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작품 `엄마생각’

 작업실 문을 통과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자신이 만든 조각을 깨 버렸다. 공간만 차지한다는 생각이 들어 또 버렸다. 볼 때 마다 부끄럽고 숨기고 싶은 것들도 운명을 달리했다. 정작 작가 자신이 볼 때마다 애착이 가는 작품은 ‘엄마생각’이라는 다소 평이한 석고 조각.

 “유치하기도 하고 기법도 전통적인 조각이지만 정말 내 속에서 나온 것 같은 생각이 들거든요. 제가 심하게 불효를 해서….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만든 작품이거든요.”

 대학 때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어머니. 그에게 ‘엄마’라는 단어는 항상 뼈아팠다. 식당에서 가족들이 모여 밥 먹는 모습만 봐도 목구멍에 뜨거운 것이 올라왔다. 심지어 그 ‘엄마’라는 단어만 생각해도 조용히 눈물이 흘렀다.

 그가 했던 불효의 반동으로 지금 작가의 자리에 있는지도 모른다. 조금 유치하고 미숙해도 작품엔 진정성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분명하다. 아니면 그게 ‘있는 그대로의 나’라는 자기 고백일지도 모르겠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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