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얘기 좀 해봅시다. 현재 20kg들이 한 포대 가격이 3만6000원 정도 합니다. 이 정도 분량이면 공깃밥 166 그릇이 나옵니다. 한 그릇당 225원인 셈이죠. 자판기 커피 값도 안됩니다.”

 우리 쌀에 대한 이 같은 푸대접이 마음 아팠다는 사람, 김진태(42) 씨다. 하여 쌀 소비 촉진과 판로 개척에 발 벗고 나섰다.

 “쌀의 생산지인 농촌엔 제대로 된 유통회사가 없어요. 대다수 도매상은 도시에 살고, 도시민과 소통하고, 그들 이익을 위해 움직이죠.”

 그 자신 농민의 아들이고, 현재는 도시에서 살고 있으니 “양 쪽을 아우르는 중개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나섰다. 우선 자신의 고향인 고흥 땅에서 생산되는 쌀을 추켜들었다. 주된 판매망은 홈쇼핑. 올해는 서울 몇몇 학교에도 급식용 쌀을 공급했다.

 “인터넷이나 쇼핑에선 무조건 싸게만 사려고 하죠. 그런 곳엔 공급하지 않는다는 게 철칙입니다.”

 예의 쌀값(20kg)을 4만 원으로 올리면 어떻게 되는가? 한 그릇당 25원이 더 올라간다.

 큰 액수가 아닌 것 같지만 생산자인 농민의 소득 보전에 도움이 되는 가격이다. 문제는 소비자가 소폭이나마 가격 인상에 부담을 느낀다는 것. “먹고 사는 문제여서 그런지, 유독 쌀값 인상엔 신경을 곤두세우더라구요. 다른 것은 비싸면 안 사면 되는데, 쌀은 매일 매끼 필요한 것이어서 그런 것 같아요.”

 이렇듯 귀한 양식이니 제대로 된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게 김 씨의 철학. 하지만 “남도 쌀은 품질에서 저급한 취급을 받고 있고, 또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져 물류비 부담 때문에 판로 확보가 쉽지 않은 현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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