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역사문화만들기’ 참여

▲ 과거의 주택들이 없어지고 고층 아파트가 양림동의 한켠을 차지하게 됐다.

 기찻길팀이 폐선부지, 푸른길을 따라 광주의 근대와 현재를 만나듯, 그렇게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의 과거와 현재를 발로 누빈 이들이 있다.

 양림동 주민들이다. 주민들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시민참여네크워트 사업인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만들기’에 참여했다.

 도시가 무분별하게 확장되고, 새로운 주택단지가 들어서면서 근대의 모습이 사라지듯, 폐선부지 주변도 재개발로 들썩인다. 양림동도 마찬가지. 10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양림교회 옆으로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있다.

 과거를 품지 못하고,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고 사라지는 도시발전을 들여다볼 때, 그나마 근대 역사를 나름대로 오롯이 품고 있는 양림동은 그런 의미에서 반갑다. 주민들이 3개월 동안 동네를 돌아다니며 마을을 담은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주민들은 선교사 묘역·수피아홀·윈스보로우홀·이장우 가옥·최승효 가옥·충현원 등 양림동의 근대문화자원 22곳을 선정해 직접 찾아가 이를 자료로 정리했고 지도를 작성했다. 그리고 `양림동, 역사 위를 걷다’는 이름아래, `신양림여지도’를 내놓았다.

 “동네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애착을 느끼지 못했는데 이런 활동을 하면서 광주의 문화유산 보고가 양림동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자부심이 느껴져요. 외국처럼 주민들이 동네의 문화유산을 자발적으로 관리하고 관광객들이 찾아오면 설명도 해주면 좋겠어요.” 한귀님(46) 주민자치위원장의 바람은 주민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대규모 아파트가 올라가면서 주택이 노후화된 곳과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 분위기 또한 동네에 감돈다. 그러나 주민들은 건설교통부의 살기 좋은 도시만들기 사업 등을 추진해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는다는 계획이다. 과거, 근대의 삶이 일상에 쫓기는 것이었다면 이제 주민들은 과거와 현재를 동네에 공존시키며 활성화시키려는 주체들로 일어서고 있다.   조선 기자 s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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