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공 생산업체 `포스’

`타이틀리스트 NXT-tour’를 잡아라. 1mm 이내의 얇은 내피와 외피가 코어에 골프채의 힘을 제대로 전달해 비거리와 정확도를 높인 이 외제 골프공이 광산구 오선동 `POSE’의 경쟁상대다.
전 세계 프로골퍼들은 물론 초보자들까지도 치고 싶어하는 이 골프공과 맞서기 위해 몇 번이고 이 외제 골프공을 잘라보고, 태워보고 하면서 이제 경우 1.2mm까지 쫓아왔다. 골프공을 만드는 이 업체는 사실상 지난 1989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시작됐다. 골프공이 고무로 만들고 합성수지를 이용해 코팅하는, 타이어 생산과정과 비슷하기 때문에 금호타이어에서 골프공 제작에 착수했으며 그 뒤 지난 2002년 한 건설업체가 인수해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는 것.
이 업체는 지난해 12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티타늄-7080, 파팔라 등 5가지 골프공을 판매하고 있다. 영국왕실골프협회와 미국골프협회에서 인증까지 받아 세계적으로도 명성을 얻은 이 업체는 그러나 최근 밀려드는 외제 골프공과 경쟁에서 뒤쳐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타이틀리스트뿐 아니라 캘러웨이, 던롭, 나이키 등 세계 각국의 골프공 생산업체들이 엄청난 자본과 기술력을 쏟아부으면서 우리나라 골프공 시장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몇몇 국내 골프공 생산업체들이 공장을 중국으로 옮겨 생산가를 낮추거나 폐업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박종만(43) 관리팀부장은 “예전에 10만원을 넘던 타이틀리스트가 지금은 7만~8만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외제골프공 업체들이 생산비용을 줄이면서 국내산과 비슷한 가격대로 출시하고 있다”며 “이들 선진 업체들의 기술력을 따라잡는 것이 무엇보다 급선무”라고 말했다.
`포스’의 사무실이나 공장 어디를 가봐도 반으로 잘려나간 골프공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제품과 외국 업체 신제품을 비교하며 그 특징과 기술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 업무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20년째 골프공만을 연구해온 박영배 부장은 “이제는 골프공을 만져만 봐도 대충 안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있을 정도”라며 “그러나 자본이 부족한 상태에서 자체 개발을 해나가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토로했다. 최근 박 부장은 타이틀리스트의 신제품을 어루만지며 1mm도 안 되는 두께에 어떤 방법으로 두 개의 커버를 씌웠는지에 대해 검토를 하고 있다. 기존의 골프공으로는 타이거우즈의 엄청난 장타력을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단념한 골퍼들도 `극복’이 가능하다고 했을 만큼 이 공에 대한 골퍼들의 신뢰는 극히 높기 때문이다.
박 부장은 “투피스(2겹) 골프공을 어느 정도 생산해냈던 국내 업체들이 외국 업체들의 쓰리피스(3겹) 기술 앞에 허무하게 무너지고 있다”며 “조만간 이를 잡아내 국내골프공의 신뢰를 높여 골퍼들에게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경 42.7mm, 무게 45.5g의 골프공이 완성되기까지는 무려 30여 가지의 과정을 거친다. 고무상태에서 코어 볼을 사출하고 표면을 정리하며 여기에 내피와 외피를 입히고 건조시키는 것은 물론 다시 페인팅·코팅 작업을 하는 것. 각 과정마다 자체적인 기술력과 전문인력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이 업체는 최근 `hotcan’이라는 제품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추운 날씨에 골프공을 녹여주는 작은 손난로로 골프공을 데워줌으로써 비거리 상승에 효과가 있다는 것. 포스는 비매품으로 해 골프공을 구입하는 사람들에게 증정하는 등 국내 골퍼들의 환심을 사기위한 각종 서비스도 해 나가고 있다.
윤현석 기자 chadol@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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