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살던 마을 앞에는 작은 개울이 있었다.

 가끔 비가 많이 올 때는 물이 넘쳐 수해를 입기도 했지만, 감나무 아래 넓게 자리했던 빨래터와 그곳에서 머리감고 물놀이하며 즐겁게 놀았던 기억이 더욱 많은 마을 앞 도랑.

 이런 추억들을 간직하고 있는 마을 도랑과 지천을 깨끗하게 만들고 가꾸기 위한 하천지킴이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수곡천과 풍영정천, 소태천 지킴이가 만들어져 교육과 모니터링 그리고 생태지도와 활동보고서를 만들며 마을 앞 작은 도랑을 살려내고 가꾸는 활동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마을 앞 도랑을 지키기 위해 지역 주민들 스스로가 모임을 만들어 마을 도랑에 무엇이 살고 있는지, 오염원은 무엇인지 조사하고, 아이들과 함께 정화활동을 펼치며 꾸준한 실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광주의 앞산 뒷산에서 발원하는 물줄기는 마을 앞 도랑을 흘러 광주천으로 들어가고, 광주천을 따라 도심을 흐르다 영산강으로 합류한다. 광주 도심의 많은 물줄기들이 광주천으로 합하고, 그러지 않은 몇몇의 물줄기는 바로 영산강으로 합류하고 있다.

 마을 도랑이 깨끗하게 흘러 광주천으로 들어간다면 광주천은 지금보다 훨씬 깨끗한 하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깨끗해진 광주천은 다시 영산강으로 흘러 들어갈테니, 마을 도랑을 살리는 일이 바로 영산강을 살리는 일이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지류하천을 지키는 일은 하천 주변에 살고 있는 마을 주민들과 지역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하천 살리기 실천활동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풀뿌리 하천지킴이 활동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 앞 도랑에 관심을 가지고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생명이 흐르는 하천을 만들기 위한 지역 주민들의 활동이 확산된다면 깨끗한 광주천과 영산강은 그리 요원한 일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광주에는 5개의 하천지킴이가 활동하고 있다.

 ‘광주천지킴이 모래톱, 황룡강지킴이, 풍영정천사랑모임, 수곡천생태복원을위한 엄마들의모임, 소태천과 친구하기’가 그것이다.

 각각의 하천지킴이가 스스로의 활동을 열심히 진행하는 한편 서로의 활동을 공유하고 광주의 하천을 지키기 위한 공동의 활동을 모색할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 부산과 인천, 수원 등에서 이미 활성화되고 있는 ‘하천네트워크’와 ‘민관협의체’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네트워크 활성화를 통한 주민이 참여하는 풀뿌리 하천지킴이 활동은 깨끗한 물이 흐르는 푸른 도시 광주를 만드는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풀뿌리 하천지킴이가 마을 도랑을 살리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푸른 광주를 만든다.

박경희 <광주전남 녹색연합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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