’를 제시했다. 전남권역의 가장 큰 도시인 광주시민들이 사용하는 전력 대부분이 한빛 핵발전소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는 “일본의 후쿠시마 핵사고나 체르노빌 핵사고를 보더라도 광주와 영광의 거리는 먼 거리가 아니다. 사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라며 “만약 제어봉 조작 실패로 작동이 안되는 상황이 돼버리면 열출력이 급상승해 원자로가 갑자기 꺼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그 이후 발생할 현상에 대해서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또 “광주의 전력자립도는 5%. 나머지는 외부에서 가져온다. 그 중 대부분은 영광 핵발전소에서 가져오는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광주시민들도 핵발전소의 안전문제에 대해 부채를 갖고 있다고 본다. 피해지역이 될 수도 있고 사회적 부채도 갖고 있기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시민단체들은 매주 수요일 정오 광주 동구 충장로우체국 앞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진행한다.

사고 이전이나 이후에도 전혀 변하지 않는 한수원과 원안위의 행태를 규탄하며, 한빛 핵발전소의 현재 상황을 계속해서 보다 많은 시민들에게 알려 나가자는 취지다.

이후엔 서명운동, 탈핵순례, 홍보영상 제작, 법적 대응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12월6일에는 탈핵영화상영회도 예정돼있다.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다룬 ‘태양을 덮다:후쿠시마의 기록’을 함께 관람하고 감독과의 대화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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