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전대박물관의 터줏대감이다. 전대 박물관 유일의 학예사 황호균(51) 씨.

1977년 전남대 사학과에 발을 들여놓은 이래, 지금껏 전남대를 떠난 적 없다. 전대박물관 학예사로 18년을 포함해, 전남대와 인연을 맺어온 세월이 30년을 넘겼다. 쌓인 세월은 그를 본의 아니게 ‘전대박물관 통’으로 불리게 한다.

그에 따르면 전대 박물관에 찾아오는 관람객은 연 10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시립민속박물관 입장객 36만8000명에 비하면 3분의1에 못 미치지만, 그 중 유료관람객이 5만1000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전대박물관 이용객이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하지만 시설과 예산 인력에서는 내세우기 어렵다.

전대박물관은 2년 임기의 관장과 행정직 직원, 그리고 학예사를 비롯해 정직원이 6명 뿐이다. 전시해설사나 아르바이트, 공익요원 등 일부 인력지원이 있긴 하지만, 휴일도 없이 돌아가는 박물관 운영은 버겁다.

“일반 박물관은 월요일에 휴관하잖아요. 하지만 대학박물관은 주말·휴일엔 시민들이 찾아오고, 평일엔 재학생들의 방문수요가 있어서 쉴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시민서비스를 줄이는 것도 쉽지 않구요.” 더욱이 박물관 건물은 당초부터 박물관용으로 지은 게 아니다보니, 시설 관리도 쉽지 않다. 건물 입구가 아닌 진열장에 전자경비시스템을 설치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세월의 변화가 아쉬을 때도 있다.

“80~90년대 라면 끓여 먹으며 ‘학술발굴’한다고 젊음을 불살랐죠. 그 때 발굴한 곳이 동복댐, 화순 운주사, 주암댐 등이었어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학술발굴이라는 말이 ‘용역발굴’이라는 말로 바뀌어 가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도 수첩을 들고 전시실을 찾는 학생들의 모습에 오늘도 힘을 얻는다. 이광재 기자 jajuy@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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