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성지·시민 공론장 전남대서
공개적 표현의 자유 억압” 주장

▲ 전남대 인문대 쪽문 담장에 마련된 레논 월에 시민들이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벽보를 지켰던 시민들 제공>
홍콩시위 지지를 밝힌 현수막이 훼손된 사건과 관련, 현수막을 건 시민들이 “표현의 자유 억압을 중단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특히 전남대학교 인문대 쪽문 담장은 공론장 역할을 수행해온 역사적인 장소라며 “표현의 자유가 짓밟혔음을 항의하는 의미로 훼손된 현수막을 전남대 박물관에 기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벽보를 지켰던 시민들’은 18일 ‘11월 15일 전남대, 민주주의를 향한 또 다른 여정의 서막’을 제목으로 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벽보를 지켰던 시민들은 15~16일 전남대에서 발생한 홍콩 시위 지지 현수막 훼손, 벽보 접근 방해 등의 사건에 참여한 시민들의 연대체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 14일 전남대학교 인문대 쪽문 담장에 대자보가 붙었지만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철거됐으며, 그 자리엔 홍콩시민들을 비난하는 종이가 붙었다.

15일엔 홍콩 시위 지지 현수막 2장이 게재됐고, 인문대 쪽문 담장엔 ‘레논 월’이 붙었다.

하지만 이를 막아선 중국인 유학생들의 방해로 시민들과 실랑이가 벌어졌고, 16일엔 현수막이 날카로운 도구로 인해 찢어진 채로 발견됐다.

벽보를 지켰던 시민들은 전남대 중국인 유학생회로부터 “아까 벽보 앞에서 구호를 외친 사람을 죽이면 천당 간다고 생각해서 죽일 수도 있다”, “늦은 시간에 조심해라”, “너 꼭 다시 볼 것 같다” 등의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벽보를 지켰던 시민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인 유학생회가 역사적인 공론장 인문대 쪽문 담장에서 공개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전남대학교는 5·18 광주민중항쟁의 시작점이었던 ’민주화의 성지‘며, 인문대 쪽문 담장은 대자보들이 많이 붙었던, 일종의 공론장 역할을 수행해온 역사적인 장소”라는 것이다.

이어 “벽보를 지켰던 시민들은 우연히 그 시각 그 장소에서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했을 뿐이다”며 “1980년 5월 18일 전남대 정문을 지켰던 대학생들이 정확히 누구였는지 보다 그들의 투쟁이 광주시민 그리고 모든 한국시민들의 투쟁이 되었다는 점이 중요하듯 2019년 11월 15일의 사건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각자의 위치에서 광주와 한국의 시민사회가 민주주의의 정신을 재확인하고 홍콩시민들과 연대할 것을 호소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벽보를 지켰던 시민들은 현수막 훼손과 관련해 재물손괴 혐의로 광주 북부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국민신문고를 통해 전남대학교에 요구안을 제출했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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