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blue"><b>대리운전 회사 운영 김보운씨</b></font>

매일 밤 차 안에서 꼬박 날을 새는 사람이 있다.
ㅎ대리운전의 김보운(48)씨. 남들이 퇴근중인 오후 7시쯤 그의 하루는 시작된다.
그의 직업은 대리운전 기사. 신학을 공부하고 목회자 생활을 하던 그는 몇 차례 우여곡절을 거쳐 여성으로서는 다소 힘든 이 직업을 선택했다. 지난 2002년 10월이었다.
“우선 운전에 대한 자신이 있었어요. 택시도 생각했지만 이쪽이 더 안전하다 싶었어요.”

지리적인 감각이 있는 편이어서 쉽게 적응할 수 있었지만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고충을 겪기도 한다.
술 취한 고객을 상대하다 보니 요금문제로 뺨까지 맞은 일도 있다. “잘못한 게 없으니까 억울하죠.”
그러나 운전을 잘한다는 칭찬을 들으면 이 일이 보람있다 싶다. 이런 저런 에피소드도 많았다.
무려 2억7000만원짜리 최고급 외제차를 운전했을 때는 손에 땀이 나더란다. “차에 흠이라도 낼까 두려웠죠. 시동을 어떻게 걸지 몰라 당황스러웠구요.”

그의 프로정신은 남다른 점이 있다.
낮 시간대 상무 금호 풍암 일곡 첨단지구 등 아파트 밀집지역을 직접 답사해 손님들이 부르면 신속하게 달려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했다.
“손님들은 꼭 찾기 어려운 곳에 계시거든요. 길 파악이 필수입니다.”
1년2개월 동안 현장감각을 익힌 김씨는 지난해 12월 독립했다. 그동안 대리운전 업체들이 보여준 불합리한 부분을 과감히 버렸다.

“처음으로 월급제를 도입했습니다. 수당제로 하면 대리운전을 직업으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이죠”
서비스 교육도 체계화했다. 우선 복장을 바꿨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흰색 와이셔츠에 검정색 또는 감색 양복 정장을 하고 넥타이를 착용키로 했다. 직원 신분증까지 발급해 운전자 실명제를 도입했다.
손님들에게 첫 인상과 신뢰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그렇지만 주말에는 청바지 등 가벼운 옷차림을 권해요. 그래야 손님들도 부담을 덜 느끼죠. 최대한 멋지게 보일 수 있도록 권합니다.”

월급날이 되면 모두 회식을 하는 등 대리운전도 직장생활이라는 것을 주입시키고 있다.
김씨는 요즘 자신의 영업보다 대리운전경영자협회를 창립하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오는 5월3일 대리운전 30개 업체가 참여해 공식 출범을 하게 된다. 요금 단일화와 서비스 향상이 주 목적.
그동안 요금이 터무니없이 낮아지다 보니 소규모 영세업체들은 쓰러지기 일보직전이다.
“택시 요금은 첨단에서 풍암지구까지 할증이 적용되면 1만원이 넘어요. 그런데 대리운전은 8000원에서 최근에는 6000원까지 내려 가고 있어요. 제 살 깎아 먹기죠.”

현재 광주 114에 등록된 대리운전 업체는 113곳에 달한다. 그러나 중복된 곳이 많아 실제로는 50~70곳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합회가 창립되면 요금 단일화를 이룰 수 있고 외곽지역의 경우 `콜’을 공유할 수 있어 손님들에게 보다 빠르고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 한다.
밤거리를 누비는 여성. 김보운씨의 꿈이 야무지다.

이석호 기자 observer@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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