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문화의 집

▲ 옛 국가정보원 광주지부 건물에서 새롭게 리모델링된 광주광역시 청소년 문화의 집. <광주광역시 제공>

획일적인 입시 위주의 교육체제 안에서 뭔가를 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는 아이들이 얼마나 될까? 상상하면서 놀고, 창작하면서 놀고, 그것을 통해 각자가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다면…. 그런 것들을 꿈꾸는 청소년 문화창작발전소가 문을 열었다. 서구 화정동에 자리잡은 광주광역시 `청소년 문화의 집’이다.

`청소년 문화의 집’ 건물은 30여 년 전에 지어졌다. 72년부터 그 곳은 옛 국가정보원 광주지부 건물이었다. 지난해 시가 국정원 부지 1만227㎡를 시민공원으로 조성해 개방했고, 이후 건물을 리모델링해 청소년 문화의 집으로 운영하게 된 것이다.

청소년시설로는 각 구에 청소년수련관이 있고, 규모가 작은 빛고을·동구·서구청소년문화의집이 운영되고 있는데, 청소년들의 문화활동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 규모 있는 문화의 집이 운영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나 다름없다. 시는 시설을 광주흥사단에 3년간 위탁운영하도록 했고, 흥사단은 지난 1월부터 문화의집 운영계획들을 짜며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청소년 문화의 집 정식 개관은 오는 23일이다.












 ▲화정공원의 숲을 모니터링하고 화정동 이야기도 수집하겠다는 `화들짝’ 구성원들.  <문화의 집 제공>



옛 국가정보원 광주지부 건물 리모델링해 23일 개관

지하 1층, 지상 3층의 연면적만 1366㎡. 웬만한 문화활동이 가능한 공간들이 갖춰져 있는 게 청소년 문화의 집의 장점이다. 2·3층이 다양한 프로그램실로 구성돼 있다. 2층은 음악활동실, 댄스연습실, 다용도실, 다목적홀, 프로그램실, 3층은 미디어 창작실, 문화활동실, 다용도 활용실, 휴게공간, 자원봉사지원실 등이 들어서 있다. 또 3층 한쪽에 널찍한 북카페가 마련된 것도 눈에 띈다. 북카페 공간도 유아, 어린이, 청소년, 시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끔 구성이 됐고 이미 5000여 권의 대상별 도서들이 마련됐다.

1층의 인터넷 카페나 3층의 북카페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공간들은 기자재 없이 비어 있다. 그 공간들은 이제 청소년들이 채우게 될 것이다. 청소년들이 모이고, 그 곳에서 꼼지락 대고, 문화예술의 상상력과 가능성을 펼쳐 보일 수 있기 위해선, 시설 운영의 지향점을 어디에 두느냐가 중요할 터.

청소년 문화의 집 이민철 사무국장은 “수련관이나 문화센터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대부분 취미활동으로 그치고 만다. 청소년의 문화활동이 진로·직업까지 연계되는 형태로 발전할 수 있는 운영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의 집은 서울의 `하자센터’와 같은 운영을 지역에 맞게 접목하는 시도를 할 계획이다. `하자센터’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는 대중음악, 영상, 생활디자인, 웹 등의 작업장을 두고 청소년들이 지속적인 문화작업을 하면서 자기를 발견하고 나아가 직업에 대한 탐색을 하도록 돕고 있는 곳.

청소년 문화의 집도 단기간에 프로그램을 하고 끝내는 식이 아닌, 꾸준한 활동·전문가의 연계를 통한 문화작업장 등을 갖춰나갈 예정이다. 












 ▲ 과학교실에 참여하고 있는 한 초등학생.  <문화의 집 제공>



청소년·시민 문화로 행복하게

`청소년’ 문화의 집이라고 해서 청소년만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유아와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 화정동 주민은 물론, 광주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시민 프로그램도 진행중이다. 과학교실, pop, 종이접기, 장구교실, 유아미술, 북아트 제작 등 기존에 문화센터가 진행하는 기본적인 프로그램도 열고 있다. 이와 함께 특색있는 것이 가족들이 함께하는 아카펠라, 광주생명의숲과 연계한 목공교실, 수화교실 등이다.

또 특별한 활동이 진행중이다. 바로 `화들짝!’ 청소년 문화의 집이 들어서 있는 공간은 화정공원 어귀인데, 30·40대로 구성된 지역 주민 10여 명이 지난 1월부터 화정공원을 둘러보며 동식물을 관찰하고 있다. 화들짝은 `화정공원 버들나무와 자연친구들의 짝꿍!’이라는 말의 줄임말.

장르에 국한된 예술활동을 넘어서는 지역사회의 다양한 것들과 호흡하는 것이 문화의 집의 지향이기도 하다.

문화의 집 지역사회 코디네이터인 박형숙 씨는 “주민들이 도시숲에 대한 역할과 필요성을 알아가도록 하는 활동으로, 어린이들과 숲놀이, 자연놀이 하며 놀 계획도 갖고 있다”며 “또 화정공원 이야기와 함께 화정동 이야기도 수집해 나갈 것이다”고 했다.

문화의 집은 유아·어린이, 청소년, 시민들의 개별 문화활동들이 모이고 연결되고, 이것이 지역사회와 나누어지는 문화장터도 열 계획이다.

사실 경제도 어렵고 입시 압박도 더 심해지고 있는데, 기본적인 프로그램 돌리는 것도 힘에 부칠 수 있다. 그렇지만 `문화’라는 말이 넘쳐나는 시대에, 다른 접근으로 청소년·시민들의 문화갈증을 풀어주고, 그들이 문화로 함께 행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청소년 문화의 집. 그 문화발전소의 활동, 이제 시작이다.

조선 기자 s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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