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가 오랜만에 밑줄을 긋는다/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그는 온갖……”/ 이 말을 우리가 쓰지 않게 된다면/ 우리가 더는 읽을 수 없는 날이 온다면/ 우리는 어디에서 태어날 것인가// 그리고 우리는 장차 무엇이 될 것인가>(박해석 ‘밑줄 한 줄’)
이 시에 밑줄을 긋습니다.
또 이런 시에도 밑줄을 긋습니다.
<농업박물관 앞뜰/ 나는 쪼그리고 앉아 우리 밀 어린싹을/ 하염없이 바라다보았다/ 농업박물관에 전시된 우리 밀/ 우리 밀, 내가 지나온 시절/ 똥짐 지던 그 시절이/ 미래가 되고 말았다/우리 밀, 아 오래 된 미래// 나는 울었다>(이문재, ‘농업박물관 소식-우리 밀 어린싹’ 중)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곁에서 사라져 가고 있는 것들, 우리가 끝내 지키지 못한 것들을.
눈물 한 방울로 애도할 수 없는 것은 우리가 조문객이 아니라 상주인 까닭입니다. 애통합니다.
남인희 기자 namu@gjdream.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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