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화를 찍기위해 프레스기를 돌리는 작가.

 성격이 왠만해서는 판화 작업을 할 수 없으리라. 판화 작업을 하는 박선주 작가를 보니 그렇다.

 작가 스스로도 “깔끔하고, 깐깐하며, 다소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보이는 이들이 판화 작업을 한다고 했다.

 바닥은 유리처럼 깨끗해야 하며 작업대는 잡티 하나 없어야 한다. 프랑스 공방에 있을 때 그의 선생은 매일 마지막에 하얀 장갑을 끼고 바닥을 훑었다. 만약 먼지라도 나오는 날엔….

 동판에 마름모 칼 ‘뷰린’으로 모양을 새긴다. 새기는 깊이가 색이 진하고 옅은 정도를 결정한다. “프로는 감으로 안다”고 했다. 그 다음 판화용 잉크로 파여진 홈을 매운다. 잉크가 잘 스며들어야 종이에 잘 옮겨진다. 그런 다음 거즈 같이 구멍이 숭숭 뚫린 천으로 나머지 부분을 닦아낸다. 잘 닦는 것도 프로와 아마추어가 갈리는 지점. 그러니 털털한 사람은 절대 못한다. 이제 잉크는 파여진 부분에만 묻어 있다. 그런 다음 롤러로 바탕색 잉크를 바른다. 여러 색깔이 있는 판화는 여러번 이런 작업을 거친다.

 찍을 종이는 물에 적셔놓는다. 프레스기에 동판을 올려놓는다. 물론 올려놓은 자리가 있으며 그 위치에서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안된다. 물에 젖은 종이를 프레스기에 놓고 돌린다. 색감이 적절하고 모양이 틀어지지 않고 잉크가 끊어진 곳 없이 제대로 나오면 만족. 그러나 그것이 아니라면 맘에 들 때 까지 무한반복이다. 프로의 감이란 색감을 예측하는 능력이다. 끝이 아니다. 잘 말리는 과정도 남았다. 종이와 종이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워 말린다.

 과정을 알고 판화 작품을 보면 달리 보일 수 밖에 없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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