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날 때’하는 자원봉사가 아니라 자원봉사가 `삶의 일부’가 되어 있는 두 청년. 5·31선거 땐 중증장애인의 직접 투표를 도와줬고 한 자립생활센터 체험홈 개소식에선 장애인들의 손과 발이 돼 주기도 했다. 나눔실천으로 광주를 좀 더 `따뜻하게’ 만들고 싶다는 강성진(27)·임하룡(31)씨.
 강씨와 임씨가 처음 서로를 알게 된 것은 자원봉사 온라인 모임인 `광주 따뜻한 세상 만들기’(이하 따세)에서다. 강씨는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면서 `따세’ 활동을 해왔고, 임씨는 친구 따라 갔다 친구보다 더 적극 참여하게 됐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은 볼 때마다 붙어 있고, 평일 낮 시간에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백수인가? 아니, 이들은 대리운전 기사다. 처음엔 성진씨만 일을 했지만 `꼬임’에 하룡씨가 넘어갔다고 한다.
 “낮에는 아버지 일을 도왔고 밤에도 알차게 보내고 싶어 `돈이라도 벌자’며 대리운전을 했죠. 그런데 문득 `대리운전으로도 좋은 일 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강씨는 대리운전비 중 업체로 들어가는 일부 돈에 주목했다. 대리운전을 직접 운영, 업체로 들어가는 돈을 모아 도움이 필요한 시설의 후원금으로 마련하면 되겠다 싶었다.
 “설득당했죠. 젊은 친구가 사람들 대하는 방식도 맘에 들었고, 때마침 일을 쉬고 있었고 밤잠도 없겠다, 일하면서 좋은 일 한다는 것에 혹했어요.”
 이렇게 해 올 2월 `062-2222-119’라는 번호의 `따세대리운전’으로 강씨와 하씨는 `동업자’가 됐다. 일반 직장인과 달리 밤에 일을 하다 보니 낮에 시간이 많을 터. 현장에서 두 사람을 자주 마주쳤던 이유이기도 하다.
 자원봉사의 의미에 대해 묻자 그들은 지난 수해현장 때 사건을 얘기했다. 일까지 제쳐 두고 4박5일 일정으로 강원도 평창에 갔었다는데. “`무슨 일을 해야 하나요’라고 물었는데 대뜸 상추를 심어달라는 거예요. 보통 수해 복구하면 삽질하고 힘쓰는 것이 떠오르잖아요. `무슨 상추심기냐’ 그랬는데 아저씨 말을 듣고 달라졌죠. 27년간 키우던 야생화밭을 한 순간에 잃고 집도 고립되고…. 아저씨에게 유일한 희망이 상추밭이었어요.”
 보여주려 봉사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 때의 경험은 `나눔콤비’에게 또다른 깨달음을 줬단다.
 `따세대리운전’이 시작된 지 1년이 가까워오는데 두 사람은 요즘 고민이 많다.
 “금방 후원금이 많이 모일줄 알았는데 초반 상황이 유지되고 있는 게 문제죠. 참여해주는 분들이 꽤 있는데 한 다리 건너면서 끊겨 버리더라고요. 홍보가 부족한 게 원인인데 좋은 일 한답시고, 문자 날리고 플래카드 걸고 전단지 뿌리고 하는 것은 안 맞잖아요.”
 돈 벌며 좋은 일 하기도 쉽지 않다. “아직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대리운전하면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광주드림에 홍보 좀 많이 해 주세요.”
 이들이 나눠 주는 `따세대리운전’ 명함에는 광주따세가 후원하고 있는 봉사지와 후원계좌 등도 명시돼 있다. 이 명함을 보고 활동하겠다고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고.
 성진씨는 복지관을 운영하는 게 꿈이고, 하룡씨도 사회복지학 공부를 새롭게 할 마음도 먹고 있다.
 “봉사한다면 `큰일’한다고 하는데요. 할 수 있는 자리에서 조금씩 찾아보세요. 바로 옆집에 혼자 사는 할아버지가 있다면 말동무가 돼 주시고요. 이웃에게 조금만 눈을 돌리면 됩니다.”
 광주 따뜻하게 만들기 작전을 펼치고 있는 그들의 낮과 밤은 바쁘게 채워지고 있다.
 조선 기자 s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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